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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남자

호랑이 남자

리뷰 총점7.0 리뷰 1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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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74g | 140*210*20mm
ISBN13 9791187373339
ISBN10 118737333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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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사닷은 다행히 밖에서 자식을 보지는 않았다. 사생아란 어미보다는 아비 쪽 가족에게 재앙이 아니던가.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처럼 갑자기 그 생각이 떠올랐다. 배 속에 무언가가 있다고, 오장육부 말고 다른 것이 있다고 했다. 그것이 마르지오에게 그를 죽이라고 시켰다고 했다. 그게 힘이 셌어요, 그래서 아무 무기도 필요 없었다고 경찰에게 말했다. --- p.52

“내가 아니에요.” 마르지오는 아무런 죄책감 없는 표정으로 담담히 말했다. “내 몸 안에 호랑이가 있어요.” --- p.59

할아버지는 ‘정령들의 왕국’이라고 부르는 개울로 손자를 데려가주었다. 절대로 여자 정령을 가지고 놀지 말거라, 노인은 늘 경고했다. 하지만 여자 정령이 너를 좋아한다면 받아주렴, 그건 축복이니까. --- p.64

할머니에게는 아직도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서 따로 이야기를 지어낼 필요도 없었다. 다 진짜 있었던 일이란다, 하고 말할 따름이었다. 마 무아는 전대 이야기꾼에게 이야기를 들었고 그 이야기꾼은 또 전대 이야기꾼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이야기 중에는 지금 세대에 관한 것이거나 오직 선택받은 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물론 마 무아야말로 선택받은 이야기꾼 할머니였다. --- p.65

네덜란드인들이 젊은 장정들을 델리에 끌고 가 강제노동을 시키려 하자 이들이 얼마나 거세게 저항했던가. 네덜란드의 총알도, 나중에 나타난 일본인들의 사무라이 칼도 그 앞에서는 무력했다. 장정들이 분노하면 몸에서 흰 호랑이가 튀어나와 적에게 달려들었다. --- p.67

코마르는 병원에서 이틀을 보내고 마메에게 단호한 어조로 집에 가겠다고 했다. “의사는 필요 없다. 내 무덤이 다 파질 때까지는 버틸 만하니까.” --- p.85

131호 집으로 이사할 때 마르지오는 일곱 살이었다. 그는 나중에 이삿날을 얘기하면서 “소牛 가족의 소풍”이라고 불렀다. 식구들은 코마르 빈 슈엡이 거듭해서 “진짜 우리 집”이라고 부르는 곳을 향해 장장 세 시간에 걸친 모험을 떠났다. 자갈길은 걸핏하면 물웅덩이로 변해서 물을 가르며 지나가야 했다. 그 모습이 모스크에서 코란 읽기가 끝나면 마 소마가 얘기해주던 홍해를 건너는 유대인들 같았다. --- p.135

그날 아침 마 라비아는 사들였던 결혼 예복 중 한 벌을 차려입었다. 집 앞의 작은 의자에 앉아 앞마당의 흙을 퍼먹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말려봤지만 그는 차라리 땅을 다 먹어버리는 편이 낫다고 우겼다. 어미보다는 어미의 재산에 더 매달리는 자식들에게 땅이 넘어가는 꼴을 보느니 그 편이 낫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손으로는 계속 흙을 파서 입안에 털어 넣었다. --- p.115

사실 8년 동안 그 집에 살면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르지오와 마메는 컸고 누라에니는 쪼그라들고 상했을 뿐이었다. --- p.115

누라에니는 자신이 서서히 죽어간다고 느꼈다. 그러나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친정으로 도망갈 생각은 한 번도 못했다. 친정 식구들이 벼락처럼 화를 낼 테니 그저 제 안에 모든 것을 담아두는 수밖에, 남편이 아주 가끔은 잘해줄 때도 있으니 희망을 버리지 않는 수밖에 없었다. --- p.131

어쨌거나 그 여자는 내 것이다, 그는 생각했다. 결혼하면 그 여자는 내 것이고 나를 위해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할 때 받아주지 않는다면 나는 화를 낼 권리가 있다. -163쪽남편과 아비의 삶이 얼마나 딱한 것인지 안다면 처자식은 나를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하겠다면 내가 부린 패악질을 받아들이고 용서해야 할 것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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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고 짜릿하다. 훌륭한 범죄 소설이 그렇듯 이 책도 한자리에 앉아
읽어내려야만 그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첫 문장에서 이미 밝혀진 범인과 피해자,
이야기는 박진감 넘치게 질주한다.”
- [뉴욕타임스]
“재기 넘치는 에카 쿠르니아완의 소설. 이 책에서는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의 온기부터 너덜거리는 목정맥의 끔찍함까지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 [BOMB 매거진]
“에카 쿠르니아완이 창조해낸 세계는 전설, 미스터리, 마술적 리얼리즘이 뒤섞여
익숙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다. 이 거칠고 매혹적인 소설은 재미는 물론,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동남아시아 문화의 전통에 대해서도 일러준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살인과 욕망에 관한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범죄 소설 장르를 매혹적으로 정복한다.
에카 쿠르니아완의 글쓰기는 가르시아 마르케스나 도스토옙스키 같은 거장과도 닮아 있다.”
- [가디언]
“폭발하는 문장과 환상적인 요소의 도발적 배치에 놀라지 않을 독자가 없을 것이다.”
- [허핑턴포스트]
“에카 쿠르니아완이 인도네시아 최초로 노벨상을 받을지 누가 알겠는가?”
- [르몽드]
“난데없이 떨어진 운석처럼 등장한 놀라운 작가.”
- 베네딕트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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