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할아버지 괘종시계 만드는 법』을 백 번째 읽고 있던 조니는 제 손으로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조니는 그 생각에 몹시 기분이 들떠서,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제가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 거예요.’
하지만 엄마는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네가 그 커다란 시계를 어떻게 만든다는 거니? 괜한 소리 말고 이리 와서 설거지나 도우려무나’라고 말했습니다. --- pp.6-7
수산나는 ‘조니야, 울지마. 넌 틀림없이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 수 있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 조니는 기분이 좋아져, 꼭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고 말겠다고 더욱 굳게 결심했습니다.
조니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무판자를 가져와 정확하게 자로 잰 뒤 똑바른 모양으로 톱질을 했습니다.
하지만 조니가 못을 박기 시작하자, 망치 소리를 들은 엄마가 소리쳤습니다. ‘맙소사! 조니가 또 엉뚱한 짓거리를 하고 있잖아.’
그리고는 조니를 아래층으로 불러내려 설거지를 시켰습니다. --- pp.12-13
조니는 ‘조 아저씨, 큰 톱니바퀴 하나 중간 톱니바퀴 하나 작은 톱니바퀴 하나 추 하나 고리줄 하나 흔들이 하나가 필요해요.’라고 단숨에 물었습니다.
조 아저씨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우물거리는 목소리로 ‘톱니바퀴는 한두 개쯤 있고 고리줄도 조금 있을 테고 추도 찾아보면 있을 듯한데,
‘흔드래는 가지고 있지 않은데‘ 하고 말했습니다(조 아저씨는 흔들이를 흔드래라고 발음했지만, 오히려 그 편이 훨씬 더 듣기 좋았습니다).
‘아저씨, 제발 절 좀 도와주세요! 전 꼭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조니가 말했습니다. --- pp.24-25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심술궂은 학교 친구들이 조니를 가로막아 섰습니다. 아이들은 조니에게 ‘왜 그렇게 서둘러 뛰어가니?’, ‘바구니 속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 있는 거니?’ 하고 물으며 바구니를 잡아당겼습니다.
아이들 중 가장 심술궂은 남자아이 하나가 조니의 바구니를 낚아챘습니다. 그런 뒤 깔깔거리며 조니에게 땅꼬마라고 놀려대더니 우르르 도망쳐 버렸습니다. --- pp.30-31
잠시 궁리한 끝에, 조니는 다시 흔들이에 달린 둥근 쇳조각을 조금 아래로 끌어당겼습니다. 그러자 시계가 꼭 알맞은 속도로 똑딱거렸습니다.
조니는 그날 밤 아주 행복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누워 시계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가 소리쳤습니다.
‘조니, 제발 그 끔찍스러운 똑딱 소리 좀 멈추지 못하겠니.’
가여운 조니는 어떻게 했을까요? 조니는 시계를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조니는 시계 위에 이불을 덮어씌웠습니다. 그러자 시계 소리가 훨씬 작게 들렸고, 덕분에 아빠에게는 시계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 pp.38-39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친구들도 모두 조니가 정말 할아버지 괘종시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물론 심술궂게 굴던 남자아이들도 조니에게 다정하게 대하면서, 시계 만드는 법을 물어보았습니다.
수산나는 조니처럼 영리한 친구가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고, 친구들은 모두 조니를 ‘시계 만드는 아이, 조니’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조니의 집에 차 한 대가 도착했고, 두 아저씨가 차에서 커다란 상자를 내려 거실로 옮겨 놓았습니다.
아버지가 조니에게 보내 준 선물이었습니다. --- pp.44-45
조 아저씨도 조니의 선물 상자를 함께 풀어보기 위해 찾아왔고 수산나도 왔습니다.
상자 속에는 나무와 금속을 자를 수 있는 온갖 도구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그 도구들만 있으면 이제 어떤 시계든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때 조 아저씨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조니, 나와 함께 대장간으로 가서 사업을 시작해 보지 않겠니? 난 대장장이 일을 할 테니, 넌 시계를 만들고 수리하는 일을 맡으려무나. 수산나는 셈을 맡고 말야.’ 조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 pp.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