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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바이, 블랙 버드

바이 바이, 블랙 버드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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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91쪽 | 484g | 128*188*30mm
ISBN13 9788925543130
ISBN10 892554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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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버스’에는 처음 다섯 명이 탑니다. 어느 역에서 그 다섯 명을 내려놓습니다. 한참 후 다시 다섯 명 전원을 태우고 ‘그 버스’는 돌아옵니다. 자, 돌아온 사람은 몇 명일까요?” 마유미는 “자주 하는 빤한 퀴즈”라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다섯 명이라고 대답했는데, 물론 오답이었다. “‘그 버스’를 타고 가는 곳은 인간이 생활할 만한 장소가 아니지. 돌아올 때는 이미 모두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어. 그러니까 답은 제로야. 모두 인간이 아니니까.”---p.102

“저 여자, 뭐하는 사람입니까? 무섭고, 엄청나게 크네요.” 덩치도 크지만 행동도 크다. 모든 게 규격 외인 여자 때문에 그도 당황했을 것이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했다. 내 발치에 스포츠 신문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중 하나, 미심쩍은 기사로 유명한 신문에 ‘지능 실험 중이던 고릴라 탈출’이라는 헤드라인이 보였다. 놀랐다. 점원도 나를 좇아 그 헤드라인을 읽고는 눈이 동그래져 내게 시선을 던졌다. 한참을 서로 쳐다만 본다. 나는 애매하게 그러나 의미심장하게 보이도록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이 경직되었다. 나는 웃음을 참는다.---p.113

“뭐가 불만이십니까?” “그게 아니라….” 나는 마유미 앞을 가로막는다. 이 거친 동물은 내가 제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어필하기 위해서였다.---p.111

“그게 어때서? 전에도 말한 것 같은데? 인간의 최대 오락은 다른 사람에게 정신적인 상처를 주는 거야.”---p.184

“「바이바이, 블랙버드」라는 곡입니다. 아세요?” 사노 씨는 핸들을 쥔 채 말한다. “고민이나 슬픔을 전부 가득 채우고 떠나요. 나를 기다려 주는 곳으로. 이곳의 누구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고, 알아주지도 않아. 이런 가사입니다.” 왜 갑자기 그 노래가 튀어나왔는지 물어보려는데 먼저 사노 씨가 말했다. “블랙버드라는 말은 불길하다거나 불행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바이바이, 블랙버드. 너와 헤어져 이제부터 행복해진다, 그런 얘기입니다.”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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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사카 고타로의 책은 인기가 있을까. 너무나 분명한 결론이지만 요는 압도적인 가독성과 오락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골격이 분명하고, 통쾌하며 유머러스할 뿐만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때로는 눈물짓게 만든다. 이것들을 다 갖췄는데 재미있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모범 같은 작품을 쓰는 작가, 그것이 이사카 고타로인 것이다.
그런 이사카가 다자이 오사무의 절필로 미완이 된 소설 《굿바이》에 감명을 받은 작품을 썼다. 이것은 올해 최고의 문학적 뉴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문호의 미완성 작품을 현대작가가 이어서 쓰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기본 설정만을 참고로 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소설을 엮어낸 일은 들은 바 없다.
다자이가 죽고 나서 23년 후에 태어난 이사카가 공중에 떠버린 바통을 제대로 낚아채 《바이바이, 블랙버드》라는 독특하고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일본 문학이 세대를 초월해 이어지는 순간을 목도하게 된 우리들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몬가 미오코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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