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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을 수사한다

햄릿을 수사한다

: 귀머거리들의 대화로 확장되는 끝없는 텍스트의 공간들

패러독스-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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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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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04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67g | 128*188*20mm
ISBN13 9788990985774
ISBN10 899098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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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귀머거리들의 대화라는 개념이 갖는 논쟁적 특성을 제거하고, 그것이 가리키는 현상들이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중대하다는 걸 인정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제대로 부여할 때 이 개념은 본질적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가 어떤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눌 때 어떤 조건이라야 참으로 의사소통을 시작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 가능한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개념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주고받는 말이 공통의 대상에 관한 것인지 자문하게 만든다. 의문을 갖는다고 해서 귀머거리들의 대화와 그것의 수많은 기능 장애가 철저히 파헤쳐지는 건 아니지만 우리는 훨씬 단도직입적인 형태로 의문을 제기해볼 수 있다. 우리는 언제 우리가 동일한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가? --- p.24

문학 작품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그 불완전함이 어떤 것이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완벽하지 않은 것처럼 문학 작품도 완벽한 세계를 이루고 있지 않다. 문학 작품은 이미 존재하는 세계에서 요소들을 빌려오지만 세계를 통째로 보여주거나 체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개입 없이는 충분하지 않을 단편적인 정보들만 제공한다. 그러므로 이 불충분한 문학 공간을 세계의 조각들이라 말해야 더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독서와 비평 작용이 이 세계를 보완할 수밖에 없다. 데이터가 부족한 곳에 데이터를 보태고, 묘사를 완성하고, 미완의 생각을 잇고, 텍스트에 과거와 미래를 지어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작품은 각 독자를 통해 연장되며, 독자는 작품 세계에 살면서 자신을 위해 임시로 작품을 완성한다. --- p.64

로라 보헤넌과 티브 족 사이의 불가능한 대화-이 대화가 얼마나 같은 텍스트의 모순된 독서로 축소될 수 없는지 알 수 있다. 서로 다른 이론의 프리즘을 통해 파악한 텍스트라 할지라도-는패러다임의 불일치가 야기하는 소통의 상황, 다시 말해 불소통 상황의 여러 특징을 잘 보여준다. --- p.161

그렇기에 패러다임들 내부에 패러다임들이 있다고, 소통으로 영향 받은, 그리고 소통에 대한 믿음 위에 세워진 공간들 내부에 소통 불가 현상들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특히 우리가 개인적 이론 언어라는 개념을 부각시키는 순간 쿤의 작업이 생각하게 하는 것보다 소통 불가가 더 널리 퍼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언어와 타인의 언어의 차이의 문제는 모든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가깝고 동일한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서 동일한 생각 공간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사이에서조차도 언제라도 제기된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 pp. 187~188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관점에서 귀머거리들의 대화는 소통의 사고가 아니라 소통의 핵심이다. 이것을 중심으로 모든 비평적 소통이 세워지고 전개되는 것이다. 비평 교류를 관찰해보아도 귀머거리들의 대화는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 교류가 이 난청에 대한 부인 중심으로 생성되고 영속되기 때문이다. 비평가들이 소통이 계속되도록 부추기는 은밀한 일련의 과정이 그로부터 비롯된다.
--- pp. 22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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