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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4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4

: 가슴에 품은 영원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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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94g | 130*190*20mm
ISBN13 9788959135387
ISBN10 8959135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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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여기는 문득 발걸음을 멈춘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은 작은 쇼윈도에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벽보다 앞으로 튀어나온 쇼윈도에는 천사 조각상의 탁상시계 하나가 놓여 있다. 그리고 그 한구석에 놓인 노트 크기만 한 금속판에 이런 글귀가 있다.
‘추억의 시時 수리합니다.’
이 문장을 보고 오늘도 느닷없이 손님이 찾아왔다. 물론 추억을 수리한다는 금속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지고 다니는 시계에는 언제나 추억이 서려 있다. 슈지는 그냥, 시계를 고친다. 원래대로, 정확하게 시간을 새겨나가도록.
그렇게 하면 주인은 대개 만족하여 웃음 짓는다.
하지만 오늘의 의뢰는 아무리 그라도 곤혹스러운 듯했다.
“응? 망가진 것도 아닌데 수리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듣고 아카리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낮과 밤의 영원성」중에서

“네? 타임캡슐이라면……. 추억이 담긴 물건을 넣어두는 그거 말인가요?”
“그거 말고 또 뭐가 있겠소.”
“그건 시계가 아니잖아요.”
“여기, 추억을 수리할 수 있는 곳 아닌가?”
추억의 타임캡슐을? 그게 추억의 시계와 얼마나 다른 것인지, 아카리로서는 잠깐 헷갈려서 고민했다.
“타임캡슐을 수리해주시오.”
“혹시 그거, 신사의 숲에서 파낸 건가요?”
“그렇소. 20년 전에 묻은 거라서 아직 있을지 없을지 반신반의했었는데.”
“앗, 20년 전에 묻었다고요?”
---「행운의 타임캡슐」중에서

“아카리 짱, 결혼할까.”
이윽고 힘을 푼 그는 속삭이듯 말했다. 호주머니에서 꺼낸 뭔가를 아카리의 왼팔에 채운다. 팔찌, 아니, 시계였다. 주얼리처럼 섬세한, 은색의 드레스워치. 하얀 문자판에는 놀라우리만치 가느다란 격자무늬가 새겨져 있고, 금방이라도 사라져 없어질 듯 가느다란 바늘이 또렷하게 보인다. 마퀴스컷(marquise cut, 아래위가 뾰족한 보트 모양의 가공) 보석을 연상케 하는 케이스, 그 양쪽 끝에 두 개의 다이아몬드가 빛나고 있다.
---「파트너의 증표」중에서

“시계뿐만이 아니게 됐어. 소중한 게. 그래서 제일 좋은 방법을 잘 생각하고 싶었어. 나 자신도, 아카리 짱도 상처 입히거나 후회하게 만들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일 좋아.”
일이나 장래에 대한 꿈이 무엇보다 소중했던 시기는 과거였을지도 모른다. 자신들은 이제 현실을 생각해야 할 나이다. 아카리도 가게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아니다. 결혼이나 좋아하는 사람과의 미래도 똑같이 소중하다.
그렇다면 일을 그만두고 슈지와 스위스로 간다? 그는 그것을 바랄까?
슈지의 마음속에 그런 선택지는 없을 것 같다. 더 공부하기 위해 가는 것이기에 분명 아카리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 일도 없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아카리가 따라가봤자 짐만 될 뿐이다.
---「파트너의 증표」중에서

사랑이란 연속성과 영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요. 시계처럼, 시간처럼 말입니다. 추억이 비로소 과거로부터 벗어나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네 권으로 이어지는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라는 소설이 궁극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한, 이야기하고 싶어 한 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사랑을 이야기한 책은 많지만 또 이런 식으로 색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책을 우리말로 옮겨온 저 역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거리의 미학, 시계 그리고 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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