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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보이

아메리칸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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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632쪽 | 796g | 153*224*35mm
ISBN13 9788925542058
ISBN10 89255420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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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누추한 녹색 외투 차림의 키 큰 남자가 상반신을 앞으로 바싹 기울이고 있었다. 기름진 가발에 짙은 색의 두꺼운 안경을 썼고, 턱수염은 마치 난잡한 새 둥지처럼 덥수룩하게 자라 있었다.
“아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앨런이라는 미국 분인데… 혹시 저 집이 그분 집입니까?”
귓전을 울리는 저음의 목소리, 안경이 떨리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렇습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방금 전에 데려온 아이가 그분 아들인가 봅니다? 아주 잘생겼던데.”
그가 비틀거리며 말했다.
나는 머리를 숙여 보였다. 남자는 고개를 돌렸지만 희미하게 술 냄새가 났고 이가 썩고 있는지 아니면 잇몸병 때문인지 입 냄새도 심하게 났다. 그러나 술에 취한 것 같지는 않았다. 설사 술을 마셨다고 해도 그게 행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늘 조금 취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각오 단단히 하십시오, 쉴드 씨. 얼굴은 더 끔찍합니다.”
그의 목소리가 아주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망가진 손을 응시했다. 내가 몸을 좀 더 숙이자 경찰관이 불을 비춰주었다. 살과 살갗은 뭉개져서 피범벅이 되었고, 새하얀 뼛조각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구역질이 나는 것을 참았다.
가늘지만 정확한 목소리로 내가 말했다.
“집게손가락 두 마디가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알기론 프랜트 씨도 그랬습니다.”
그라우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더 보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경찰관이 문짝 한 귀퉁이에 랜턴을 내려놓고 발뒤꿈치를 들고 서서 담요의 위쪽 양끝을 잡아 천천히 당겼다. 반듯이 누운 시체는 인형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경찰관이 랜턴을 집어 들어 머리 쪽으로 가져갔다. --- 본문 중에서

내가 길모퉁이에서 방향을 파악하려고 걸음을 멈추자 내 뒤의 발걸음도 멈추는 것 같았다. 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세븐 다이얼스와는 멀리 떨어진 뉴 콤프턴 거리로 들어섰다. 이 무렵 누군가가 진짜 나를 뒤쫓고 있다는 확이 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서쪽으로 향하다가 방향을 틀고 우회하여 로어 얼 거리로 들어가, 다시 세븐 다이얼스로 향했다. 나의 확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가 너무 많아서 나를 쫓고 있다고 생각했던 발소리가 어떤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나는 세븐 다이얼스를 가로질러 왼쪽에 바싹 붙어 서서 천천히 퀸 거리를 따라 올라가며 주변 건물들을 일일이 들여다보았다. 절반쯤 갔을 때 지저분한 창문 안쪽에 앵무새장이 있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나는 문을 밀어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앵무새가 꽥꽥거리는 목소리로 세 음절의 알 수 없는 말을 연이어 거칠게 외쳤다. 잠시 후 꽥꽥거림은 단어가 되어 의미를 부여받았다.
“에예 푀르(Ayez peur, 불어로 ‘두려워하라’, ‘걱정하라’라는 뜻 - 옮긴이), 에예 푀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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