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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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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62g | 145*210*20mm
ISBN13 9788954646727
ISBN10 8954646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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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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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왜 떠났는지 오랫동안 궁금했다. 그 궁금증 속에는 아버지가 무엇으로부터 떠나려 했을까, 하는 질문이 숨어 있다. 무엇으로부터 떠났고 떠나려 했는지 안다면 왜 떠났고 떠나려 했는지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떠난다는 것은 붙어 있는 데서 자기를 떼어내는 것을 뜻한다. 아버지는 어디서, 무엇으로부터 자기를 떼어내기를 원했던 것일까? 그는 집을 떠나고, 일터를 떠나고, 나와 어머니를 떠나고, 나와 어머니가 포함되어 있는 가족을 떠나고, 그리고 여기, 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정말로 떼어내기를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모르는 사람」중에서

“내가 겪은 걸 왜 네놈들이 안 겪었다고 선언해. 내 과거를 왜 내가 아닌 네놈들이, 마치 네놈들의 과거인 것처럼 진짜네, 가짜네, 판단하고 주장하고 그러는 거야. 네놈들이 거기 있었어? 그해 10월 23일, 윔블던 날씨는 흐리고 을씨년스럽고 바람은 조금 세게 불었어. 네놈들이 거기 있었어?”
---「윔블던, 김태호」중에서

너무 늦게 왔다고 했지만, 사실 맨 꼭대기 층에 오는 사람 중에 너무 늦게 오지 않은 사람은 없어 요. 너무 늦기 전에는 누구도 맨 꼭대기 층에 오지 않아요. 너무 늦기 전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한 여기 올 리 없지요. 실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여기 오는 시간을 미뤄서 진짜로 너무 늦어버리는 거예요. 희망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희망이 날아가버리는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희망이 날아가버리기 전까지만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게 희망인데, 사람들이 그걸 이해 못해요.
---「강의」중에서

그는 의존하는 것을(누구에게든, 무엇에든, 심지어 초월자에게도) 싫어했다기보다 어색해했다. 그는 누구에게든 무엇에든 의존하며 산경험이 없었고, 누구로부터든 무엇으로부터든 무엇을 받아본 경험이 없었고, 그래서 누구나 무엇에 의지해서 무엇을 받게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없었다. 그는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려고 했다. 감당할 수 있는 데까지 감당하려고 했고, 어떻게든 감당해냈다. 그러다가 어떻게도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오자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이젠 지쳤다, 하고 숨을 멈춰버렸다.
---「강의」중에서

이 사람이 한 말이나 저 사람이 한 말에 내용의 차이가 없으면 굳이 이 사람이 이 말을 했고 저 사람이 저 말을 했다고 구별해서 새길 이유가 없다. 우리는 하나다, 라는 안도가 이 상황이 제공하는 혜택인데, 실상 그것은 나는 고유하지 않다, 의 다른 말이고, 나는 실체가 없다, 를 덮는 말이고, 그러니까 허위다.
---「신의 말을 듣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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