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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바람 그리고 사막
미국 서부 횡단

태양, 바람 그리고 사막

김영주의 길 위의 여행-01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2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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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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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604g | 153*200*30mm
ISBN13 9788970595924
ISBN10 897059592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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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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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30여 년간 내 머릿속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던 시각적 이미지의 정체를 깨닫게 되었다. 절망과 슬픔이 절절이 묻어난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를 그린 소설 하나가 저 먼 아시아 한편에 살고 있는 중학생에게 무슨 큰 공감을 줄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글은 때때로 영화나 사진보다 풍부한 잔상을 남기며 오래도록 상상의 틈을 만들어 준다. 비록 아름다움보다는 황량함이, 즐거움보다는 각박한 기운이 맴돌았지만 나는 소설 속 3천 킬로미터의 여정을 나만의 감성으로 기억해 내고 말았다. 길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부르는 길. 현실보다 더 치열하지만 현실 너머의 세상을 꿈꾸게 하는 길.
--- p.15-16

허허벌판의 외길에서 돌고 돌아 이리저리 헤매던 우리는 그만 비포장 흙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자동차도 민가도 없는 망망한 땅에서 우리는 몇 번을 제자리걸음 하다가 사유지로 보이는 허름한 벽돌집 앞에까지 가고 말았다. 운전대를 잡은 M의 입에서 비명이 터진 것도 그때였다. "인디언이 총 들고 뛰어나오면 어떡해요!"
다시 급후진을 했지만 방향조차 감지할 수가 없다. 태양의 빛이 약해지고 시간은 야속하게 흘렀다.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결국 미로에서 빠져나왔지만 두근거리던 심장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고속도로로 진입한 후에야 나는 M에게 웃으며 말했다. "총이 아니라 칼이겠지." "네?" 그리고 동시에 이 대화의 비현실성도 깨달았다. 한 시간 전에 만났던 인디언들의 눈빛이 얼마나 선했었는지 기억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위, 우리 옆으로 낡은 트럭 하나가 바싹 지나간다. 뒤의 짐칸에는 인디언 가족 서너 명이 타고 있다. 비슷한 속도로 나아가는 동안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이 우리를 보며 싱글벙글 웃는다. 곧이어 출구로 나가는 트럭. 이제는 가족 모두가 멀리에서까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아까 본 그곳은 어쩌면 저들의 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p.107-108

뒤에 두고 온 세상이 정지된 시간 속으로 사라졌다. 내가 살아온 공간이 태양과 모래 속에 묻혔다. 지구의 처음에서, 생물의 원천에서, 자연의 진실 앞에서 가슴이 뜨거워졌다. 지나온 삶들이 광속같이 지나갔다. 수증기처럼 희부옇게 뒤섞이어 모래바람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슬픔과 기쁨도, 노여움과 사랑도 하나가 되었다. 지금 이렇게 숨을 쉬고 있음이 감사했다.
'모든 행복한 인간이란 자신의 마음속에 신을 담고 있는 사람이다. 행복이란 사막의 모래 알갱이 하나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모래 알갱이 하나는 천지창조의 한 순간이며, 그것을 창조하기 위해 온 우주가 기다려 온 억겁의 세월이 담겨 있다(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중에서).' 사막을 건너던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어느 날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평온을 되찾은 것처럼 우리도 이곳에서 평화의 바람을 느꼈다. 행복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두 사람 모두 눈가가 촉촉해진 것을 알았다.
"지금 여행이 끝난다 해도 후회가 없겠어요." 긴 침묵 끝에 들려온 M의 한마디. 각자 다른 이유로 떠나왔지만, 텅 빈 광야 한복판에서 우리는 똑같이 삶의 쉼표를 찍고 있었다.
--- p.124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 나는 사춘기 때의 보물을 다시 끄집어냈다. 가슴이 터지도록 탁 트인 길 어디쯤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달리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주 오랫동안 바라온 것이었음을. 눈물 나도록 하고 싶었던 일이었음을.
거적때기를 뒤집어쓴 허수아비가 몸을 불사르듯 태양을 받으며 오롯이 서 있다. 오색 창연한 꽃다발이 쓸쓸한 무덤 곁을 지킨다. 10여 명의 인디언 남자들이 말을 타고 벌판을 달려간다. 길 한편에는 뿔 달린 동물 하나가 죽은 채 너부러져 있고, 다른 쪽에는 한 떼의 양들이 마른 풀을 뜯어먹고 있다. 저 지평선 가까이에 삿갓처럼 솟은 민가의 지붕이 보이고, 달리는 차 옆으로 기이한 형상의 돌 조각들이 툭툭 나타난다. 나는 소원을 풀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오래 걸렸다. 먼 길을 돌아왔다. 나는, 채 피워 보지도 못하고 가버린 이십대 청년들의 한을 풀어 주려는 듯, 차 안이 떠나가도록 음악을 크게 틀고 땅을 가로질러 달렸다. 하늘이 다가오고 구름이 빗겨 간다. 이게 바로 자유라면 지금 나는 자유로운 게 맞다. 저 태양을 향해 날아오를 만큼 가벼워져 있다면 이미 내 마음에 날개가 달린 것과 같다. 나바호 땅의 선물이다.
--- p.209

고물트럭 하나에 10여 명이 올라타고 서쪽 끝으로 향하던 『분노의 포도』의 일가족. 그렇게 꿈에 그리던 캘리포니아에 들어섰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었다. 그들을 일사병의 공포로 떨게 만든 모하비 사막이 거대한 몸집을 드러내며 가로막아 선 것이다. 지금 내 앞에도 나타났다. 그나마 간간히 보이던 민가가 토네이도에 휩쓸리듯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에 깊고 넓은 황야가 들어섰다. 둥글게 옹그린 납빛 덤불들이 메마른 땅을 안쓰럽게 지키고 있다. 모든 생물체를 다 태워 버릴 듯 무자비한 태양 빛이 그 위로 꽂힌다. 그러나 10월 말의 모하비 사막이다. 온도계는 섭씨 30도를 약간 웃돌 뿐, 사나운 숫자로 옮겨 가지 않는다. 우연히 밤에 운전해 건너갔다는 친구의 무용담도 떠올랐다. 가로등도 지나는 차량도 어디선가 새어 나오는 불빛조차 없는 칠흑의 사막 길에서 죽을 만큼 두려웠다는 이야기. 나는 25년 전의 어느 길가를 기억해 보려 애썼다. 그러나 낡은 폭스바겐의 불타는 보닛을 열어 놓고 연신 물을 부어 대던 두 무모한 청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시간은 얄밉도록 현재에 와 있다. 나의 사춘기와 청년기를 물들였던 책과 음악과 영화들, 그 시절을 버티게 해준 꿈과 공상들이 이 길 위에까지 따라와 고마운 동행자가 돼주고 있지만, 나는 새로운 감상에 젖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벅차고 뭉클해 뒤돌아볼 새가 없다. 비록 그때보다 겁이 많고 사소한 것에도 불안해하고 몸과 마음도 쉽게 지치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서 넘어야 할 산이 더 크고 힘겹게 보이지만, 비가 퍼부어도 내 머리 위에는 무지개가 떠 있을지 모른다. 어디선가 찬란한 햇빛이 튀어나와 아름다운 삶의 중반을 두 손 벌려 환영해 줄지 모른다. 고요한 모하비 사막. 지금의 내게는 희망의 종착역으로 가는 반가운 길목이다.
--- p. 32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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