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천명관의 『고래』(2004)는 지금까지의 소설 문법과 그 궤를 전혀 달리하는 작품으로, ‘노파-금복-춘희’로 이어지는 세 여인의 굴곡지고 파란만장한 삶을 농염한 묘사와 압도적인 서사로 그려내며 단번에 평단과 독자를 사로잡았다. 신화적 상상력, 민담, 사회 괴담, 무협지 등 소설적 토양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어느 순간 이를 훌쩍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한국소설의 외연을 한층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래 출간 이후 십 년. 그사이 한국 소설은 더 많은 파격을, 더 화려한 문장을 시도하고 구사하는 작가들의 손끝에서 몸을 부풀렸지만, 그럼에도 『고래』가 구축한 방대한 서사와 생동하는 인물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밀도를 더하고 있다. 작가가 (스스로 만든) 이야기꾼의 입을 빌려 쏟아놓은 무궁무진한 변주가 이 소설의 무너지지 않는 뼈대이자 살이기 때문이다. 금복을 떠올리면 춘희가 딸려오고, 춘희를 떠올리면 노파가 따라나오는 마술. 후에 『고래』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조금씩 다른 버전으로 소설을 기억할지도 모른다. 신화,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능수능란하게 장르를 오가며 이야기 꽁무니에 이야기를 달아둔 천생 소설가 천명관의 스텝은 소설 속 스토리의 변주인 동시에 작은 세계의 확장의 과정이기도 할 터이다.
『고래』는 단순히 색다른 모양새의 이야기들을 집약해놓은 소설이 아니라 우리 삶의 문을 쑥 밀고 들어오는 커다란 머리다. 독자는 그 우거진 머리를 헤치고 맛보고 다듬으며 저마다 찾고 싶은 군상을 발견하고 공감한다.
작가가 의도한 것이건 아니건 간에 『고래』는 소설이 갈 수 있는 최대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만은 틀림없다. 과연 소설의 확장이 어디까지인가 확정짓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소설이 할 수 있는 바는 그 경계 바깥으로 끊임없이 월경하는 것뿐일 것이다. 『고래』는 남미소설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느 순간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또다른 공간으로 들어갔다. -신수정(문학평론가,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
춘희의 고독은 그녀의 생애 전체가 그랬던 것처럼 누구에게도 제대로 전달되거나 결코 이해될 리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세인들이 제멋대로 추측하여 떠들어댄다 해도 특별한 이야기나 교훈을 남길 리 없는 사적인 세계에 국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일생 동안 구운 벽돌의 양만큼이나 또는 숨을 거둔 후 그녀의 영혼이 우주 저편으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어쩐지 시공을 초월한 거대한 스케일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 (…) 『고래』 전체를 통틀어 춘희 이상으로 내부의 세계를 풍성하게 구축한 개인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낭만주의적 전통에서 연원한, 이와 같이 철저히 내부의 세계에만 구애되고 있는 자기 정향적 개인의 형상을 또한 어찌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겠는가. 조형래(문학평론가)
구매내 인생 최악의 책.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싹*|2021.08.12|추천5|댓글0리뷰제목
‘마술적 사실주의’ 라는 것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 덕분에 마술적 사실주의가 어떤걸 뜻하는지는 아주 잘 알게 되었지만 읽는 내내 불쾌함밖에 남지 않았다.오래전에 쓰인 책이라는걸 감안하고도 여성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아주 추잡스러운데, 모든 여성은 강간을 밥먹듯이 당하고 몸을 팔며 색을 밝히고… 심지어 박색이라고 표현이 되는 여성조차도 소위 말하는 ‘얼굴을 보지 않;
‘마술적 사실주의’ 라는 것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 덕분에 마술적 사실주의가 어떤걸 뜻하는지는 아주 잘 알게 되었지만 읽는 내내 불쾌함밖에 남지 않았다.
오래전에 쓰인 책이라는걸 감안하고도 여성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아주 추잡스러운데, 모든 여성은 강간을 밥먹듯이 당하고 몸을 팔며 색을 밝히고… 심지어 박색이라고 표현이 되는 여성조차도 소위 말하는 ‘얼굴을 보지 않고 하면 해볼만한’ 취급을 당하는 경우가 대다수. 여기서 나오는 여성캐릭터란 그저 생식기로 밖에 취급이 되지 않는다. 사실 남성캐릭터도 비슷하긴 하다만 그들은 그래도 선택권이라는 거라도 있지 여성은 뭐 창녀거나 강간피해자거나 혹은 둘다거나.
스토리도 아주 조악하기 짝이 없다. 이야기는 춘희의 엄마 ‘금복’ 의 위주로 흘러가는데 어쨌든 모든 남성은 금복에게 홀리고 금복은 위기를 자신의 몸으로 헤쳐나가고… 예뻐서 다 해결되고… 뭐 그런거. 유치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한국문학풍으로 바꾼 느낌. 이게 왜 한국문학전집에 나와있는지…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성관계 묘사가 8~90%다.
