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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사랑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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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44쪽 | 662g | 140*210*35mm
ISBN13 9791158790783
ISBN10 11587907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베르거가 좀 전에 내가 최고라고 말했지.” 호로비츠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뻔한 거짓말이오. 나보다 나은 사람이 한 명 있으니까.” 늘 가지고 다니는 지갑에서 명함을 한 장 꺼내며 그가 덧붙였다. “베른에서 가장 좋은 호텔로 방을 하나 예약해요. 그리고 방 안에 식물이 절대 없도록 하고 연기 감지기가 작동하지 않게 하시오. 그런 다음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요.”
뤼튀가 명함을 받아 들고 주소를 슬쩍 쳐다봤다. “비스바덴에 있는 독일 연방 범죄 수사국이네요.”
“읽을 줄 아는군.” 조롱 섞인 목소리로 호로비츠가 말했다. “그 남자더러 당장 여기로 오라고 해요.”
“마르틴 슈나이더.” 뤼튀가 중얼거렸다.
“마르틴 S. 슈나이더.” 호로비츠가 정정해 줬다.
“그런데 식물은 왜 안 된다는 거죠?”
“생각하는 데 필요한 산소를 식물이 앗아 간다고 그가 질색하니까.”
“그럼 연기 감지기는요?”
“그건 묻지 말아요. 우리한테는 그가 꼭 필요하니까. 그리고 그가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 아무도 얼씬 못 하게 하시오.”
“하지만 그가 여기 올 수 없는 사정이거나 오고 싶어 하지 않으면요?”
호로비츠가 뤼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시신의 배를 찍은 사진을 그에게 보내요. 그럼 달려올 테니까!”
--- p.23

슈나이더가 수업을 빠지는 것은 자비네도 지난 이 년 동안 심심치 않게 겪은 일이었다. 어떤 학기에는 한 달을 통째로 비운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가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돌아올 때마다 그의 얼굴에서 병자처럼 창백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살인범을 쫓는 일은 그에게 자양 강장제 같은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움푹 들어간 눈과 군발 두통으로 지끈지끈 당기는 관자놀이를 보면 그가 다시 살인범을 쫓을 적기가 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p.88~89

첫 번째 다리 아치에 다다른 순간, 자비네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컴컴한 아치 밑에 나체의 여자 시신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시신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건 다리에 고정된 긴 머리채뿐이었다. 시신의 얼굴이 다른 쪽을 향하고 있긴 했지만, 자비네는 여인의 나이를 50세 정도로 추정했다. 시신의 검고 긴 머리채는 다리 아치의 천장 어딘가에 매달린 상태였다. 슈나이더가 앞에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까마귀 두 마리가 시신 어깨에 앉아 살을 쪼아 먹고 있었다.
자비네가 아는 다른 수사관이라면 누구나 까마귀를 당장 쫓아 버렸겠지만, 슈나이더는 가만히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 p.92

한나는 이 감정서에서 연쇄 살인범의 성장 과정에 대해 흔히 거론되는 시시콜콜한 내용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끔찍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거나 불장난, 동물 학대를 했다거나 어렸을 때 가까운 친척에게 수년간 강간당했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는 전혀 나와 있지 않았다. 사실 피트는 흠잡을 데 없는 가장이 될 수도 있었다. 그가 다섯 살 때 그의 부모가 이혼한 것만 빼면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 법정 심리학자는 피트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요인이 어린 시절이나 사회적 영향에 있지 않으며 오로지 그 자신의 비범한 지능 탓이라고 판단했다. 그의 지능이 그렇게 높은 건 유전이기도 하지만, 켐펜 박사가 설명해 준 것처럼 의도하지 않은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피트 판 론은 그 좋은 머리를 올바르게 쓰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그 스트레스가 수년 동안 쌓여서 사람을 죽이고 훼손하는 공격성으로 분출됐다고 했다.
말도 안 돼! 그럼 천재나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잠재적 연쇄 살인범이라는 거야? 그런데 경찰 기록에 왜 이런 감정서가 들어 있을까?
--- p.12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마르틴 S. 슈나이더
1. 외모 : 180센티미터가 넘는 큰 키에 비쩍 마른 몸매. 극심한 두통으로 얼굴이 하얗다 못해 대머리까지 창백함.
2. 성격 : 자신보다 머리 나쁜 사람, 즉 거의 모두를 무시함. 시체실 같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순식간에 짓밟아 버림.
3. 습관 : 경찰서에서든 사건 현장에서든 거침없이 마리화나를 피움.
4. 취미 : 가는 도시마다 대형 서점 체인에서 책을 훔침.
5. 주의 사항 : 살인범의 뇌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간 나머지 그 자신의 생각인지 범인의 생각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음.
※ 이 모든 단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프로파일 실력이 뛰어남!

젊은 심리 치료사 한나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범죄자만 모아 놓은 슈타인펠스 교도소로 실습을 온다. 경력이 전혀 없는 그녀가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임자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수감자 세 명을 담당하게 되지만, 한나는 그중 오직 한 사람에게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바로 피트 판 론, 오 년 전 슈나이더가 잡아넣은 남자였다.
한편 슈나이더는 자비네와 함께 스위스 베른으로 날아가 다리 밑에 매달린 시체를 마주한다. 피해자의 몸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자상이 새겨져 있었다. 자비네는 얼마 전, 얼굴이 도려내져 죽은 판사의 몸에 남겨진 자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슈나이더는 평소보다 더 심하게 성질을 부릴 뿐이다. 자비네는 두 피해자 모두 슈나이더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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