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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읽어주는 여자

맛 읽어주는 여자

: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음식에 관하여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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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68g | 124*188*20mm
ISBN13 9791187150282
ISBN10 11871502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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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무언가 먹으려는 순간 묘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어떤 음식의 맛과 향을 접했을 때, 예전에 어디에선가 느꼈던 즐거움이나 애틋함이 온몸에서 솟아 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그 날 그때의 기분이나 인상을 함께 먹게 된다. 그것은 음식과 함께 입으로 들어가 몸속 깊은 곳에 축적된다. 그리고 어느 날 같은 맛 혹은 비슷한 맛과 만나면, 책 사이에 끼워둔 책갈피 끈을 잡아당겨 페이지를 폈을 때처럼 맛의 감정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 p.239

돈가스는 1200년에 걸친 육식금지령이 해제된 후 일본에 들어왔다. 믿기지 않지만 일본에는 675년 덴무 천황이 육식금지령을 내리면서 네 발 달린 포유류를 먹을 수 없던 기나긴 시절이 있었다. 육식을 금지한 표면적 이유는 국교인 불교에서 육식을 금지했기 때문이었지만, 사실 목적은 따로 있었다. 쌀의 안정적인 생산과 전투력을 확보하기 위해 소나 말 같은 가축을 먹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고기를 먹다 발각되면 섬으로 귀양을 보냈을 만큼 육식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메이지유신을 거쳐 서양 문화가 들어오면서 서양의 육식 요리도 함께 일본에 상륙했다. 1871년 12월 텐노 천황은 육식금지령을 해제했다. 일본인보다 큰 서양인들의 체구에 자극을 받아 육식금지령을 풀었다.
먹거리에 대한 오랜 억압이 풀렸으니 사람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했을 법한데, 예상밖에 엄청난 반발에 부딪혔다고 한다. 육식 해금을 반대하는 쪽 자객이 천황 거처에 잠입해 암살을 시도하다 붙잡히는 사건까지 있었다. 자객들은 천 년 넘게 고기를 먹지 않아 깨끗해진 일본의 정신과 영토가 더럽혀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천왕 암살을 기도했다고 밝혔다.
--- p.65

그날 밤 어머니는 요리책을 보시며 ‘송이버섯 은박구이’를 만드셨다. (중략) 온 가족이 둘러앉아 뜨거운 은박지를 살짝 펼쳤더니 숲 속의 아침 안개처럼 하얀 연기가 올라왔다.
그때였다.
“우와!”
솟아오르는 향기에 다다미 여섯 장 크기의 집안 공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니, 그것은 냄새가 아니었다. 공기 중에 감도는 맛이었다.
가리비를 구우면 보글보글 거품이 끓으면서 바다를 졸이는 듯한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마찬가지로 송이버섯을 구우면 신선한 나무의 향취를 졸이는 것 같은 숲의 깊은 맛이 공기 중에 스며든다. 짙고 깨끗한 향! 간마저 딱 맞는 맛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간장도 그 무엇도 필요 없었다. 그 공기를 반찬 삼아 하얀 쌀밥을 먹을 수도 있을 정도였다.
은박지 안에서 찌고 구워져 부드러운 갈색으로 변한 송이버섯에 초록색 스다치를 짰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 한 조각 먹었다.
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
--- p.125

사흘 만에 젓가락을 들었다. 아직 몸 상태가 불안정하고 어딘지 어색했다. 젓가락 사이로 주르륵 죽이 떨어졌다. (중략) 딱 물 한 방울이 떨어져도 거기에서 수십 가지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혀가 정화되어 있었다. 그런 혀로 맛을 보니, 차가운 죽의 달콤함에 침이 샘솟듯 쏟아져 나왔다. 그 침 역시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다. 이것이 생명의 달콤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눈을 크게 떴다. 나 자신이 새롭게 변했음이 느껴졌다. 완전히 새로워진 나의,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마치 처음 보듯 창밖을 바라보았다. 울타리의 사철나무 잎 한 장 한 장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구슬처럼 빛났고, 세상이 푸르게 반짝였다. 지금 이 기분 그대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리고 곧바로 카레, 스파게티, 야키니쿠 등을 먹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건강한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고, 푸르게 반짝이던 세상은 전처럼 평범한 풍경으로 되돌아갔다.
--- p.231

1493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 그의 배에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지고 온 사탕수수 종자가 실려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이식된 사탕수수 종자는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를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설탕 사업에 유럽 열강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죄수들을 아메리카로 이주시켜 사탕수수를 재배했지만, 산업 규모가 커져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아프리카 흑인들을 아메리카로 끌고 와 사탕수수 농장 노예로 부렸다. 달콤한 설탕 이면에는 흑인 노예들의 검은 눈물이 함께 했다.
일본의 설탕 대중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일본은 금과 은을 주고 중국 남부에서 설탕을 수입했다. 18세기 들어 따뜻한 남쪽 류큐 왕국(지금의 오키나와)에서 사탕수수를 가져오며 설탕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 그러다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청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일본이 청나라와 체결한 강화조약)을 체결하며 대만이 일본 수중에 들어왔다. 패전할 때까지 대만은 류큐 왕국과 함께 일본의 설탕 공급 기지였다. 어느 대륙에서나 설탕의 역사는 쓰디쓰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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