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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1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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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4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7쪽 | 148*210*20mm
ISBN13 9788985975131
ISBN10 898597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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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편해질때가 떠나야 할 때니다. 얼핏 모순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 명제야말로 내가 꼽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일이 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이제 더이상 그일을 하면서 어떠한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일이 편하게 느껴질 때에도 계속 그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면 남는 것은 나태와 무기력증과 매너리즘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언제나 새로운 일을 찾아 내어 그것에 도전하고 스스로를 혁신하려는 노력을 계속할때만 그 일은 의미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 p. 266
신부님과 나의 속초 여행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몇 년만애에 도래했다는 폭설에 갇혀 옴짝달싸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가슴에 품은 열정을 표현해낼 길이 없어 사납게 울부짖고 있는 겨울 바다와 인간의 계측 따위들을 비웃어 주기도 하겠다는 듯 끝없이 퍼부어대는 폭설과 퍼올려도 퍼올려도 도시 마를 기미조차 보여주지 않던 그 끝없는 이야기의 해일 속에 갇혀 그 며칠을 함께 보냈다. 그것은 황홀할 만큼 행복한 고립이었다. 그리고 현실속에서의 우리의 만남이 비로소 여지껏 편지를 통해 고양되어 왔던 그 솔직함과 대담함을 가까스로 따라잡게 되는 순간들이기도 했다.
--- p.115
마흔아홉은 한번쯤 멈춰서서 지나온 삶들을 차분히 회상해 보는 것도 어울릴 나이다. 나는 이제 마흔 아홉의 회상속으로 천천히 잦아들어간다, 가슴은 떨리고 회상은 선연하건만 손은 굳고 말투는 어눌하다.그러나 어찌하랴. 어눌한 말투와 굳어버린 손놀림으로라도 한번 떼어놓은 허두는 끝까지 밀고 나아가는 수밖에.
--- p.18
그 결혼에 이르는 길이 너무도 힘에 겨웠던 까닭에, 그 결혼이 가져다줄 기쁨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환상을 간직해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 속에서 흔히 보았듯이 그렇게 꿈꾸는 듯한 눈빛을 하고 광적인 희열에 몸을 떠는 신부의 영상을 간직해 왔던 것인지도, 영화 속에서는 중년의 나이에 재혼을 하게 된 신부마저도 그토록 기쁨에 열광하였으나 현실 속에서 이제 갓 스물셋이 되었을 뿐인 나는 결혼식장으로 향하고 있는 신부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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