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도가 기본적으로 숙지하는 ‘5계’ 역시 불교인과 비불교인을 구분하는 종교적 장벽이 아니라, 훌륭한 인성을 배양하는 좋은 습관이자 인류가 지향하는 행복한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보편적 도덕률’이자 행동규범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p.10
“나는 누구인가?” 이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명확하다. “모든 삶은 오온이다.” 오온은 ‘다섯 가지의 쌓임’이란 뜻이다. 다섯 가지는 물질, 감정, 지각, 의지, 인식을 말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물질과 감정과 생각의 축적물이라는 것이다.
--- p.19
(중략) “모든 존재는 오온이다” 하신 부처님의 말씀은 “몸과 마음은 습관의 덩어리이다”로 바꾸어도 무방할 것이다. 개인의 특성을 습관으로 보는가, 정체성으로 보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양태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 p.24
부처님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전지전능한 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개인의 인격도 사회적 위치도 모두 행위의 습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부처님은 인간의 정해진 운명도 인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사람에겐 언제나 선택의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자면 개인의 인격과 사회적 위치, 인생 전반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힘은 곧 행위의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 p.27
우리가 거창하게 운명이라 부르는 것들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습관이 행동을 만들고, 성격을 형성하며,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다..
--- p.35
행복한 삶을 약속할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는 습관을 멈추고 행복한 결과를 초래하는 행위를 지금 실천하는 것, 그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해 좋은 습관의 힘을 키우는 것, 방법은 오직 그것뿐이다.
--- p.37
(중략)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어린아이가 칼날에 묻은 꿀을 핥는 것처럼 위험하고,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처럼 파멸을 자초하는 짓이라고 경계하셨다.
--- p.48
(중략)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무엇이 참된 행복인지 알았다면 반드시 그 행복을 실현하는 행위들을 실천해야 한다. 자유로운 행복을 향한 첫걸음, 그것이 바로 계, 즉 좋은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규칙적으로 계속되는 연속성이 중요하다.
--- p.64
우리의 삶에도 수많은 갈림길이 있다. 우리는 그 갈림길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망설이게 된다. (중략) 이럴 때 필요한 선택의 지침이 바로 ‘계’이다. 계는 어떤 행위가 불행으로 이끌고, 어떤 행위가 행복으로 이끄는지를 지시하는 이정표이다. 그 이정표 앞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 p.66
이기적 욕망에 압도당하는 삶은 폭력적이다. 그런 삶은 동물의 삶이지 사실 인간의 삶이라 할 수 없다. 약육강식의 세계보다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끝없이 새로운 가치들을 탐색하고, 창조하고, 실현하려 노력하는 것, 이것이 인간다움이다. 따라서 사람이 동물 이상의 존재임을 입증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비폭력’을 행동원칙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 p.79
폭력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모든 생명이 평등하고, 자신 못지않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폭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살려 주라’라는 말을 확대해석하면 ‘모든 생명은 평등하고 소중하다. 그의 삶을 존중하라’가 될 것이다.
--- p.91
타인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이기심의 확장과 이기심의 충돌은 대립과 갈등을 초래하고, 질서를 위협하며, 결국 공동체를 붕괴시킨다. 이런 두려운 결과를 방지하려면 사회 구성원 각자가 이기심을 극복할 행동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기심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몫을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노력이 바로 보시, 즉 베푸는 삶과 배려하는 삶이다.
--- pp.107-108
(중략) ‘잘못된 성행위를 하지 말라’를 ‘가정의 행복을 파괴하는 성행위를 삼가라’ 또는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지 말라’는 표현으로 확대해석할 수 있듯이, ‘올바른 성행위를 하라’ 역시 ‘부부 사이에 신의를 지킵시다’ 또는 ‘부부 사이에 동등한 예의를 지킵시다’로 확대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p.130
(중략) 그에 반해 불교는 여성성직자인 ‘비구니’를 인정하고 있다. 수행과 설법과 교화, 정각 그 어디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종교적 역할이 배제되는 경우는 없다. 이럴 수 있었던 까닭은 부처님께서 이미 2600여 년 전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사람은 누구나 노력 여하에 따라 완전한 성자가 될 수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 p.132
우리의 마음 역시 창조자이다. 그 창조자는 매순간 ‘언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그 작품은 솜씨에 따라 자신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도 있고, 추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언어표현에 신중을 기해야만 한다.
--- p.143
인간을 동물보다 나은 존재로, 인간사회를 정글보다 안락한 세계로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아마 자제력일 것이다. 인간만이 다음 순간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충동을 억제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 p.195
단지 생각만 하여서는 행복한 세상에 갈 수 없습니다. 행복한 삶은 올바른 행동원칙을 실천하는 만큼만 실현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섯 가지 행동원칙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행동원칙이 자신을 노예의 삶에서 주인의 삶으로 변화시키고, 그 행동원칙이 세상을 정글에서 극락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 p.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