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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살인사건

도쿄대학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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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568쪽 | 728g | 140*210*35mm
ISBN13 9788970129730
ISBN10 897012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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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람이 불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뺨 위로 미묘하게 흩트려놓기 시작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쓸어 올린 후 나가쓰를 쳐다보고 짧게 미소를 지었다. 나가쓰는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왠지 자기 앞에 힘겨운 수수께끼가 놓여버렸다는 기분이 들었다.
--- p.33

수요일의 남자는 의자 등받이에 놓인 손을 아래로 늘어뜨렸고, 옅은 자주색 매니큐어를 칠한 여자의 손가락이 남자의 손목에서 손끝까지 훑다가 주저하듯 떨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의 손이 꽉 뒤엉켰다. 너무 세게 힘을 줘서 손끝이 하얘지는 모습까지 선명히 보일 정도였다.
--- p.106

어쩌면 벌써 알몸인 것일까? 머리카락을 질끈 묶은 하얀 목덜미와 어깨선이 매우 난잡해 보였다. 그녀는 나체에 바로 기모노를 걸치고 앞섶을 풀어 헤쳐 찌는 듯한 오후의 공기에 알몸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146

마키노 교수도 분명히 그곳에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가쓰는 가슴에서 왠지 모를 희미한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카메라 앞에서 끊임없이 담소를 나누는 남녀의 등 뒤로 일련의 사건을 일으킨 무언가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 p.256

가쓰라기가 그들에 관해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언젠가 그가 말한 것처럼 이 사건에는 상상 이상으로 무섭고 뿌리 깊은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몰랐다.
--- p.356

가쓰라기는 성가신 듯한 표정으로 성당 앞뜰을 가로질러 성당의 대문으로 향했다. 사쿠라이의 회개. 마키노 사와코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그리고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기분이 진실인지 당연히 나가쓰는 알 턱이 없었다. 성당의 대문을 빠져나가다가 뒤돌아보자 저녁 하늘에 솟은 탑 끝의 십자가가 석양을 받아 눈이 아플 만큼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 p.442

분명히 놀랄 만큼 예뻤다. 피부는 창백한 꽃잎을 연상시킬 정도로 얇고 고왔다. 샴페인에 취한 탓인지 눈매와 뺨이 붉게 물든 것도 미묘한 열기를 느끼게 했다. 게다가 이목구비는 가지런하면서도 어딘지 불균형한 느낌도 났다. 특히 사시처럼 멍한 눈빛이 그랬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정말로 제정신일까? 그것이 나가쓰가 느낀 솔직한 인상이었다.
--- p.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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