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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없으신 하느님

눈치 없으신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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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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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7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768쪽 | 993g | 153*225*27mm
ISBN13 9791156342335
ISBN10 115634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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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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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더 이상은 못 버티겠어요. 애들이랑 더 오래 떨어져 있으면 괴로워서 못 버틸 것 같아요. 애들 마음에 얼마나 상처가 되겠어요. 제 맘 좀 낫게 해주세요. 저한테는 애들이 제일 중요해요. 얼마나 애들을 열심히 키웠는지 아시잖아요. 항암 치료 안 하고 수술만 하고 낫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가족들이 자꾸 항암 기간에는 애들과 떨어져서 쉬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되면 안 돼요. 제발, 1센티 미만으로 암 덩어리가 줄어들어서 항암 치료 안 받게 해주세요. 하루도 더는 못 버티겠어요. 모레 애들과 다시 헤어질 때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애들 앞에서 울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 p. 28

“눈치 없으신 하느님. 계속 눈치 없는 척하지 마시고, 이번에는 제발 눈치 좀 봐가면서 일을 좀 벌여주세요. 전에 제가 했던 봉헌기도들을 도로 물러주시든지, 그게 싫으시면 눈치껏! 아셨지요? 아무리 좋으셔도 그렇지, 주사 여섯 번이 뭐래요? 그렇게 오버하시니까 하느님께 믿고 맡기는 사람이 적은 거 아니겠어요?”
--- p. 431

새 뿌리와 새 가지를 만들어낸 부러진 나뭇가지가 제게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15:9).는 주님의 말씀을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꺾인 나뭇가지가 제 쓰러진 자리에서 생명을 도로 얻어 새잎을 피워내듯 나도 꺾인 모습 이대로 기적을 피워낼 수 있는 거야. 내 건강을 회복해야만, 예전의 생활을 할 수 있어야만 내가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건 아니야. 내 망가진 모습에도,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두려운 걱정들 속에도 주님 사랑은 부족함 없이 깃들이 었어.’
--- p. 563

금방 어떤 드라마보다 더한 감동으로 당신 사랑을 일러주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지금도 언제나 기다리셔요. 저를 지으신 하느님께서 저를 기다리셔요. 제게 입을 맞춰주시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를 열어주셨던 하느님께서 제게 구원의 빛을 주시려고 십자가에 매달려 계셔요. 아! 십자가는 사랑의 기다림이었군요. 저는 십자가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보며 떨고 있어요.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마음 졸이는 작은아들처럼 떨고 있어요. 아버지를 만나 그분 사랑에 감동하여 눈물을 터뜨린 작은아들처럼 떨고 있어요. 아버지가 십자가 위에서 비춰주시는 구원의 빛을 받아 안고 그 큰 사랑에 놀라 떨고 있어요.
--- p. 684

정말 그렇습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 즈음에 바라보아야 할 주님은 ‘사랑을 일러주시던 분’도 아니고, ‘위로해주시던 분’도 아니고, ‘산같이 든든한 애인 같은 분’도 아닙니다. 저를 도와주시기는커녕, 무능하게도 당신 고통도 벗어버리지 못하시는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입니다.
주님께서 제 죄 때문에 못 박혀 계시는데, 권능을 떨쳐 보이시라고 소리 지르는 저는 못난 죄인입니다. 자꾸 조르다 토라지는 저 때문에 주님은 더욱 외로우시겠지만, 제 고통을 함께 아파해주실 것입니다.
--- p. 726

모처럼 예수님께서 답을 주셨다.
“네 기도가 마음에 든다.”
반가워할 겨를도 없이 예수님께 대한 지독한 그리움이 밀려들었다. ‘그리움’, 몇 년 만에 다시 느껴보는 감정인지. 그런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은 성령께서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기 때문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다. 그리움이 진하면 마음이 아프게 마련이지만, 예수님께서 함께 계신 듯해서 위로가 되었다. 곧 내가 그리움을 느낄 자격도 없는 한심한 사람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죄송스러움에 마음이 아팠다. 나는 훌쩍거리며 연신 중얼거렸다.
“나는 이렇게 엉터리인데. 훌쩍.” “나는 아직 두려운데, 훌쩍.”
고마운 마음이 클수록 더욱 죄송해져서 더 격하게 흐느꼈다.
“나는 엉터리이고. 끄억.” “나는 두렵고. 끄억.”
--- p. 739

제가 받는 기도는 저를 기도로 업고 계시는 성자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성사이고 표징입니다. 저는 저를 구하신 예수님의 기도에 업혀 살고 저를 지으신 하느님의 자비에 업혀 삽니다. 제가 세상과 작별하는 날에도 예수님께서는 저를 기도로 업어주실 것입니다.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 p. 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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