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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문득 당연한 것이 궁금해질 때 철학에 말 걸어보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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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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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소설로 철학하기

1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은 너에게
진짜 나를 찾아 떠나볼까?
무엇이 나를 아름답게 할까?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는 진짜 ‘나’일까?

2부 다른 이에게 다가가고 싶은 너에게
나에게 상처를 준 친구를 용서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사랑해야 후회가 없을까?
사랑이 끝나면 세상도 다 끝나는 걸까?

3부 자유롭고 싶은 너에게
이유 없는 반항에도 이유가 있다?
남의 시선은 날 어떻게 조종할까?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사생활이 없다면?

4부 또 다른 세계가 궁금한 너에게
동물은 인간의 친구일까, 도구일까?
유토피아는 정말 있을까?
외계인은 적일까, 친구일까?

5부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너에게
일생을 행복하게 사는 것은 가능할까?
더 많이 소유하면 더 행복할까?
죽음이 우리 삶의 끝일까?

에필로그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인가?

참고문헌


저자 소개1

당연한 것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불편한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논문 〈존 듀이의 경험 미학과 예술 교호작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글쓰기와 독서토론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논술문 강의와 연습』, 『나나의 논리대왕 도전기』, 『선과 악은 정해져 있을까』, 『중학생 토론학교 사회와 문화』, 『창의적 사고와 글쓰기』 등이 있고, 고등학교 철학 교과서(천재교육)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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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28g | 145*225*20mm
ISBN13
9791196178628

책 속으로

운명에 굴복할 것인가, 운명을 사랑할 것인가
운명이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깨닫는 것입니다. 자신의 성향과 처지로부터 느끼는 것이지요. 이때 니체는 자신의 운명에 무조건 굴복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는 운명을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운명에 굴복하는 것과 운명을 사랑하는 것은 다릅니다. 운명에 굴복하는 것은 모든 어려운 것들을 운명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것이지만, 운명을 긍정하는 것은 자신의 어려움을 자신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면서 그것을 넘어 더 나아지려는 것입니다. --- p.20~21

스무 살의 얼굴로 평생 산다면 행복할까?
우리 자신은 언제의 모습이 진정 자신일까요? 천진하게 웃던 아이일 때일지, 젊음의 생기로 충만할 때인지, 주름지고 허리가 굽은 노인일 때인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신체를 기준으로 자신을 정한다면 어려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신체는 어렸을 때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특정 시점 이후에는 끊임없이 노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고로 신체의 일부분을 잃을 수도 있고, 성형으로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중략)
우리의 육체는 우리의 의지와 달리 계속 변화하지만 의식은 우리의 의지로 가꾸고 반성하고 돌이킬 수 있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움 역시 육체에 국한한다면 일시적이고 쇠락의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영혼의 아름다움은 그와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나의 아름다움은 나의 몸에 있기보다 나의 의식, 나의 의지, 나의 영혼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중략) 몸의 아름다움은 일시적이지만 영혼의 아름다움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간직할 수 있고, 그 영혼을 담은 작품을 통해서는 영원히 살아 있을 수 있으니까요. --- p.37~38

친구 사이란 어떤 사이일까?
그렇다면 친구란 어떤 사이일까요?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과 맺는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부버가 중시하는 관계는 ‘나와 너’입니다. 그것은 인간 대 인간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만나는 것입니다. 반면, 사물을 대하듯 소유하거나 이용하는 것은 ‘나와 그것’의 관계입니다. ‘나와 너’의 관계는 인격적 대화의 관계라서 상호적이지만 ‘나와 그것’의 관계는 비인격적, 비대화적 관계라서 일방적입니다. (중략) ‘나와 너’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나’가 아닌 ‘너’입니다. ‘너’ 없이 ‘나’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부버는 모든 진실한 삶을 ‘나와 너’의 만남과 연관지어 생각합니다.
부버의 관점에서 화연이와 천지는 ‘나와 너’의 관계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화연이는 천지를 마치 사물처럼 ‘그것’으로 대했습니다. 화연이에게 천지는 “남 주자니 싫고 가지자니 더 싫은” 그런 친구였다고 합니다. 사람은 소유하는 사물과 같은 대상이 아닌데 말입니다. --- p.62~63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랑이 기술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나요? 시계를 만드는 기술이 있는 것처럼 사랑도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프롬입니다. 보통은 사랑을 기술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얼굴이 발개지고 하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으로 말이지요. 흔히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이런 종류의 사랑은 매우 수동적인 감정에 근거합니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 의해 그렇게 이끌리는 것이니까요. 반면 프롬은 사랑을 능동적 활동으로 보았습니다. 지식을 통해 습득되는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더 잘 즐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성숙한 사랑, 성숙한 삶을 목표로 하는 기술입니다. 프롬이 말하는 성숙한 사랑은 둘이 하나가 되면서도 여전히 둘인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을 인정하는 사랑입니다. --- p.80

