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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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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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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622g | 153*224*30mm
ISBN13 9788925545257
ISBN10 89255452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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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는 그렇게 귀한 게 아닙니다. 1800년대에 이집트에서 미라는 단돈 5달러에도 살 수 있었지요. 그래서 미국인 관광객들이 수백 구를 미국으로 가져왔습니다. 다락에서나 골동품점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요. 나이아가라 폭포의 한 괴짜 쇼는 람세스 1세의 미라를 전시해놓았다고 떠벌리기도 했습니다. 우리 지하실에서 미라를 찾은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요.”
“아일스 박사님? 단순 촬영 사진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지요.”
마우라는 모니터를 돌아보았다. 화면에는 시체안치소의 라이트박스에 걸린 것과 똑같은 일반 엑스레이 사진이 나타나 있었다. 방사선 의사가 해석해주지 않아도 화면에 보이는 게 무엇인지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이제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브라이어 박사가 말했다.
‘의심의 여지가 전혀 없지. 다리에 저건 총알이 확실해.’
마우라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아일스 박사님? 어디에 전화하시는 겁니까?” 로빈슨이 말했다.
“시체안치소로 이송하려고요. 마담 X는 이제 법의국 소관이에요.” 그녀가 대꾸했다. ---본문 중에서

제인은 헝겊에 싸인 송장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상상해보았다. 숨 막히는 붕대에 겹겹이 싸여 1~2천 년 동안 리넨 구속복에 몸이 묶인 채, 호기심 많은 고고학자가 천을 벗겨 오그라든 잔해를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흙에서 흙으로가 아니라 살에서 가죽으로 가는 것. 그녀는 침을 꿀꺽 삼켰다.
“누가 그런 걸 자원해요?”
그러자 로빈슨이 대꾸했다. “그것도 일종의 불멸이 아닐까요? 썩어 없어지는 것의 대안. 내 몸이 보존되는 것이지요. 그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를 썩힐 필요가 없으니까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제인은 눈을 들었다.
“이게 애정 행위였을 수도 있다는 건가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존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요. 벌레가 먹거나 썩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그 방법이 죽음이란 말이지, 하고 제인은 생각했다. 갑자기 부검실의 온도가 확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가 말했다.
“그건 사랑이 아니죠. 소유욕이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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