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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헨따 2 (큰글자도서)

레헨따 2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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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188*273*30mm
ISBN13 9788936475253
ISBN10 893647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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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민 신부는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이 그와 겨루며 싸우고 있지만 결국에는 그 혼자 독식하게 될 먹잇감이었다. 참 내! 사람들은 이 궁색한 제국마저 그에게서 빼앗아가려 한단 말인가? 아니다. 그것은 오롯이 그의 것이었다. 그가 멋지게 싸워서 얻어낸 거였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도 어리석을까?”

“그녀는 더이상 글을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야유들을 비웃었다. 그녀의 자존심은 멍청한 귀족 남자들에게서 받은 환대를 경멸하고, 그들의 조소를 무시하는 걸로 복수했다. 아나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바치는 숭배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자신의 뇌리에서 잊힌 유명인사들을 대하듯, 우상 앞에 무릎을 꿇은 신도들을 한명씩 무시했다.”

“하지만 무슨 사랑? 그 사랑이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녀는 그 사랑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수치심 반, 분노 반으로 기억해냈다. 신혼여행은 쓸데없는 자극이자 감각에 대한 허위경고이고, 잔인한 빈정거림 자체였다. 그래, 정말 그랬다. 추억이 그렇게 큰 소리로 떠드는데, 왜 자기 자신에게 숨긴단 말인가?”

“아나는 우물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저 아래에 있는 남자의 두 눈 속으로 점점 깊이 빨려드는 느낌이었다. 온몸의 피가 머리로 쏠리고, 생각들이 뒤죽박죽 엉키고, 도덕적인 개념들이 빛을 잃어가고, 용수철과도 같았던 의지가 느슨해지는 기분이었다. 자기에게 다가오는 위험이 보였다.”

“나무들로 뒤덮인 오솔길에서 정처 없이 걷던 신부는 나지막하게 노래를 부르며 베뚜스따를 향해 내려갔다. 그는 꽃봉오리를 하늘 높이 던졌다가 다시 자기 손으로 받았고, 그때마다 꽃잎이 한장씩 허공에 흩어졌다. 꽃봉오리의 형체가 사라지자 페르민 신부는 이상한 식욕을 느끼며 남은 부분을 입에 넣고 오물거렸다. 자기 자신도 깨닫지 못한 관능적이고 세련된 모습으로.”

“고매한 베뚜스따 사람들은 비탄에 잠긴 위선적인 얼굴로 은밀한 기쁨을 서로 감췄다. 그들에게는 소설 같은 엄청난 스캔들이었고 슬픈 도시의 영원한 지루함을 깨는 무엇이었다. 하지만 그 일을 드러내놓고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캔들이라니! 발각된 불륜! 결투!”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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