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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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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말끝마다 이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아가려느냐고 했지. 그때마다 난 엄마 말대로 두 눈 똑바로 뜨고 살지, 했어. 그런데 미르는 두 눈을 똑바로 뜰 수가 없는데 그럼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지?’
‘그래 미르야, 일어나는 거야. 힘겨워도 일어나 전진하는 거야. 네 옆엔 내가 있잖아. 이렇게 기꺼이 지원사격해 주는 친구가 있잖아. 넘어져 코가 깨지든, 무릎이 깨지든 다시 일어나야 걸을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는 거니까. 어쨌든 일어나야 이 모든 일이 가능한 거니까.’ 미르를 만나면서 나는 알았다. 꼭 눈을 뜨고 봐야만 세상을 보는 건 아니라는 것을. --- 본문 중에서 |
축구공에 맞아 눈을 다친 뒤 점점 시력을 잃어 가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깊은 좌절과 절망 속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 없이, 폐지를 주워 내다 파는 할머니와 어린 동생과 옥탑방에 사는 처지라면? 하지만 그 상황에 처한 미르는 기특하게도 절망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꿈을 키워 간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가 비록 돈은 없을지라도 마음만은 부유하다.’라고 되뇌며 ‘현실이 불만족스럽다고 투덜거리기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눈멀어도 꿈꾸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현실은 팍팍하다. 장애를 딛고 꿈을 펼쳐 나가기에 사회적 편견과 현실의 여건은 더욱더 열악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우리 주위에는 장애를 극복하고 꿈을 이뤄낸 산증인들이 있다. 사회적 저명인사인 강영우 박사는 실제로 축구공에 맞아 시력을 상실하고 어머니와 누나를 잃는 등 좌절과 절망 속에서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 현재 UN 세계장애 위원회 부의장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뛰어넘는 광대한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어나』는 시각장애인이 되어 가는 미르를 알게 된 후부터 옆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유쾌한이라는 여자애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쾌한은 미르가 시각장애인인 것을 알고 하모니카도 가르쳐주고 책도 읽어주고 시각장애인 체험도 자발적으로 해 보는, 열정적이고 따뜻한 가슴을 지닌 아이이다. 『일어나』는 비전을 갖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환기시켜 준다. 그리고 그 옆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관심을 갖는 일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힘차게 달려 나간다면 몸의 장애든 마음의 장애든 걸림돌은 사라질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장애를 딛고 일어나 앞서 나가길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