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주제들을 이해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해서 각 원리가 제시하고 있는 주제들(그리스도, 은혜, 믿음, 성경, 하나님의 영광)을 별도로 다루었다. 이들 주제에 관해서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서술은 피하고 다만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꼭 필요하다고 여겨질 내용을 중심으로 개괄하였다.
그밖에 보통은 종교개혁 원리에 따른 신앙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오해에서 비롯한 몇 가지 문제들을 다루었다.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표현에 대해, “칭의와 하나님 나라”, “‘은혜로’의 허구와 실제”, 그리고 “성경 읽기에서 성령의 조명하심이 필요한 이유” 등이다.
부록으로 제시된 글은 이정배 교수님이 이끄는 모임에서 발표할 글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것인데, 종교개혁이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와 관련해서 고민한 결과이다. 교회의 진정한 개혁은 교회의 잘못된 관행을 비판하는 데에 있기보다는 신학적인 새로운 인식에서 비롯한다는 주장을 다루었다. 변화는 그 후에 이어지는 결실에 불과하다 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pp. 8-10
예수의 사역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한다. 보통은 세 가지로 이해됐으나, 개인적으로는 두루 다니셨다는 사실을 하나 더 첨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것은 실제로 예수님은 특정 지역에 매여 사역하지 않으셨음을 알려주며 또한 오늘날 선교의 맥락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광야로, 거리로, 집으로, 성전으로, 이방인 지역 등으로 두루 다니시면서 가르치셨고, 병을 고치셨으며, 하나님 나라에 관한 복음을 선포하셨다.
이 사역들은 갖가지 이적과 기적을 동반했고,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예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람들은 예수의 이적과 기적을 믿지 않았고, 오히려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했던 사실에 대해 신성모독 죄를 뒤집어씌워 십자가에 못을 박도록 로마군에 내어 주었다. 그러나 예수는 죽은 자 가운데서 사흘 만에 부활하셨고, 일정 시간을 제자들과 함께 보내신 후에 승천하시어 하나님 우편에 앉아서 세상을 다스리시고, 마지막 때에 심판주로서 다시 오실 것이다.
--- pp. 17-18
성경은 우리가 믿음을 갖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믿음으로 성령에 의해 그리스도와 연합이 이뤄지고, 하나님의 풍성함에 참여하게 되고,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할 수 있으며, 또 그것을 삶을 통해 인지하고 증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안다고 했다(히 11:3). 믿음은 우리가 성공적으로 성취되는 일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우리가 믿음을 갖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을 당신의 뜻이 세상에서 가시화되는 출발점으로 삼기 때문이다(빌 1:6, 2:13). 하나님은 믿는 자에게 복, 곧 하나님의 능력(생명력과 사회적인 능력)을 주시며, 그들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신다. 믿음이 있을 때,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원활하게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의 영광은 믿는 자의 영광으로 나타난다. 믿는 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만큼-물론 그렇다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하나님의 뜻은 더 넓게 퍼진다. 그래서 하나님은 믿는 자 곧 기꺼이 순종하는 자를 찾으신다.
--- p. 55
성경은 교회에 의해 결정되고 또 해석되기 때문에 성경은 교회에 근거하고 있다 고 보아야 할까? 이 질문과 관련해서 칼뱅은 『기독교 강요』에서 에베소서 2장 20절에 근거하여 대답한다. 곧 교회 가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었다 함은 교회가 세워지기 전에 이미 가르침이 있었고, 그 가르침에 근 거해서 교회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정경 결정이 교 회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문서들의 정경성을 결정 하는 데에 교회의 권위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다. 다시 말해서 정경을 결정했다는 사실에서 성경 위에 있는 교회의 권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것 역시 교회가 처음부터 교회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가르침에 근거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회의 결정에 따라서 비로소 성경이 된 것이 아니라, 교회는 다만 성경이 하나님 의 진리임을 인정하였고, 또 성경을 정경으로 채택함으로 써 자신의 의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성경 자신이 명확히 드러내는 진리를 진리로 인정하였을 뿐이라는 것이 다. 칼뱅에게 있어서 성경에 대한 최고의 증거는 하나님께 서 친히 그 속에서 말씀하시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이것이 바로 성령의 내적 조명이다.
--- pp. 13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