사생활, 당당하면 숨길 게 없다?
과연 ‘숨길 게 없으면 된다’라는 말로 누군가의 사생활 침해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바로 이 ‘숨길 게 없으면 된다’라는 말에 허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사생활이 ‘나쁜 것’을 숨기는 것, 또는 비밀이라는 것을 전제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가정이지요. 사생활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꼭 비밀스런 나쁜 것을 숨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생활은 인격과 자유, 주체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나쁜 일이나 비밀과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지요. 조너스가 여자 친구를 그리워하는 꿈을 꾸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개인의 내밀한 감정일 뿐입니다. 또한 오늘날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사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도 아닙니다. 그것이 꼭 양자택일이거나 상충 관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생활을 희생시킨다고 사회가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사생활을 보장한다고 사회가 더 위험에 빠지는 것이 아닙니다. 9·11 테러 당시 비행기에서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필요한 조치는 더 많은 사람들을 감청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조종실에 테러리스트가 못 들어가게 막는 것이었습니다. 테러리스트를 막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사생활을 마음껏 침해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 p.138

동물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
모든 도덕의 기본 원칙은 단지 ‘나의’ 이익이라는 이유로 나의 이익이 상대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도덕의 관점에서 모두의 이익을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공리주의 또한 동물 차별에 반대합니다. 공리주의의 원칙은 ‘세상 모두의 이익을 동등하게 고려하여 이익이 예상되는 충족이 극대화되도록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이익의 동등한 고려 원칙에 따르면 이익은 ‘누구의’ 이익인가와 상관없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쾌락을 느끼고 상대적으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삶은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이것은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면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모든 존재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도덕의 최소한의 의무인 셈입니다. 감각 능력은 ‘이익이 존재하고 이 이익을 동등하게 받아야 할 충분조건’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감각 능력이 있는 동물에게도 적용됩니다. (중략)
우리가 생태계의 일부이면서 또한 동물 이상의 고귀한 존재가 되고자 한다면 동물들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고통을 줄여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차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p.154~155

소유를 중시하는 삶, 존재를 중시하는 삶
행복은 무엇을 소유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 하는 존재의 문제입니다. (중략)
삶의 태도에 대해 에리히 프롬은 소유 양식과 존재 양식을 구분합니다. 공부를 예로 들어볼까요? 소유 양식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문제집 풀이와 같이 기계적으로 공부하지만 존재 양식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남들이 묻지 않는 질문을 하고 시키지 않은 탐구를 하며 능동적으로 활동합니다. 여기서 능동적이라는 것은 바쁘게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바쁜 것으로 치면 소유 양식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더 바쁘고 분주해 보일 것입니다. 어린 왕자가 만난 사업가는 바쁘다는 이유로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사업가는 분주하고 바쁘지만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이미 있는 것을 더 쌓아갈 뿐입니다.
반면 존재 양식으로 공부하는 사람은 겉으로 분주해 보이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더라도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고 활기 있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을 자유롭게 펼치고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는 점에서 능동적입니다. 소유 양식의 사람은 이미 있는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지만, 존재 양식의 사람은 자신의 존재를 통찰하고 틀에 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아를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중략)
우리의 행복은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느냐에 비례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어린 왕자가 만난 사업가는 행복과 멀어 보였으니까요. 많이 소유하여 배부르고 안락한 것이 전부라면 그것은 동물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행복은 이 세상의 다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며 사랑하는 경험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요?

