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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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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70g | 128*188*20mm
ISBN13 9788901116778
ISBN10 8901116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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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들의 세상은 흉악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거기에 비해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평온한가.
과거에 살며 서성거리고 있을 뿐이니까.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는 결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p.30,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에서

바닥이 하얗게 뒤덮였어. 벽장 속에 있던 아마포가 온 방 안을 온통 덮어버렸어.
아무래도 이상해.
온통 하얗게 되었어.
역시 이 집은 이상해. 뭔가 있어. 그래서 싸게 팔았나 봐. 우린 귀신이 나오는 집을 속아서 산 거야.
너…….
이럴 수는 없어. 있는 돈 다 털어서 산 집인데.
너…….
왜 내 얼굴을 그렇게 멍하니 쳐다봐?
그게 뭐야?
뭐가?
얼굴에 헝겊이 덮여 있어. --- p.97,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를 밟는다」 중에서

퍼뜩 정신이 돌아온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한 번 틈새로 내다보았어.
그때는 얼굴이 이쪽을 보고 있지 않더구나.
그냥 얼굴 두 개를 가진 생물이 풀숲 사이로 미끄러지듯이 기어가고 있었어. 헝클어진 긴 머리카락이 출렁거리는 머리 두 개가 마치 하트처럼 보였단다.
나 같은 건 아랑곳 않고 우울하고 칠칠찮은 동작으로 천천히 기어서 조금씩 멀어져 갔어.
몸은 갈색이고 팔다리도 없이, 그냥 얼굴만 두 개 달린 생물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조금씩 천천히 멀어져 가더구나. --- p.133, 「놈들은 밤에 기어 온다」 중에서

무슨 짓이에요!
성수? 저기에 걸어놓은 건 십자가인가요? 말도 안 돼요. 저를 악마 취급하시다니. 도대체 왜 이러세요? 봐요, 이렇게 젖었…….
아!
아, 젖지 않았네. 바닥은 젖었고 나는 젖지 않았어. 그럴 리가…….
설마, 그럴 리가 없어.
맞아, 이 집이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거야. 이 끔찍한 내력을 가지고 수많은 주민들과 동네 사람들을 현혹시켜 온 이 집이. 이 집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지금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고 있어.
나가야 해. 이 집에서 나가야 해.
--- pp.154-155, 「멋있는 당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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