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심리치료자들은 자비의 개념과 치료적 잠재성을 다시 새롭게 보기 시작하였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자비가 과학적으로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달라이 라마와 작업하면서 사람들이 자비를 수련했을 때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한 신경과학자들에 의해 영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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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는 흔히 사랑과 친절로 잘못 이해되고 혼동된다. 사실상, 자비의 가장 어렵지만 가장 강력한 형태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아닌 것들에 대한 것이며, 우리는 내부에 그러한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대승불교 전통에서 가장 강력한 대변자 중 한 사람인 달라이 라마에 의하면, 자비의 핵심은 보리심(菩提心, bodhicitta)이라고 불리는 동기인데, 이것은 타인에게 이득을 주고자 하는 동기이다. 이 동기는 자신과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고 세심하게 그리고 정서적으로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자신의 능력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고통의 원인을 조사하고 완화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지혜와 전념을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 p. 23
이 책은 ACT와 CFT라는 뿌리 깊은 두 과학적 관점이 지난 몇 년 동안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얼마나 깊이 있게 보냈는지를 보여준다. ACT와 CFT를 함께 볼 때, 우리는 상당히 다른 과학적인 배경을 가진 두 가지 관점을 볼 수 있다. ACT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기능적 맥락 내에서 발전하였다. 반면, CFT는 발달 심리학, 정서 신경과학, 불교 실천 철학 및 진화 이론에서 출현했다. 그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ACT와 CFT는 이제 크게 중첩되어 있어서 동시대의 실무자들이 서로를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 p. 33
CFT는 치료자와 내담자 모두에게 구체적인 가치 지향과 동기를 매우 강조하는데, 우리가 만나게 되는 고통을 경감시키거나 예방하려는 동기와 능력 그리고 고통을 자각하는 능력을 개발한다. 반면, ACT는 이 모형에서 새로 주목받고 있는 자비를 암묵적으로 강조하지만, 역사적으로 자비는 ACT 치료의 중심 특징이 아니었으며 반드시 필요한 가치 목표로 규정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 CFT 문헌에 비해 ACT 문헌에서 자비보다는 마음챙김 과정을 강조하는 것은 대승불교와 소승불교 사이의 강조점 차이를 반영한다.
--- pp. 49~50
내담자와 치료자 모두 개인적 변화의 기회가 되는 신성한 자각의 장을 구축하기 위해서, FAP는 친밀하고 치유적인 관계 내에서 자비를 기르기에 유익한 맥락과 비옥한 토양을 만든다. ACT에 자비를 도입하는 것이 이 맥락에서 핵심이다.
--- p. 50
‘자비(compassion)’라는 단어는 ‘고통 함께하기 혹은 측은히 여기기’라는 의미를 가진 후기 라틴어 com-pati에서 Anglo-French를 거쳐 중세 영어에서 유래되었다. 현재의 개념적 해석에서, 자비는 단일한 감정이나 인지적 과정으로는 드물게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자비를 정의할 때, 자비는 아래에 제시된 특징들을 포함하는 몇 가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 pp. 56~57
깊은 수준에서 치료가 이루어지면, 내담자는 중대한 화해의 장소로 가게 된다. 과거가 지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지만, 자신에 대한 내담자의 공명과 관계가 변화된다.
--- p. 180
ACT 관점에서, 자비와 자기-자비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진정으로 자비롭게 된다는 것은 진정으로 자기-자비적으로 된다는 것을 시사하며 그 반대의 경우 또한 같다. 타인에 대한 자비와 자기-자비는 모두 어려운 감정들을 아우르는 것, 그러한 감정에 얽히지 않고 판단적 사고를 인지하는 것, 관찰하는 자기에 대해 유연한 감각을 가지는 것 및 심오한 가치를 가지고 참여하는 삶으로 개인사를 천천히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자비와 자기-자비 모두를 실행하는 것은 치료자의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다. 내담자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자질은 자비로운 유연성을 기르고 무엇이 괴로운 경험과 자기 판단을 야기하든 간에 친절과 자기 검증을 확장함으로써 가장 잘 양성된다.
--- p. 223
자비로운 마음을 훈련하는 것은 특정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이 아니라 광범위하고 적응 가능한 행동 과정의 개발을 포함한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어떤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악기를 연습하고 기술을 연마할 때, 새로운 뉴런 연결이 형성된다는 증거가 있다. 즉, 신경가소성과 신경발생이 그 증거인데,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뇌와 몸이 숙련된 음악가의 뇌와 몸과 비슷하게 닮아가고 기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자비로운 마음을 훈련할 때, 신경활동과 그 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므로 자비에 대한 속성과 기술을 함양하는 것은 설명가능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마음과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 p.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