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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 골동품 감정첩 1~3권 세트

월영 골동품 감정첩 1~3권 세트

[ 전3권, 특별구성/초판한정부록 : 일러스트 카드+ 띠지 내 책갈피(책과랩핑,일러스트 카드는 1권에만 증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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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896쪽 | 990g | 128*188*7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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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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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형편과 욕망에 따라 이 정도로 크게 가치가 변하는 물건도 그리 없을 것이다. 진품이라면 고가가 붙고, 위작이라고 하면 싸구려로 취급 받는다. 진짜 가격을 알 수 없는 물건에 휘둘려 파탄 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진품인가, 위작인가. 진실을 아는 건 인간이 아니라, 물건 그 자체뿐이다.
“……그래서 저는 골동품이란 녀석이 싫습니다.”
고통스러운 하루의 저음이 위작밖에 남아 있지 않은 창고에 덧없이 울렸다. 내용물을 잃어버린 이 훌륭한 창고는 이 뒤로 어떻게 될까. 또다시 감미로운 향에 이끌린 사람의 손에 넘어가, 업이 깊은 물건으로 들어차게 될까.
그렇게 생각한 것만으로 기분 나쁜 한기를 감지한 하루는 찡그린 얼굴로 등을 움츠렸다.
--- 본문 중에서
굉장히 피곤했던 탓도 있어 완전히 숙면한 하루는 이튿날 아침, 익숙한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하루.”
“…….”
“하루.”
두 번 이름이 불리자 ‘헉’ 하고 눈이 뜨였다. 어째서 이 목소리가 들리나 싶어 벌떡 일어나니 눈앞에 쿠니타카가 보였다. 하루는 의아한 얼굴로 어깨를 움츠렸다. 왜 쿠니타카가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었지만, 그것보다도 자신이 잠들어 있던 곳이 어딘지 혼란스러워 주위를 둘러보았다.
집의……. 자신의 방이 아니다. 살풍경하고 간소한 공간. 맨바닥 위나 다름없는 잠자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장 너머에 있는 쿠니타카.
“…….”
복잡한 얼굴을 한 쿠니타카를 다시금 바라본 하루는 비로소 모든 것을 떠올리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랬다. 자신은 유치장에서 밤을 보낸 것이다.
쿠니타카는 힘없이 고개를 숙인 하루를 냉정한 눈으로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도 좋아서 이런 곳에서 자는 게 아니야.”
“그렇겠지.”
--- 본문 중에서
“호시노.”
호시노는 하루는 응시한 채 눈을 감고 긴 숨을 내뱉었다. 무언가 각오를 다지는 듯 어제보다 더욱 고통스러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호시노가 그녀답지 않게 자신이 있는 곳을 찾아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우연히 재회했을 때에도 호시노는 자신을 계속 찾고 있었다고 했다.
조금 뒤 눈을 뜬 호시노는 하루를 똑바로 바라보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때 이야기했었더라면…… 하루를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
하루는 무슨 뜻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때라면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답은 한 가지뿐임을 알고 있었다. ‘그때’란 건 ―모든 것과 결별하고― 모든 걸 버리려고 결심한 ‘그 순간’뿐이었다.
떨릴 것 같은 손끝을 쥐어 주먹을 만들었다. 호시노가 험악한 얼굴로 노려보는 하루를 똑바로 응시한 채 무거운 진실을 고백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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