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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를 품은 남자이야기

두 여자를 품은 남자이야기

: 사현금 무크1

사현금 무크-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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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18g | 125*195*20mm
ISBN13 9788998937621
ISBN10 89989376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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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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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한다면 미국통으로서 그녀 자신의 대외활동에 핸콕 의원이 도움이 된다거나, 은수와 옥희를 남북으로 여기고 핸콕의 미국과 어쨌거나 연결시켜 보려는 생각은 하찮거나 세속적인 것이라는 마음도 있었다. (중략) 도일 핸콕과 옥희의 결혼은 결국에는 도달해야 할 미북간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중략) 기왕 한반도와 동북아 전문가로 조명 받고 있으니 북의 여자를 새 아내로 맞이한 게 정치활동에 플러스가 되면 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 요인이 될 확률은 극히 낮았다.” ---「두 여자를 품은 남자이야기」중에서

“그는 석불사에서 탑신석에 인왕의 부조를 새기는 일을 하다 잠깐 낮잠을 잤는데 꿈에 아름다운 한 여자가 나타났다. (중략) 인간의 집착은 바람을 붙잡아 새장 속에 가두어놓는 것만큼이나 허망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잊지 못해 망치질을 하고 또 했다. 배판수는 유한한 인간의 유한한 모습을 무한의 관세음보살상에다 새겨 넣는 모순된 작업을 했다. 달빛 같은 사랑과 별빛 같은 번뇌를 부처님의 얼굴에 새겨 넣었다. 배판수는 조각하는 손끝으로 끊임없이 그녀의 영육을 어루만지고 매만지면서 한 여인을 완성해갔다.” ---「천년의 사랑」중에서

“일주일 쯤 후 나는 주방장이 먼저 퇴근한 틈을 타 참치와 광어 스시에다 쇠고기 간장구이를 만들었다. 다음 날 주방장이 식재료가 축난 걸 알면 입에 거품을 물테지만 혼자서 요리 연습을 해봤다고 어물어물 둘러댈 셈이었다. (중략) 집에 와서 열어보니 북한식 수수부꾸미였다. 만든 지 여러 시간이 지나 겉이 딱딱하게 굳어있었지만 레인지에 데워 먹으니 고소한 게 먹을 만 했다. (중략) 어느 어두컴컴한 전각의 주춧돌 밑 땅 속에서 구렁이가 몸뚱이 사리듯 포개져 있는 금속 무더기도 꿈에 나타났다. 새알처럼 반짝이는 그 둥글고 노란 덩이들은 어느 날이고 부화를 기다리는 듯 꿈꾸는 모습이었다.” ---「노다지」중에서

“결혼생활은 대체로 무난했다. 결혼 6개월 만에 첫 아이를 유산하고 준석씨, 몸이 진흙 같아, 하고 흐느낀 일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아내가 자신이 알고 있는 여자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내가 잘 쓰지 않는 말이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그는 곧 그 느낌을 지워버렸다. (중략) 단 한 순간도 그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 같은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은 이제 손바닥에 난 종기처럼 내내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중략) 고통은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야기하지 않은 고통은 곪는다. 외면당한 상처도 곪는다. 곪기 시작하면 아프지 않은 곳까지 그 부위는 점점 넓어진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애도가 아니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차를 몰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지만 결국 어느 곳에도 주차를 하지 못했다.” ---「사레」중에서

“그녀는 끈끈한 둘 사이의 관계를 도대체 모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며 번이나 내게 말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런 말을 전할 수는 없었다. 보리에 대한 노인의 마음을 알기도 했고, 남의 가정사이기도 했다. (중략) 늙는다는 것이 끔찍하기만 했다. 내가 받았던 사랑을 생각하면 어찌 그럴 수가 있을까 싶지만 그땐 그랬다. 그래서 할머니가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죄책감이 없었다. (중략) 꽃밭을 가꾸는 정도의 적당한 노동과 편안한 휴식, 그로 인해 가졌던 삶의 태도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나는 종종 앞집 할머니와 보리와 어울렸다.“ ---「그림자들」중에서

“산복이라고 하니까 말인데, 고대에는 인간의 ‘복부’에 영혼과 애정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대. 아마도 뱃속에 많은 것들이 들어있어서 그렇겠지. 뱃속을 든든하게 채우는 일이 제일 중요하기도 했을 테고. (중략) 이미 꼭대기니까 여기서 더 올라가라 소린 못하겠네. 아무쪼록, 행님의 세계에서 잘 내려가시라고 해야 하나. (중략) 할머니들이 말한 ‘부모와 나라에 진 빚’쯤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그 빚을 갚지 않아도 부모와 나라는 내게 관심이 없으니까. (중략) 한 줄 가느다란 연기가 희미하게 굴뚝 위를 그으며 날아갔다. 연기 좀 그만 내보내라는 연기 할머니의 고함 소리가 곧 시작될 것만 같았다. 호양과 고무는 언제든지 싸울 준비가 되어있었다.”
---「벽, 난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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