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에서 워딩 파워가 유일한 솔루션일 수는 없지만 워딩 파워를 잘 구사하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해서 큰 도움을 받았다. 오늘날의 나는 워딩 파워의 소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딩 파워 뒤에는 생각의 힘이 있다. 마케팅에서는 콘셉트라고 한다. 콘셉트는 ‘그것을 사는 단 하나 이유’ 또는 ‘그것을 만든 특별한 이유’다. 말만 잘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경계하는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글쓰기에만 능한 사람은 남에게 부림을 당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콘셉트)의 힘이 강하여 워딩 파워가 막강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된다. 다행히 워딩 파워는 훈련을 통해서 상당 부분 좋아질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워딩 파워 리더가 되기를, 특히 마케팅 관련업(기획자, 스타트업, 창업자, 자영업자 등)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유능한 워딩 파워 전문가가 되기를 바란다. _ 들어가며 중에서
보험 세일즈는 전업주부들에게 매력적인 수익 기회였다. 육아나 집안일과 병행할 수 있으며 별도의 기술이나 자격증이 없어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연고 판매에 의존하다 보니 6개월 이상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녀들은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수입, 투자 성향 등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단순 세일즈를 펼쳤다. 그러다가 S생명이 ‘생활설계사’라는 신 개념이 나왔다. 세련되게 차려입은 젊고 지적인 여성이 등장하는 광고도 등장했다. 보험아줌마나 보험 모집인보다 플래너란 말이 더 전문적이고 멋져 보이지 않는가. 삶을 계획해주는 사람이라니! 그 뒤 갑자기 이 직종에 대한 인기가 급속도로 상승했다. 이들은 보험 모집인이
아니라 진짜로 인생을 설계하는 전문가 같았다. 대학교를 졸업한 여대생들도 이 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_ 최고의 세일즈십, 워딩 파워 중에서
「친구」, 「여명의 눈동자」, 「미생」처럼 오래 남는 작품들은 대체로 워딩 파워가 탄탄하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은 30대 비즈니스맨들에게는 어록 고전이다. “회사가 전쟁이라고? 바깥은 지옥이야”, “먼지 같은 일을 하다가 먼지가 되어버렸어” 등 기업생활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윤태호 작가는 이런 대사를 썼다. 한종합상사 대리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가상 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워딩 파워는 생각의 힘에서 나온다. 생각의 힘은 배신을 딛
고 난 뒤의 굴절된 욕망과 이를 반전시킨 비전에서 나온다. 인생을 격하게 살며 꿈을 꾸고 세상과 맞서다 마음을 도난당해보고 그래서 자기만의 충분한 콘텐츠가 있다면 글쓰기 공부에 날
개가 달릴 것이다. _ SNS 시대의 의사소통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5천 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신영복 선생의 이야기가 담긴 ‘처음처럼’, 70세 아들을 회초리로 때리는 100세 동자 전설이 담긴 ‘백세주’, 시오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새끼 곰 이야기를 차용한 ‘테디베어 박물관’ 등 몇 개를 제외하면 아쉽게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매력적인 이야기가 별로 없다. 이를 강화하기 위해 문화재청 옆에 스토리청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이나 화장품, 식품 등에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 건국에 기여한 소서노 왕비, 웰빙 식단의 원조 웅녀, 바보 남편을 용장으로 키운 평강공주, 버드나무를 띄워 왕건의 갈증을 식혀준 유화 부인, 중국과 일본에까지 시명을 날려 원조 한류라 할 만한 중세의 판타지 시인 허난설헌 이야기 등을 브랜드텔링으로 활용하면 사실감도 있고 홍
보 효과도 좋지 않을까? _ 보고 듣고 느끼는 상징 중에서
혁신적인 기업은 아주 먼 기원에 대한 동경을 영리하게 상품화한다. 나는 여러 해 전 브루스 채트윈의 여행 문학 『파타고니아』를 읽다가 동명의 의류회사 파타고니아를 우연히 알게 되었
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칠레의 푸에르토몬트와 아르헨티나의 콜로라도 강을 잇는 남위 40도 이남 지역을 말한다.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다섯 배 정도지만 인구는 고작 200만 명 미만
이다. 명칭은 1520년 마젤란의 원정 당시 원주민들 신장이 자신들보다 평균 20센티미터 이상 커서 당시 스페인 소설에 나오는 거인(Patagon)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파타고니아는 황량하고 거친 지역으로 셰익스피어가 유배와 폭풍을 다룬 『템페스트』의 영감을 얻은 곳이며 조나단 스위프트에게는 거인국의 모델을 제공했던 땅이다. 이곳에서는 공룡의 뼈가 발견된다고 하니 인간보다 훨씬 전의 지질학적 기원이 있다. 의류회사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는 그런 오랜 기원을 품은 지명을 회사 이름으로 하여 환경과 기원의 보존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단순히 알프스 산맥의 북면을 표현한 경쟁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비교해보면 그의 장기적 비전을 알 수 있다. _ 오래된 미래 중에서
워딩 파워는 풍부한 공부를 바탕으로 생각하는 힘, 심플한 콘셉트를 잡아내는 힘, 조화를 이루는 감각, 세상에 화살을 쏘는 홍(弘)의 용기 등이 어우러질 때 발휘된다. 생텍쥐페리는 “항해 산업을 일으키고 싶다면, 배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바다에 대한 동경을 심어줘라”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린다면 워딩 파워는 바다에 대한 동경을 말하는 것이다. 1장에서 짚었듯 지금은 인기 위주의 사회고, 비주얼 시대고, 세일즈 시대고, 욕망이 넘치는 시대다. 그래서 이를 다 합쳐서 보면 내 전작의 제목처럼 ‘꿈꾸는 독종’이 탄생해야 하는 시대이다. 비주얼 시대는 직관과 감성적 사고를 넓힐 수 있는 기회고, 세일즈 시대는 자신의 제품을 만들어 직접 파는 흥분되는 시대고, 꿈꾸는 독종의 시대는 품격을 가질 수 있는 시대다. 고차원 욕망도 마음껏 누릴 수 이 시대는 정말 멋진 시대 아닌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