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수줍음이 코에 난 사마귀처럼 사람들 눈에 확 띌 거라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 십중팔구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설령 눈치챈다 해도 그것 때문에 당신을 싫어하는 일은 없다. 사람들은 당신의 처지를 십분 이해하고, 당신이 겪는 고통을 안쓰러워한다. 그리고 당신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기대한다.
앞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수줍음이 고개를 든다면, 주위를 한번 살펴보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테니. 수줍음은 매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 위가 쓰린 것처럼 완전히 속병일 뿐이다. 배를 문지르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지 않는 한, 아무도 당신의 배가 전복된 열차 같은 상태라는 걸 알지 못한다.---1장 '85퍼센트의 사람들이 당신의 수줍음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중에서
영화를 보는 동안, 당신은 자신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 당신은 배우들을 보고 있다. 당신은 당신의 몸 안에서 편안하게 밖을 내다보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가리켜 ‘장 관점(field perspective)’이라고 부른다.
당당한 사람들은 대개 이런 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자신의 몸 안에서 느긋하게 바깥의 ‘장’을 바라본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인상을 형성하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별로 안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서나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가정한다.
하지만 부끄럼쟁이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으레 사람들이 자신을 거부할 것이라고 여긴다. 불편한 상황을 기억할 때면 부끄럼쟁이는 몸 밖을 떠돌면서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을 본다. 하지만 그 모습은 실제로 다른 사람 눈에 비친 것이라기보다 ‘날 이렇게 보겠지’ 하는 스스로의 가정이 빚어낸 결과다.---2장 '세상을 향한 시선을 안에서 바깥으로 돌려라' 중에서
“처음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진부한 이야기는 부끄럼쟁이들에게 굉장한 소식이다. “첫인상은 사실상 영원히 지속된다”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만날 때 10초 안에 깊은 인상을 심지 못하면 인상을 바꾸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어째서 10초일까? 10초는 첫인상을 심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아무리 나른해 보이는 사람도 그 시간이면 충분히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먼저 일터에 도착할 때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어깨를 펴고 얼굴에 여유 있는 미소를 머금으며 아는 사람을 만나면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라. 그러면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부류, 즉 에너지가 넘치는 낙관적인 인간이라는 인상을 주게 될 것이다.
물론 하루 종일 들떠 있을 필요는 없다. 일단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나면, 동료들은 당신을 자신감 넘치고 마음 맞는 사람으로 여긴다. 그리고 말이 없으면 일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3장 '처음 10초를 노려라' 중에서
수줍음을 떨쳐내는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거기에 적합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각자가 두려워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즉, 수줍음의 내용이나 성격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는 가장 쉬운 상황이 어떤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창의력을 발휘해 자신에게 맞는 G. E. T. 프로그램을 짤 차례다.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근육이 익숙해지면 아무리 높은 계단도 가파르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무서워하는 권위자와 대화를 나눈다고 가정해 보자. 직장에 출근해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CEO가 같이 탈까 봐 늘 두렵다. 그런데 정말 CEO가 탔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계단의 높이를 차츰차츰 올린다면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고 편하게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계단 : 다른 부서 책임자와 잡담을 나눈다. 당신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과 얘기하는 것보다는 덜 두려울 것이다.
두 번째 계단 : 직속 상사와 잡담을 나눈다. 다른 부서 책임자에게 말을 건 후라 한결 쉬울 것이다.
세 번째 계단 : 본부장과 잡담을 나눈다. 앞에서 몇 명의 윗사람과 대화를 나눈 후라 한두 마디 정도는 자연스럽게 건넬 수 있을 것이다.---4장 '두려움 목록을 차례차례 지워가기' 중에서
12살 때 나는 전화기 공포증이 있었다. 전화기 옆을 지나칠 때면 나는 벌벌 떨면서 반대쪽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 시커먼 코드가 똬리를 튼 독사처럼 보였다. 전화기가 울릴 때면 나는 얼른 다른 데로 도망쳤다. 목욕탕은 단골 피신처였다. 때로 빈 욕조 안룀로 뛰어들어 목욕하는 척하기도 했다. (중략)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 괴물과 싸우기로 결심했다.
이튿날 아침, 나는 하느님의 신성한 부름에 응하는 성자의 심정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생각나는 대로 전화기의 숫자 7개를 눌렀지만 금세 끊었다.
그리고 다시 시도했다. 따르릉…… 다시 끊었다.
그리고 다시 시도했다.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아무도 받지 않았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성공했다는 감정에 휩싸여 거실을 나왔다.
그랬다, 내가 해냈던 것이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진 않았지만 나는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끄럼쟁이들은 대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 실패했다고 해서 불가능한 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다시 자신의 조개껍질 안으로 기어 들어가 거기에서 영원히 살아야 할 운명인가 보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성공은 끈기 있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5장 '현실엔 삼진아웃의 룰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에서
평범한 추임새 대신 이야기를 계속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라. 내가 붙인 이름인데, 바로 ‘5W와 H’ 질문이다. 누가(Who), 무엇을(What), 언제(When), 어디서(Where), 왜(Why), 어떻게(How)라는 질문은 대화가 중단되었을 때 상대방이 계속 말을 잇게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누가 줬는데요?”
“그래서 그 여자가 뭐라고 말했는데요?”
“언제 그걸 알았어요?”
“어디서 그걸 구했는데요?”
“왜 그 학교를 선택했어요?”
“어떻게 그걸 해냈어요?”
---실전편 '추임새만 잘 넣어도 대화의 절반은 끝난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