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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인이 고르고 옮긴 셰익스피어 모놀로그

최형인이 고르고 옮긴 셰익스피어 모놀로그

공연예술신서-05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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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45g | 150*220*20mm
ISBN13 9788971155745
ISBN10 897115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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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형인
아메리칸 대학에서 공연학 전공으로 졸업했다. 뉴욕대 연기학 M.F.A,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극단 한양레퍼토리 대표, 한양레퍼토리씨어터 극장장에 재직중이다. 연출한 작품으로는 Fat Pig, 한여름 밤의 꿈, 여름과 연기, 뷰티풀 선데이, 뮤지컬 콘보이스, 뮤지컬 찰리브라운, 테이프, 상사주, 트루웨스트, 러브레터, 다이닝 룸, 2번가의 포로, 사천의 착한 여자, 핏줄, 심바새메, 춘풍의 처, 구렁이 신랑과 그의 신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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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Romeo &Juliet〉 - 3막 3장에서
로미오 : 추방? 차라리 자비롭게 사형을 내려주십시요.
추방은 죽음보다도 훨씬 더 무섭습니다.
그러니 제발 추방이라고 하지 마세요.
베로나의 성 바깥엔 세상이 없습니다.
연옥과 지옥, 그리고 고문뿐.
그러니 이곳에서의 추방은 세상에서의 추방이고
세상에서의 추방은 곧 사형이란 말이죠.
사형을 추방이라 부름은 금도끼로 내 목을 치면서
나를 죽이는 손놀림을 보며 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자비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줄리엣이 살고 있는 이곳은 천당.
고양이도, 개도, 생쥐도,
온갖 하찮은 것들도,
이곳 천당에 살면서 줄리엣을 볼 수 있는데,
이 로미오는 그럴 수 없다니.
썩은 고기에 들끓는 파리가
이 로미오보다 당당하고 즐겁게 살고 있으니
그 파리의 신분이 부럽기조차 합니다.
그것들은 사랑하는 줄리엣의 눈처럼
하얀 손등 위에 앉을 수도 있고
순결한 처녀의 수줍음으로
자신의 위아래 입술이 닿기만 해도
죄 지은 사람처럼 볼그레한 줄리엣의 입술에서
영원한 축복을 빨기도 하지요.
저는 추방당해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파리도 할 수 있는 일을 저는 추방되면 할 수 없단 말입니다.
파리는 되도 나는 안 된단 말입니다.
파리가 자유로운 몸이고, 나는 추방된 죄인이니까요.
그래도 신부님께선 추방이 죽음이 아니라고 말하십니까
신부님의 독약이나 날카로운 칼,
그 어떤 방법으로도 날 죽일 순 없었나요
이런 불명예스러운 추방 말고는.

〈겨울이야기 The Winter’s Tale〉 -3막 2장에서
헤르미오네 : 그런 위협하실 필요 없습니다.
죽음은 제게 두려움이 아니라 제가 원하는 것이니까요.
당신은 제 생의 보람이자 위안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의 사랑이 사라진 걸 느끼면서도
어찌하여 그리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나의 첫 번째 소생, 왕자는
당신 다음으로 나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그런 왕자가 마치 제가 전염병 환자인양
저에게서 격리되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위안, 가장 불행한 운명을 지닌 아기는
순수한 입술로 순수한 젖을 빨다
제 품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 몸은
온 나라 방방곡곡 부정한 여자라는 오명을 쓰고
부당한 미움의 대상이 되어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어미의 특권도 누릴 수 없게 되어버렸죠.
그리고 미처 기운도 차리지 못한 몸으로
이렇게 사람들 앞에 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전하, 말씀해 보십시오.
무슨 보람이 있어 제가 살기를 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겠습니까
뜻대로 하십시오.
그러나 이 말만은 들어주십시요.
오해는 하지 마세요.
목숨은 지푸라기만큼도 아깝지 않습니다.
그러나 명예만은 깨끗이 지키고 싶습니다.
질투에 불타는 의구심 때문에
추측에 의해 내게 형벌을 내리신다면
그건 법에 의함이 아니라 폭정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신의 뜻에 저를 맡깁니다.
아폴로 신이 재판관이십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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