--- p.213~215

출판사 리뷰


‘나’ 와 ‘타인’, ‘세상’에 대한 다양한 물음들을
소설을 통해 들여다보는 즐거움

심리학에서는 몸과 함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기는 청소년기의 특성으로 자아중심성을 꼽는다. 보통 청소년들은 자신이 남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내가 나에게 몰두하는 만큼 타인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여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 부끄러워하고, 어떤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까 봐 두려워한다. 또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여 마음의 문을 닫기도 한다. 성적, 친구 관계, 가족, 외모 등 다양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자아중심적인 심리 때문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를 쉽사리 찾지 못한다.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고민은 점점 곪아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고민에 공감해주고 그 궁금증을 함께 나눌 누군가이다. 현실에서 자신에게 공감해주는 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소설 속 주인공들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이 고민할 만한 주제를 담은 15권의 소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멋진 신세계』와 같이 고전이라 일컫는 명작에서부터 『엔더의 게임』과 같은 현대 인기작들까지, 다양한 작품의 줄거리를 읽어나가며 독자들은 우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즐거움을 맛볼 것이다. 15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제각기 다른 시대를 살고 다른 고민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나, 타인, 세상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던 독자라면, 자신과 같은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소설 속 주인공을 보며 ‘이런 고민을 나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만으로도 위안을 얻을 것이다.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소설 속 인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점은 자기 객관화다. 객관화는 내가 가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작업이다. 내가 가진 고민은 다른 누구의 고민도 아닌 ‘나’의 고민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 나의 고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문제도 큰 난관처럼 부풀려 인식하고, 정작 당장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못 본 채 넘어가기도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내 고민을 나와 떨어뜨려 보는 작업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 속에서 혼자 이 작업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청소년기에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외모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이라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도리언 그레이를 보면서, 친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학생이라면 『우아한 거짓말』의 천지와 화연이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대상화할 수 있다. ‘왜 이 사람은 여기서 이런 행동을 하지?’, ‘저기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했더라면 더 좋은 결말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와 같은 식으로 생각해보면서 자신의 고민을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다.

문학 작품은 그것을 통해 세상에 대한 다양한 물음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지만, 단순히 이를 향유함으로써도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흥미로운 서사를 따라가고, 아름다운 문장을 음미하는 일은 그 자체로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입시를 위해 교과서에서 토막 나고 해부당한 문학을 접한 청소년들은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기 전에 벌써 문학에 질려버리기 일쑤다. 독자들은『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를 통해 검증된 명작들의 다양한 서사 구조 속에서 ‘왜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좀처럼 책장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파랑새』, 『어린 왕자』 같은 동화에서부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같은 고전, 『헝거 게임』 부류의 SF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설들을 넘나들며 사랑, 우정, 자유 등 청소년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고민들을 철학적으로 파헤쳐주기 때문이다. 타고난 스토리 텔러로서 철학적 몰입도를 차곡차곡 높여가는 저자의 글쓰기 내공이 돋보인다. 소설로 엮어낸 최고의 철학 입문서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를 지금 이 순간 철학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열일곱 살의 인생론』 저자)




