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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도 결코 이러지 않았다

셰익스피어도 결코 이러지 않았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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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에세이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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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1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556g | 220*168*20mm
ISBN13 9788954438223
ISBN10 895443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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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에 나는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그 목록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 사교댄스, 롤러코스터 타기, 동물원 구경, 소풍 가기, 영화 보러 가기, 천문관 관람, 텔레비전 시청, 야구 경기 관람 등. 장례식, 결혼식, 파티, 야구장, 자동차 경주, 시 낭송회, 박물관, 집회, 시위, 아이들 스포츠 경기, 성인 스포츠 경기에도 가기 싫다…. 또한 해변, 수영, 스키, 크리스마스, 새해, 7월 4일 독립기념일, 록 음악, 세계사, 우주 탐험, 반려동물, 축구, 성당, 위대한 예술 작품에도 관심 없다.
거의 모든 것에 무관심한 남자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쎄, 나는 쓸 수 있다. 나는 그것들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글을 쓰고 또 쓴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 남편을 살해하는 아내, 햄버거를 씹는 강간범의 생각과 기분, 공장 근무자의 생활, 길바닥의 삶, 빈자와 불구자와 미치광이의 방 같은 하찮은 것들을 쓴다. 나는 그런 하찮은 것들을 많이 쓴다….
--- p.54

짐승 같은 거대한 군중이 기다리고 있었다.
술이 도움이 됐다. 술병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 도움이 됐다. 나는 선 채 술병을 비웠다. 그리고서 우리는 몸뚱이들을 비집고 무대를 향해 아래로 내려갔다. 느릿느릿 나아갔다. 몸뚱이들 사이를 비집거나 타고 넘어야 했다. 그들은 어깨와 어깨, 엉덩이와 엉덩이를 맞대고 있었다. 평소 낭송회 전에 토하곤 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었다…. 때때로 누군가 나를 알아보았고, 나를 향해 뻗어 나온 손에 술병이 들려 있었다. 나는 매번 술병을 받아 한 모금씩 마시면서 아래로 밀고 내려갔다.
--- p.70

매춘부에게는 로맨틱하면서도 지독한 면이 있고, 당연히 누군가는 그것을 글감으로 쓰기 마련이다. 나는 그들을 구해주려 시도한 적이 두 번 있다. 색정녀를 변화시키려 시도한 적도 있다. 레즈비언을 여자로 변화시키려 시도한 적도 있다. 물론 번번이 실패했지만. 어째서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놔두지 않는 걸까? 이제 나는 나 자신만 구하려 한다. 어떤 여자가 자기 몸의 일부를 파는 것은 저 윗동네 바이올린 연주자가 콘서트를 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자도생 아니겠나. 죽음은 늘 따라붙겠지만, 놈을 속여 잠시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다.
무엇이 작가를 만들고 무엇이 매춘부를 만드는지, 누가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까?
--- p.90

그 성당에 발을 디딘 사람은 누구나 어떤 생각을 할 테고, 그중 어떤 생각은 개종으로 이어지기도 하겠지만, 나는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일 내가 개종한다면, 내게 신앙이 생긴다면, 악마를 불길 속에 홀로 두고 와야 할 텐데, 그것은 너무한 처사 아닌가. 나는 스포츠 경기장에서 항상 약자를 응원하는 편이고, 종교 행사장에서는 병든 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느끼는 대로 감정에 의해 행동한다. 내 감정은 다치고, 고문당하고, 저주받고, 길 잃은 사람들에게 향한다. 동정심이 아니라 형제애의 발로에서. 나 역시 길을 잃었고, 혼란스럽고, 저열하고, 쪼잔하고, 겁 많고, 비겁하기 때문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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