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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 양장 ] illusionist 세계의 작가-23이동
츠쯔젠 | 들녘 | 2011년 07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9건 | 판매지수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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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71쪽 | 540g | 128*188*30mm
ISBN13 9788975276217
ISBN10 8975276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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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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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윤진
고려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대만 보인대 신문방송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옮긴 책으로 『즐거운 인생1ㆍ2』『산남수북』『무극』 등이 있으며, 공저로『베이징 이야기』, 저서로『황제의 꿈 베이징』이 있다. 한국외국어 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의를 맡고 있으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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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라가 맞은편 강 언덕으로 뛰어갈 때마다 이푸린이 돌아오라고 소리를 지르던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녀는 맞은편 강 언덕은 우리 땅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가서는 안 되는 곳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라한테는 그 땅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그 땅은 나라의 고향인데, 언젠가 나제스카가 지란터와 나라를 데리고 왼쪽 언덕으로 가게 될 거라고도 했다.
내 눈에 강은 그저 강일뿐이었다. 어디가 왼쪽이고, 오른쪽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강 언덕에 모닥불을 피우면 모닥불이 오른편에서 타고 있다 하더라도 왼편 설야까지 붉게 물들었다. 나와 나라는 이푸린의 이야기에 개의치 않았다. 여전히 강 왼편과 오른편 사이를 뛰어다녔다. 나라는 특히 왼쪽 언덕에서 볼일을 보고 나서 오른쪽 언덕으로 뛰어오면서 큰 소리로 이푸린에게 “제 소변을 고향에 남겨 두고 왔어요!” 하고 외쳤다.
그런 나라를 흘겨보는 이푸린의 표정은 순록이 낳은 기형 새끼 순록을 바라볼 때와 똑같았다.
그날 밤, 이푸린 고모는 강 왼편이 예전에는 우리의 영토이자 우리의 고향이었으며, 우리가 주인이었다고 나한테 알려주었다.---p.29

니두 무당은 두 해 동안 꿩을 먹을 때 뽑은 털을 정성 들여 선별해서 수집을 하고, 다마라를 위해 몰래몰래 치마를 만들었다. 솜씨가 뛰어난 니두 무당의 치마 속에는 남색의 광목으로 만든 안감 몇 쪽이 숨겨져 있었다. 백합 모양의 치마는 허리 부분은 꼭 붙고 아래가 넓었다. 깃털의 크기와 색깔이 달랐지만 뿌리는 위쪽을 향하도록 하고, 뾰족한 깃털은 아래를 향하도록 재봉이 되어 있었다. 깃털을 고정시킨 실은 낙타사슴의 가는 힘줄이었다. 그는 먼저 깃털 중간에 잡초처럼 생긴 줄기를 몇 가닥 묶은 다음 무명천 위에 재봉을 해서 깃털을 완벽하게 보존했다. 깃털 또한 부드러워 보였다. (…)위에서 아래까지 훑어보면 치마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윗부분이 잿빛의 강물이었다면, 가운데는 녹색의 숲이었고, 아래쪽은 쪽빛 하늘이었다. 린커가 떠난 후 3년이 되는 봄, 니두 무당이 준 깃털 치마를 받고 어머니가 얼마나 놀라고 좋아하고 감격했는지 모른다. 그녀는 태어나 세상에서 본 치마 중 가장 예쁘다고 말했다. 그녀는 시렁주에서 노루가죽으로 된 요 위에 치마를 평평하게 펼쳐놓고는 손으로 가볍게 쓸어보고, 보고 또 보았다. 그런 다음 그녀는 밖으로 나가서 흰색 자작나무 위에 치마를 걸어놓고 갑자기 멀리 갔다가 가까이 왔다가 하면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봄날 따사로운 태양이 깃털치마를 아름답게 비춰주었다. 그러한 아름다움은 정말 여인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pp.121~122

내가 넌지시 그녀에게 말을 붙였다. 이푸린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너는 라지다를 좋아했지. 그런데 라지다는 지금 어디 있지? 이완은 나제스카를 좋아했어. 그런데 나제스카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지 않았니? 린커와 네 큰아버지 니두 무당은 네 아마였던 다마라를 좋아해서 결투를 벌이게 됐어. 진더는 니하오를 좋아했지만, 니하오는 루니한테 시집가지 않았어? 난 깨달았어. 사랑하는 건 반드시 잃게 된다는 사실을. 오히려 사랑하지 않은 게 오래도록 함께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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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만주에서 살다온 선생님으로부터 다싱안링 산맥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이후, 나는 언젠가 그곳에 가리라는 꿈을 꾸어왔다.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 아무리 노력해도 정이 들지 않는 도시에 살게 되면서 다싱안링의 숲과 나무, 계곡과 호수 사이에 몸을 던지고 싶은 열망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그곳에는 아직 원시의 숲과 신성이 있으며 지붕 위에 등잔불처럼 반짝이는 별이 있다고 츠쯔졘은 이야기해주었다. 눈앞에 손가락을 들이밀어도 보이지 않는 다싱안링의 칠흑 같은 밤, 그것이 내가 아는 밤다운 밤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사람답고 숲은 숲답고 별은 별다우며 신은 신인 곳이 다싱안링이다. 내가 떠난 고향이 그곳에 있다. 이 소설로 나만의 고향이 아닌, 인간의 고향으로, 마음으로 먼저 갈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 가면 한바탕 크게 울고 싶다.
성석제 (소설가)
온유한 마음을 지닌 작가. 츠쯔졘의 소설에는 가장 인간적인 체온이 담겨 있다.
쑤퉁 (중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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