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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인생이 누려야 할 65가지

여자의 인생이 누려야 할 65가지

: 당당하되 속물이고 싶지는 않은 당신을 위한 속깊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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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580g | 153*224*20mm
ISBN13 9788928607181
ISBN10 8928607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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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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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나는 맛있는 것보다는 맛없는 걸 먼저 먹는 부류였다. 이타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그냥 습관적으로 맛있는 건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보류’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인생도 그렇게 사는 게 습관이 돼버린 순간이 있었다. 내가 진짜로 욕망하는 건 언제나 후순위. 그렇게 살아도 언젠가는 나의 나날이 올 줄 알았다. 내가 배려해주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그런 나날을 만들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겸손하고 매너 있는 것과 진짜로 내가 원하는 걸 가지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 p.11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영원히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태초 이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차라리 내면의 이기심을 인정하고 좀 더 솔직하게 살아보는 건 어떨까? 약하다고 말하는 대신 부족하다고 말하고, 피해자라고 말하는 대신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지각생이라고 말하는 편이 당당하다. 미래를 위한 행보 역시 더 힘찰 것이다. --- p.30

사람 때문에 분주하고 피곤하다면, 사람에 대한 욕심은 잠시 내려놔도 괜찮다. 나누면 나눌수록 희석되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감정의 교류조차 되지 않는 누군가와 만나 한 끼 식사를 나누는 것보다, 호기심이라는 친구를 동반자로 책을 한 권 읽는 편이 주어진 시간에 대한 예의다.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서 좋을 이유는 없다. 그들에게도, 당신 자신에게도. --- p.48

프랑스어로 야심을 뜻하는 앰비시옹(ambition)은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흔히 우리가 ‘야심’ 하면 떠올리기 쉬운 것은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한다’는 어감이겠지만, 실상은 아니다. 원하는 걸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바로 진짜 많은 것을 얻는 것이다. --- p.75

마음은 내 것이지만 때로는 내 것이 아닐 때가 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들쭉날쭉 움직이고 감정에 의해 내 정신상태가 엉망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나의 의지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는 것처럼, 내 마음도 내가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마음인데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 마음대로 변화되는 건 좀 억울하니 말이다. --- p.115

온 몸을 던져 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본 사람만이 외로움을 안다. 그러니 온 몸을 던져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해야 마땅하다. 그런 나만이 외로움을 누릴 자격도 있다. 외로움의 시간들을 이겨내고 나면 또 다른 외로움이 찾아오겠지만, 이 외로움들을 모두 이겨내고 나면 우린 또 다시 아무 근심 없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크게 웃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애써 어른의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가 아니라. --- p.137

파리로 연수를 떠나서 프랑스 남자와 3년간 연애를 한 친구 A양은 프랑스 남자들의 표현력에 반하여 더 이상 한국 남자와는 연애를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무뚝뚝하고 남성다운 남자가 매력인 이곳과는 달리, 그들은 밥을 먹어 잔뜩 튀어나와 있는 여자 친구의 똥배에도, 잠에서 막 깨어나 부스스하고 기름진 얼굴을 보고도 ‘페블러스!’를 외치며 여성들의 자신감을 언제나 최고조로 유지시켜준다는 것이다. --- p.171

조니 뎁의 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모델 바네사 파라디(Vanessa Paradis)의 매력적인 입술이 돋보이는 립스틱 광고. 사진으로 볼 때는 좋았다. 그런데 이 제품의 광고 동영상을 보게 되면 한국인들 중 열에 아홉은 ‘헉’ 한다.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휘파람을 부는 장면이 나오는데, 입술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앞니는 약 2mm가량 벌어져 있다. 온통 하얗고 반듯한 라미네이트가 조금은 삐뚤어진 치아를 대신하는 한국의 연예인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모습이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치아에 교정기를 달고 산 요즘 세대에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 p.186

프랑스 여자들은 딸에게 물려주는 몇 가지 유산이 있다고 한다. 대화할 때 여성들의 영리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풍자 유머와 가난해도 멋스럽게 사는 법, 그리고 샤넬 선글라스와 에르메스 스카프가 그것이다. 파리 여자들은 쇼핑을 할 때도 여러 가지 아이템을 우후죽순 사기보다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을 고르고 또 골라 정성스레 마련한다. --- p.224
하지만 난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천박하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친구들과의 저녁 약속에 나와서 혼자 밥을 먹지 않고, 어른이 밥을 사주시는 자리에서 샐러드를 시켜서 깨작거리며 먹는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건네는 최고의 인사는 “너 살 빠진 것 같다”이고 통통한 여성에게는 자기 관리 못하는 게으른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 p.253

좋아하는 출판사의 책을 모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책을 전집으로 한꺼번에 사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데,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오는 작품들을 하나씩 사서 읽어가며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잘 만드는 출판사의 책은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입해서 읽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 p.281

인생은 목적지를 향해 달음질치는 고독한 레이스는 아닌 것 같다. 그게 짧긴 하지만 지난 삼십 년의 지구 생활을 통해 느낀 점이다. ‘고독하다’,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나의 독백일 뿐, 최고로 힘들다고 느꼈던 그 순간도 지나고 보면 드라마틱한 나만의 한 씬(scene)이었다. 나밖에 만들어갈 수 없고, 내가 오롯이 주연인 장면. 그 장면에 나는 비록 트레이닝 바지에 운동화 차림이라도 섹시한 아이라인 하나는 제대로 그리고 등장하고 싶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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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의 미덕 중 첫 번째는 ‘읽고 나면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 점이다. 엄청난 담론의 문법은 아니지만, 김경은 작가의 글은 언제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소박하면서도 결이 고운, 그래서 두고두고 더 곱씹어 읽게 되는 그녀의 책을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 너무나 반갑다. 마치 친한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난 것처럼 속이 시원해지고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백재은(〈하퍼스 바자〉 온라인팀 디렉터)
김경은의 글은 맥락이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 한 번도 본론을 꺼내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데도, 묘하게 그녀의 논리를 따라 가게 된다. 강하고 호된 웅변처럼 무언가를 향해 나를 몰아가는 강박이 느껴지지도, 모호하고 지루한 학술서처럼 결론이 없는 공허함이 느껴지지도 않는다. 어느 새 고개를 주억이게 되고 가랑비처럼 내게 스며든다. ‘여자의 인생이 누려야 할 65가지를 알려주겠다’는 이 책의 호기가 걱정스럽지 않은 이유다.
최금진(시인)
새로 갈아놓은 원두가루를 올려 신선한 커피를 내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잉거 마리의 음반을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조심스레 책을 집어 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숙제처럼 읽어 내려갈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이 닿는 곳에 눈길을 주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본다. 실로 오랜만의 경험이다. 당신도 이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
전혜인(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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