철학, 듣기만 해도 울렁거린다고?
소설로 엮어낸 말랑말랑한 철학입문서

‘철학’이라는 학문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거리감을 느낀다. 너무 어렵고 고리타분한 내용을 알아듣기 힘든 용어로 이야기하는 학문인 것 같다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피한다. 막상 용기를 갖고 철학 교양서에 도전해도 난생처음 듣는 개념들과 현학적인 문장에 학을 떼고 다시는 거들떠보지 않는 사람도 많다. 하물며 궁금한 것이 생기면 유튜브에 검색하여 가만히 앉아 영상을 보며 해결하는 청소년 세대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TV나 신문 등 다양한 매체에서는 날이 갈수록 철학과 인문학적 소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니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철학을 소개할지 고민은 날로 깊어져만 간다.
다년간 청소년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 권의 청소년 교양서를 집필한 저자는 자신의 내공을 통해 생소한 개념이나 어려운 표현을 쓰지 않고 철학 사상을 소개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루소, 에리히 프롬 등 고대와 근대를 거쳐 현대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말랑말랑한 단어로 풀어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3장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나’는 진짜 ‘나’일까?’에서는 각각 근대 합리론과 경험론으로 대표되는 두 철학자 데카르트와 흄의 인식론을 소개하고 이를 종합한 칸트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철학자의 사상은 근대 서양 철학의 가장 핵심적인 줄기를 이루고 있지만 자칫 잘못 설명하면 학부 전공생들도 어려워할 만한 내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푸아그라’라는 요리를 예로 들어 데카르트가 감각 경험을 불신한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3장의 주 텍스트인 소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의 상황을 예를 들어 흄의 경험적 회의주의를 풀어쓴다.
6장 ‘사랑이 끝나면 세상도 다 끝나는 걸까’에서는 플라톤이 구분한 사랑의 범주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등장인물 베르테르와 알베르트가 로테에게 보이는 사랑의 형태에 적용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행복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탁월함이 발휘된 상태라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도 게임 중독에 빠진 사람이나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인기 연예인을 예로 들며 쉽게 설명하여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친근한 비유와 소설 속 상황을 예로 드는 식의 타고난 스토리 텔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저자의 글쓰기 방식은 책 전반에 걸쳐 활용되어 청소년 독자가 철학적 사고의 길로 진입하는 장벽을 낮춰준다. 책 속의 철학 사상에 대한 부분을 읽으며, 독자는 단순히 철학적 개념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철학자의 사고 속에 들어가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체한 듯 속이 꽉 막히고 뻑뻑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그 뻑뻑한 개념들을 잘게 부수고 소설에 녹여내 입문자들의 눈높이와 입맛에 맞춘 철학입문서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가 반가울 것이다. 당연한 것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불편한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하는 것을 추구하는 젊은 철학자의 등장 또한 반갑다. 저자의 가장 큰 미덕은 어려운 것을 곧이곧대로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다. 어려운 것을 어렵지 않게, 겉으론 말랑말랑해 보이지만 속은 꽉 들어차게, 하나하나 내실 있게 채워나간 저자의 콘텐츠가 독자들과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박연숙 교수가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을 한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어서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더욱 깊이 문학을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 또한 철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소설을 통해 보다 폭넓은 우리 인생의 지평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소설로 철학하기 & 철학으로 소설 읽기’라는 두 가지의 방향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 우리 청소년들의 마음이 맑아지고, 조금은 퍽퍽했던 삶이 푸르러지기를 소망한다.
-이지애 (이화여대 철학과 부교수, 철학교육학회 부회장)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인가”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소설로 철학하기

저자는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라는 어니스트 헨리의 시 구절을 인용하며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자기 삶의 주체성에 대해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경제적,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이라고 해도 그 삶의 주인이라고 할 수 없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자신의 영혼에 말을 건네고, 그 답을 기다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저자는 그 작업을 통해 진정한 내 영혼의 선장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인생에 가장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각 장마다 펼쳐지는 철학적 사고는 아직 자신의 삶을 온전히 항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청소년에게 조타수 역할을 해준다. 가령 1장 ‘진짜 나를 찾아 떠나볼까?’에서 저자는 얼핏 방탕하고 악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골드문트의 삶을 니체를 통해 색다르게 바라본다. 낙타-사자-아이의 단계로 나아가는 니체의 자아 창조의 과정과 운명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청소년이 자신의 삶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가 하면 2장에서는 플라톤의 입을 빌어, ‘아름다움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최선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외모지상주의에서 한 걸음 물러서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권유한다.

저자는 자아, 아름다움, 사랑, 동물, 행복, 죽음 등 15개의 다양한 주제에 맞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하고, 이를 소설의 내용과 엮어 흥미롭게 펼친다. 독자는 스무 명이 넘는 철학자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고 철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장의 중간에 삽입된 ‘철학 톡톡’이라는 코너를 통해 철학자나 관련 개념에 대한 유익한 배경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장의 마지막에 나오는 ‘더 읽어보기’를 통해 주제와 관련하여 한층 더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상처를 준 친구나 가족을 왜 용서해야 하는지’, ‘동물의 권리는 어느 단계까지 존중되어야 하는지’, ‘소유와 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 청소년이라면 인생에서 이와 관련한 큰 위기가 찾아왔을 때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지 않을까?
청소년기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단계다. 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 얽힌 세상에 대해 자신만의 태도를 정립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 영혼의 선장이 될 수 있는 길임을 저자는 친절하고 사색적인 글을 통해 말하고 있다.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청소년이 인생을 주체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길동무 같은 책이다. 또한 『소설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는 단순히 소설의 내용과 철학자의 사상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저자가 오랫동안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소설 속에서 뽑아내고, 철학적 사고로 융합한 과정을 담은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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