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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 수업

나의 생명 수업

: 자연의 벗들에게 배우는 소박하고 진실한 삶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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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92g | 153*224*30mm
ISBN13 9788901129822
ISBN10 8901129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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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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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4학년 정도이지 싶습니다. 어느 봄날 아침, 병아리 아저씨가 그해 처음 나타난 날이었습니다. 나와 친구들의 관심은 당연히 병아리로 몰려 있었고, 쉬는 시간에 나는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골에서 보았는데 병아리 정말 예뻐.” “그리고 전부 노란색이 아니야.” “여러 가지 색이 섞여 있어.” “밤색, 빨간색…… 그리고 몸이 완전히 새까만 병아리도 있어.” 친구들은 표정이 조금씩 이상해지더니 결국 까만색 병아리가 있다는 대목에서는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거짓말! --- p.37

식물에게 가을은 맺음의 시간인 동시에 버림과 떠나보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제 몸에 꼭 붙들고 있던 잎을 미련 없이 버리며, 애써 맺은 열매조차 망설이지 않고 떠나보냅니다. 그리 하지 않고서는 매서운 겨울을 이겨낼 수도 없고 종 자체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을 저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버림과 떠나보냄은 상실의 체념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한 소망의 여행인 것입니다. --- p.101

버섯도감을 살펴보면 식용 불명이라고 명시된 버섯이 많습니다. 식용 불명은 말 그대로 먹어도 괜찮은지 명확하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런데 독버섯이 따로 구분되어 있으므로 식용 불명 버섯은 아직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치명적인 독버섯은 아닐 것이라고 혼자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버섯에 대하여 어설프게 많이 알게 된 즈음 식용 불명이라는 표현이 퍽 궁금해졌습니다. 물론 도전해보았습니다.
아주 조금 먹었을 뿐인데도 몇 시간이 지나자 뿜듯이 분출하는 구토가 끊이지 않았고, 턱 윗부분이 검붉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안면 근육 경련이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미각도 완전히 잃었고, 뜨겁고 차가운 것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었으며, 배 속에 불덩이가 앉아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 p.172

멧돼지가 갈 곳을 잃고 도심을 습격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우리의 책임이 큽니다. 우리는 호랑이, 표범, 늑대와 같이 멧돼지의 수를 자연스럽게 조절해줄 친구들을 우리의 산에서 지켜내지 못하고 멸종의 길로 내몰았습니다. 그들을 우리의 산으로 다시 불러오는 길도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합니다. 산을 더 자연답게 가꿔야 하고, 도토리나 밤톨 하나라도 산에 그대로 두고, 산을 깎아 도로나 도시를 건설할 때 생태축의 단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고, 정 필요하다면 철저한 준비와 계획에 따라 먹이도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또다시 멧돼지를 향해 총을 겨눌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가슴을 쳐야 합니다. 우리의 자연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대가로는 너무 작지만 말입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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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부는 바람이 닿는 나뭇가지와 풀잎과 수면을 보았는가. 그곳에 햇살이 머문다. 나무와 풀과 해와 달과 바람과 구름과 밤하늘의 별들이 주고받는 사랑을 보았는가. 사랑이 없다면 저렇게 풀이 자랄 리 없고 저렇게 새들이 하늘을 날 리 없다. 저 위대한 사랑을 눈치 챈 한 사내가 저들의 사랑을 엿보다 마침내 그들의 사랑에 동참한다. 그는 풀이 되고 새가 되고 한줄기 바람이 되어 그들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저들 같으라고, 저들의 사랑을 방해 하지 말라고, 저들이 사랑이 우리 인간들의 근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저들의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사랑도 없다고.
나는 김성호 선생이 이리도 열정을 다해 자연에 깃들인 생명을 찾아다니는 사람인 줄 몰랐다. 생명을 향한 그의 사랑은 마치 바람결 같아서 없는 듯 있는 듯 그러나 그들 속에 그들이 되어 스며들어 있다. 그의 열정적인 작업과 학문적인 성과에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생명에 대한 그의 경이로운 사랑은 이 땅의 모든 이에게 큰 길이 될 것이다. 그는 자연과학적 사실과 감성을 뒤섞는 뛰어난 관찰자임과 동시에 뛰어난 시인이다. 살 줄 아는 사람이고 또 아름다운 사람이다.
김용택(시인)
한 시인이 노래하였습니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야 비로소 내게 다가와 꽃이 되었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마음으로 사랑으로 자연을 불러보라고, 그러면 자연은 기꺼이 당신에게 다가와 아름다운 생명의 꽃을 보여줄 거라고 말이죠. 생명이 지닌 아름다움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안타깝다면 저자의 조근조근한 안내에 따라 가만히 이름을 불러보세요. 당신이 마음의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순간, 가시연꽃은 까칠함을 벗고 존재한다는 것 자체의 아름다움을, 은사시나무는 매서운 꽃가루 너머로 오색찬란한 날갯짓의 향연을 보여줄 테니까요.
이은희(과학칼럼니스트,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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