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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_ 6 마리 로랑생_ 10 - 고뇌을 파스텔처럼 칠하다 툴루즈 로트렉_ 31 - 결함은 너무 멋진거야 프리다 칼로_ 51 - 멕시코의 초록과 황토색으로 육체, 정체성과 싸우다 에곤 쉴레_ 69 - 욕망해도 괜찮아 앙리 마티스_ 89 - 본능적인 색채로 일상을 탈출하다 빈센트 반 고흐_ 108 - 노란 해바라기처럼 강렬한 삶을 그리다 에드바르트 뭉크_ 127 - 운명을 사랑한 열정의 화가처럼 구스타프 클림트_ 145 - 황금빛과 여자는 삶의 근원 아메데오 모딜리아니_ 167 - 누드로 무의식을 승화시키다 페르디낭 호들러_ 185 - 검은 죽음을 초월하다 앙리 루소_ 205 - 원시적으로 소박하게 사는 기쁨 |
저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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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는 실연 후,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하라는 말을 실천하듯 1914년 독일 귀족화가 폰 바트겐과 결혼했다. 하지만 한 달 후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 결혼으로 인하여 마리는 하루아침에 프랑스의 적대국인 독일인 신분이 되자 조국을 떠나 스페인으로 망명한다.
독일 화가인 남편은 결혼생활에 충실하지 않아 갈등이 많았다. 외로운 타국에서의 생활과 남편과의 갈등의 원인으로 그녀의 그림은 입체주의 성향이 보이는 인물들의 가늘고 긴 형태와 초기의 작품들에 비해 많은 회색조의 색채가 나타난다. 이것은 작품 속의 어둡고 침울한 분위기처럼 마리 로랑생의 내면의 상처를 나타내는 듯하다. 이 때 마리는 남자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동성애적 성향을 보이며 여자들과 교감을 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그녀의 작품들에 그대로 반영되어 회색 톤의 우울하고 애수에 젖은, 또한 에로틱한 분위기의 여인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는 독일에 머물 때 니꼴 구르(Nicole Groult)를 만나 동성애 감정을 처음 느끼게 된다. 타국에서의 외로움과 불안을 니꼴 구르를 통해 많이 해소하였다. 두 사람은 편지로 사랑과 우정을 주고받았다. 마리는 바람둥이 남편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같은 여자와 교류하며 어느 정도 치유가 되고 안정을 되찾은 듯 했다. 인생 후반기에는 동성애자로 살며 위안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마리가 그린 그림에서는 대부분 여자가 등장하는 그림이 많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동성애가 질병이라는 견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1973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했다. 동성애는 질환이나 장애, 비정상이 아니며, 정상적인 성적 지향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후 1990년 세계보건기구 WHO 역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사랑에는 국경과 장벽을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상, 나이, 인종, 직업, 계급을 뛰어넘어야 한다. 여기에 성별도 추가되는데 누구를 사랑하든 어떻게 사랑하든 사랑하는 것은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전쟁이나 미움보다 좋다는 것은 누가에게 물어보아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후 이혼한 마리는 유럽을 전전하다 전쟁이 끝난 후 37살이 되던 1920년에야 비로소 프랑스로부터 귀국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파리로 돌아온 그녀는 작품의 기법이 많이 변화하면서 독특한 그녀만의 화풍을 구축한다. 마치 꿈꾸는 소녀와 같이 아름답다. 그림의 색채는 포토샵에서 ‘블러(흐리게 번짐)’ 처리한 것처럼 파스텔 톤으로 환상적 느낌을 표현하였고 여성적인 느낌이 가득 차 화사하다. 부드러운 곡선이 우아하고 경계선이 없는 형태가 보이는데 이는 외로운 망명생활에서 오는 심리적 고통과 불안을 원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동성애 느낌의 그림은 이것 외에도 더 많이 그렸는데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 본문 중에서 |
* ‘시’를 삽입하여 인접예술을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그림에 영향을 끼쳤거나 관련된 ‘시’를 함께 삽입하여 다소 딱딱하고 단조롭기 쉬운 문맥에 서정성을 주었다. 시와 명화를 동시에 향유할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물씬 풍긴다. * 심리 치료적 관점으로 서술 이 책은 총 11명의 화가들을 다루는데, 이들의 공통점을 들자면 심리적 불안, 고통, 슬픔을 그림으로 표출함으로서 치유했다는 점이다. 화가들의 그림에서 형태와 색채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여 치유의 방법이나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면 고흐의 일관된 붓 터치라든가 에곤 쉴레의 누드를 통한 사실적이며 노골적인 반복된 표현 등은 과거 또는 무의식에 존재하는 아픔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자 하는 강박적 표출이라 할 수 있다. 색채 또한 마찬가지이다. 많은 작가들이 죽음에 임박했을 때는 그림에 갈색이 많이 표현된다. 그것은 갈색은 대지의 색으로 이제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함이 투영되는 것이다. 또 우울할 때 청색이 많이 나타난다든가 기쁨과 희망의 표현에는 노랑과 밝은 오렌지계열이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책은 화가의 그림의 특징을 예리하게 분석하여 어느 누구도 통찰하지 못한 것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예를 들면 마리 로랑생 그림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에 악기와 강아지와 꽃과 새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참으로 서정적이고 따뜻하고 순수하고 환상적이다. 이런 감성으로 살아왔기에 개인적 아픔도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리는 오감을 자극하는 그림을 그렸다. 연주를 할 수 있는 악기는 청각을 자극하며 마음을 치유하고 멜로디나 리듬으로 마음을 감싸고 다독인다. 강아지는 털을 쓰다듬으며 촉각을 살려주는 동물이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에 요즘 혼자 사는 외로운 여자들이 많이 강아지를 키우며 위안 받는 것처럼 스킨십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위로의 감각이다. 꽃은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생명체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가 있어서 두 가지 감각을 일깨우는 교감대상이다. 새는 청각으로 교감할 수 있고 하늘을 난다는 점에서 인간의 유한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동물이며 환상적인 꿈을 꾸게 만들어 주는 동물이다. 이렇게 오감을 자극하고 감각적이며 감성적인 측면으로 다가와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해준다. 분홍, 빨강의 자극적인 색채를 회색으로 안정화시켜, 고명도의 색채가 차분히 가라앉으면서도 지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작고한 어떤 유명 패션 디자이너의 말대로 ‘엘레강스하고, 환타스틱하고, 럭셔리하고, 로맨틱하고, 퍼펙트하고 화사한’ 꿈을 꾸듯 환상적인 이미지이다. 마리의 자연친화적 면이 우리를 치유하게 해 준다. 그 이유는 사람은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도 넓게 보면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과 접하면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