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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헌트 1

고스트 헌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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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3쪽 | 452g | 153*224*30mm
ISBN13 9788997329014
ISBN10 899732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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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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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시현
역자 박시현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잠시 일본에 거주했으며, 청소년기에 일본 드라마에 심취하면서 일본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대학 재학 중에 수출 상담회 통역과 인문 및 사회 과학 논문 번역을 많이 하다 보니 어느새 통번역이 생업이 되어 있었다. 「고스트 헌트」 시리즈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번역하는 첫 출판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성격이 뚜렷한 등장인물들이다. 그들이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캐릭터들의 성격을 잘 들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심령 현상이라는 생소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긍정적인 자세 덕에 번역하는 내내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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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괴담을 하면서, 이야기 하나가 끝날 때마다 불을 하나씩 끝다. 마지막 이야기를 마치고 불이 다 꺼진 뒤 수를 세면, 한 사람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늘어난 한 사람은 유령이다, 뭐 그런 얘기다.
달칵.
어딘가에서 소리가 났다. 그와 동시에,
“다섯.”
다섯, 이라고, 확실히, 다섯이라고, 들렸다.
모두의 숨이 일순간 멎어 버렸다. 쉼표처럼 짧은 공백에 이어 튀어오르는 비명 소리가 온 건물 안에 소용돌이쳤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아비규환.
뭐, 뭐야, 뭐야뭐야뭐야 지금 그 소리!
흠칫거리며 돌아보니, 교실 문 앞에 사람이 서 있었다. 우리 나이 또래인 것 같았다. 희미한 빛에 비추어진 얼굴은…… 놀랍도록 아름다웠다. 칠흑같이 까만 머리카락과 눈을 가진 소년.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까맣게 차려입은 모습이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잘 어울렸다. 우리 학교 교복이 아니네, 전학생인가. 희미한 어둠 속에서 소년은 그림자에 녹아들 것만 같았다. 얼굴과 손만이 달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케이코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저, 저기…… 지금, ‘다섯’이라고 한 거, 그쪽이 그런 거예요?”
‘그래’ 하고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조용하지만 시원시원한 목소리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존 브라운 씨입니다. 모쪼록 여러분 사이좋게 지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교장 선생님은 마치 전학생을 소개하듯 말했다.
브라운 소년은 꾸벅 하고 깊숙이 고개를 숙이더니 인사했다.
“안녕들하심꺼?”
……어?
지…… 지금 그거 영어였나. 난 영어를 못해서. 잘 못 알아듣겠다.
슬금슬금 주위를 둘러보자 무녀님도, 스님도, 심지어 나르조차 멍 하니 외국인을 바라보고 있다.
“존 브라운임더. 잘 부탁함더.”
교장이 쓴 웃음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 브라운씨는 관서 쪽에서 일본어를 배우신 듯해서…….”
순간 스님이 뿜었다. 무녀님도 그 뒤를 따라 뿜었다. 이봐요, 그렇게 웃으면 안 되잖아요. 이만큼 말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건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미안해. 브라운 소년이여. ---1장에서

누가…… 있어…….
딱 내 어깨쯤에서 새하얀 얼굴이 나를 보고 있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듯한 표정으로.
무녀님도 아니고 스님도 아니었다. 얼굴 생김새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얼굴은 아니었다. 그 얼굴이 내 등 위, 어깨 너머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야.
내, 내 뒤가 아니야.
턱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벽 위 쪽, 천장을 따라 가로로 길게 나 있는 창. 그 창 너머 복도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표정하게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천장에서 매달리지 않으면 그 창으로 들여다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보고 있어.
순간 무릎에 힘이 빠져 풀썩 꺾였다. ‘악’ 소리를 냄과 동시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힘껏 눈을 감아도 그 일그러진 하얀 얼굴은 뇌리에 각인되어 사라지지 않았다. 텅 빈 공허한 눈동자와 무언가 말하려는 듯 벌어진 입. 뭉크 그림 같은 그 새하얀 얼굴. 잊고 싶어서 비명을 질렀다. 아무것도 안 봤어, 안 봤어, 안 봤다고! ---5장에서

마음이 초조해졌다. 일어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일어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팔도 다리도 바닥에 마치 찰싹 달라붙은 것 같아서 움직일 수가 없다. 뭔가 나 되게 안 좋은 상황인 것 같은데. 역시 어딘가 크게 다쳤나 보다. 누군가를 불러야 해, 불러서 도움을 청해야 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이마에 시원한 감촉이 전해졌다. 새하얀 손이 내 이마 위에 얹혀 있었다.
“누구…….”
내 목소리는 내가 듣기에도 힘이 하나도 없었다. 가볍게 토닥이듯 얹혀진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어둠 속, 바로 곁에 새하얀 얼굴이 보였다.
“나르?”
돌아왔구나. 다행이다.
보고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기세 좋게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 손이 부드럽게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겠어.”
‘하지만’ 하고 올려다 본 그 얼굴이, 갑자기 부드럽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나르가 이런 식으로도 웃을 수 있다니…….
“……항상 그렇게 웃으면 좋을 텐데.”
무심코 말로 뱉어 버렸다.
---5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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