어린시절 홀아비와 단촐히 살던 산골소녀 금복은 산골에서 얻을 수 없는 생선을 떼어다 팔러오는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마을로 가게 된다 손바닥만한 세상이 전부였던 소녀는 바다에서 우연히 고래 한 마리를 보게 되고 그 고래의 거대하고 위엄있는 모습에 매료된다 어촌에서 생선장수와의 건어물 사업으로 성공하며 성장한 그녀는 묘하게 자신의 마음을 이끄는 3척 장신 힘센 청;
어린시절 홀아비와 단촐히 살던 산골소녀 금복은 산골에서 얻을 수 없는 생선을 떼어다 팔러오는 생선장수를 따라 바닷가마을로 가게 된다 손바닥만한 세상이 전부였던 소녀는 바다에서 우연히 고래 한 마리를 보게 되고 그 고래의 거대하고 위엄있는 모습에 매료된다 어촌에서 생선장수와의 건어물 사업으로 성공하며 성장한 그녀는 묘하게 자신의 마음을 이끄는 3척 장신 힘센 청년과 혼인을 하여 생선덕장을 생선장수에게 맡기고 떠나지만 청년은 노역을 하다가 부상을 입어 병든 몸으로 집안에 누워있게 된다 남편대신 삶의 현장을 전전하며 궂은일을 마다않고 남편의 약값을 벌기 위해 일했던 그녀는 어느 날 지역건달의 유혹으로 그가 운영하는 극장에서 서부개척영화를 보게 되며 그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보러와도 된다는 그의 말에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오랜 병환으로 자격지심이 가득했던 남편의 의부증과 폭력에 노출되었을때 그녀는 극장을 찾았고 존 웨인 영화를 보며 마음을 위로받고 종국에는 건달과의 관계가 지속된다 건달은 청소년시절부터 사랑했던 게이샤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으로 아픈 상처가 잇는 인물로 게이샤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 금복에게 호감이 갔고 그녀와 매일 함께 있고 싶었으나 그녀는 몸이 성치못한 남편이 있는 유부녀였기에 그녀를 설득해 남편의 병수발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약속하며 셋의 동거가 시작된다
아픈 몸이 자유롭지 못하지 먹는것에 관한 즐거움밖에 누릴 수 없었던 남편은 먹고 자고의 반복으로 몸은 거대해지고 아내가 다른 사내의 품에 안겨 있는 것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며 자신의 무능함과 부부관계의 덧없음과 세상의 야속함에 회한을 느기고 거대한 몸을 이끌어 힘들게 바다를 찾아가 몸을 던지는데 문득 남편의 기척을 수상히여겨 뒤를 몰래 쫓던 건달은 그의 죽음을 목격한다 한편 금복은 잠을 자다 악몽에 깨어나 남편의 부재를 알고 남편을 찾아 사방을 뒤지는 중 부두가에서 바다를 보며 서있는 건달을 보게 되는데 늘 농담처럼 네가 원하면 언제든 남편을 없애줄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오르고 자신의 남편을 떠밀어 죽였다고 오해를 해 작살로 그를 찔러 죽인다 건달을 주깅고 유랑을 하며 거지움막에서 생활하던 그녀는 거지들과의 동거에서 누구의 씨인지도 모를 아이를 갖게 되고 만삭에 산기를 느껴 어느 쌍둥이자매가 운영하는 술집마굿간으로 들어가 아이를 낳는데 그 아이는 무려 7킬로그램의 우량아로 여섯달이 되기 전에 걷고 돌이 되기 전 30킬로가 넘는다 게다가 아이는 4년 전 죽은 남편과 쏙 빼 닮았고 몸 또한 거구로 자라고 있었다 여자아이로 이름은 춘희 쌍둥이 술집을 도우며 기거하던 금복은 멀리 평대라는 곳에 빈 국밥집을 운영할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듣고 춘희를 데리고 그곳을 향해 떠난다 그곳에서 금복과 춘희의 삶이 만만치 않게 펼쳐지는데...
이 소설은 복수의 대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수가 끝났다 싶으면 다른 복수가 기다리고 있고 삶이 좀 편해졌다 싶으면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일어설때마다 금복과 춘희에게 견디기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다 독특한 문체와 구성의 설계로 보통을 지양하는 차별적 내용과 인간의 근본적 욕구를 거침없이 표현하면서 그것에 관한 선악의 질문따위는 없다
구매물흐르듯 읽히는 소설 그렇지만 남은 아쉬움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u******4|2019.02.21|추천1|댓글0리뷰제목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읽게되는 글입니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시간을 넘어 왔다갔다 하는데요. 그것들이 다 탄탄하게 얽혀있어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요. 하지만.... 서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부분, 여성을 묘사하는 관점과 표현들이 살짝 불쾌감 들게 하네요. 옛날 책이고 그당시를 생각하면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여기면서도 마뜩잖게 되는 기분은 막지 못했습니;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면서 읽게되는 글입니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시간을 넘어 왔다갔다 하는데요. 그것들이 다 탄탄하게 얽혀있어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요.
하지만.... 서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부분, 여성을 묘사하는 관점과 표현들이 살짝 불쾌감 들게 하네요. 옛날 책이고 그당시를 생각하면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여기면서도 마뜩잖게 되는 기분은 막지 못했습니다. 한 번은 정말 재밌게 읽었으나 글쎄요, 재독하고 싶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