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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왼팔

바람의 왼팔

와다 료 저 / 권일영 | 들녘 | 2011년 10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2 리뷰 26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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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84g | 148*210*30mm
ISBN13 9788975279843
ISBN10 897527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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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묘한 소년이었다.
머리에 감을 얹은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생김새도 묘했다.
한껏 기른 머리카락이 거의 허리까지 내려왔다. 그 머리채를 묶지도 않아서 얼굴의 반쯤은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나는 얼굴 또한 야릇했다.
날카롭게 느껴질 만큼 뾰족한 턱과 우뚝 솟은 코는 가슴 속에 거친 본성을 지닌 사내를 떠올리게도 했다. 하지만 앞머리 앞쪽에서 얼핏 드러나는 청량한 눈매는 정반대의 느낌이었다. 원래 나이인 열한 살보다 훨씬 어린 나이로 보이게 했고, 살짝 가늘게 뜬 어린애 같은 눈은 뭔가 놀라운 선물이라도 기다리는 듯이 반짝거렸다.
소년의 이름은 고타로(小太?)라고 했다.아무도 그 소년에게 성(姓)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다들 평범한 농사꾼과 마찬가지로 성도 없는 사냥꾼의 자식일거라고 여겼다._「공로 사냥꾼과 공로 귀신」에서

한에몬과 산쥬로가 구마이무라 외곽에 있는 요조의 오두막을 나와 보니 해가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
“고타로, 조만간 보답을 하마. 뭐 갖고 싶은 것이라도 있느냐?”
한에몬이 말 위에서 물었다.
말 위의 한에몬을 쳐다보고 있던 고타로가 두리번거렸다. 요조가 있나 없나 확인하는 모양이었다. 고타로는 한에몬에게 바짝 다가갔다.
“사격 시합에 나가게 해줘요.”
고타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약속하마.”
그때 요조가 오두막에서 나왔다. 그는 두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멧돼지 고기요. 가면서 드시구려” 하며 손에 든 꾸러미를 말 위의 산쥬로에게 건넸다.
“영감, 조만간 답례를 하겠소이다.”
한에몬이 말 위에서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요조는 쌀쌀맞게 대꾸했다.
“답례 따위는 필요 없소. 그냥 우릴 만났던 걸 잊으시오. 다시는 고타로나 나를 만날 생각은 하지 마시구려.”
“왜 그러시오?”
너무 고집스러운 태도에 한에몬은 슬며시 화가 났다.
“그만 가시오.”
요조는 한에몬의 물음에는 대꾸도 않고 그렇게 말하더니 고타로를 재촉해 오두막으로 향했다._「숲속 사냥꾼들의 오두막」에서
한에몬은 막사의 천막을 들추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뭐지?’
이상한 냄새가 가득해 얼른 코를 움켜쥐었다.
냄비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한에몬을 바라보았다. 병사들은 무표정했고, 눈빛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이럴 수가.’
병사들의 표정 때문이 아니었다. 병사들이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얼핏 드러난 냄비 속의 내용물을 보고 한에몬은 몸서리를 쳤다. 냄비 밖으로 사람의 발이 튀어나와 있었다.
……
한에몬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안타까워했다.
‘이겨야만 한다.’
충격적인 현실을 눈앞에 접하자 성 밖으로 나가는 문제는 순식간에 잊혀졌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에 도박을 걸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이겨서 병사들의 목숨을 구해내야 한다.’
이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한에몬은 마음을 다졌다.
‘……신의 왼팔을 빌리자.’
---「복수, 잘못 겨냥되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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