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오데사와 신비한 책의 도시

오데사와 신비한 책의 도시

리뷰 총점6.0 리뷰 1건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24쪽 | 766g | 147*215*35mm
ISBN13 9788950934255
ISBN10 89509342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때 어둠속에서 그들이 갑자기 나타났다. 이 동네에서는 본 적이 없는 모자가 달린 외투를 입고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들은 마치 중세 수도원의 수도사 같기도 하고 긴 여행 끝에 방금 이곳에 도착한 이방인 같기도 했다. 그들은 소리도 없이 오데사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아니 미끄러져 왔다는 표현이 더 맞다. 마치 발아래에 공기 주머니가 달린 것처럼 도로에서 살짝 뜬 채 움직였다. 외투가 완전히 젖어 몸에 착 달라붙는 바람에 그들의 이상하게 생긴 몸통의 윤곽이 드러났다. 그것은 인간의 몸이 아니었다. 머리털이 쭈뼛 섰다.---p.14

오데사는 두 손으로 엄마의 일기장을 움켜쥐었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이렇게 배신감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분노가 끓어올랐다. 지금까지 겪어야 했던 외로움, 수많은 비밀들, 온 세상으로부터 그녀를 숨기려 했던 엄마, 존재하지 않는 도시, 죽은 작가들, 새를 이용한 통신, 그노크들……! 그렇지만 가장 나쁜 일은 아빠가 자신을 찾고 있는데 엄마는 그 사실에 대해 한 마디도 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지금까지 세상에서 존재했던 모든 이기주의자 중에서 가장 나쁜 이기주의자다. 엄마는 딸의 입장을 전혀 생각해주지 않았다. 전혀! 어떻게 그렇게 마음이 차가울 수 있을까? 그러더니 이제는 납치까지 당하고 말았다. 오데사가 화를 내거나 따질 수도 없게 말이다.
아빠가 여기에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는 왜 아빠가 나를 찾을까봐 두려워했을까? 내가 모험을 위해 아빠와 함께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웠을까? 아니면 아빠의 뒤를 이어서 작가가 되려고 할까봐? 그러면 안 될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 재능이 있는데.
“엄마 걱정이 맞았어요.”
그녀가 소리쳤다.
“아빠와 함께 떠날 거니까요! 나는 여기서 사는 데 질렸어요. 완전히 질렸다고요!”---p.54

새장 위에 깃털이 젖은 샛노란 카나리아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부엉이들은 눈을 반쯤 감고 있었고 까마귀들은 이리저리 뛰면서 그녀를 뚫어져라 관찰하는 중이었다. 오데사는 까마귀가 앵무새처럼 머리가 좋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게다가 아마 말도 할 수 있었지?
“너네였니?”
까마귀들에게 속삭였다. 까마귀들은 머리를 숙이곤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오데사는 이어지는 이상한 일들 때문에 머리가 뱅뱅 돌 지경이었다. 외투 입은 이상한 녀석들에게 쫓기고, 엄마는 돼지인간들에게 납치당하고, 아빠는 오래 전부터 자기를 찾고 있었다니……. 충격의 연속이었다. 아마도 그 때문에 목소리를 들었다고 착각했음이 분명했다. 그녀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는 새장 위의 노란 카나리아를 향해 얼굴을 가져갔다.
“혹시 네 친구들 중에서 말할 수 있는 새가 있니?”
그녀가 물었다. 그 새는 다리를 뒤로 쭉 펴더니 날개를 펼치면서 말했다.
“저것들은 내 친구가 아니란다. 꼬마야. 그리고 절대로 말을 할 수가 없어.”
그러고는 퉁명스레 덧붙였다.
“저것들은 단지 부엉이일 뿐이고 편지만 전달하지.”
오데사는 입을 쩍 벌린 채 카나리아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카나리아는 책상 위로 폴짝 뛰어내리더니 깃털의 물기를 털어냈다.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는 건데? 막 단잠에 빠지려는데 네가 깨워 버렸잖아.”
“너……너…… 마……말……말을 하……할 수 있는 거야?”
카나라아는 눈썹을 치켜떴다.
“그……그……그리고…… 너……너……너는…… 마……말을……더……더……더듬고?”---p.57~58쪽
책은 스스로 열렸다. 그러자 동굴 안이 별가루를 뿌리기라도 한 듯 환한 빛으로 가득 찼다. 머나먼 나라로부터 온 낯선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고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이 파도처럼 날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림과 풍경들이 그녀의 눈앞으로 빠르게 지나갔다. 각각의 그림 뒤에는 갖가지 장면들이 숨어 있었고, 그 장면들 뒤에는 온갖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었다. 그런 그림들이 끝없이 흘러갔다.
오데사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단지 우주를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봤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작은 원자에서 가장 큰 행성까지, 마치 지금까지 세상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이 책 속에 정리되어 있는 것 같았다. 굉장한 광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단 한 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눈처럼 하얀 종이뿐이었다. 그녀는 책에다 무언가 써넣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다. 지금까지 본 모든 것, 원래 그래야만 하는 세상에 대하여. 지금까지 이렇게 황홀하고 행복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평생 동안 기다려왔던 일이 방금 일어난 것 같았다. 더 이상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이 강하고 완벽하게 느껴졌다.---pp.106~107

석양? 비친 도시의 윤곽이 보였다. 기묘한 모양의 집과 탑들, 무엇보다 높이 솟은 돔 지붕. 그 모든 것이 천일야화 속의 이야기들을 연상시켰다.
도시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책들이 자라는 경작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밭마다 책들이 줄을 맞춰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토마토, 감자, 콩, 호박 등 각종 채소가 자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마르게리타 피자처럼 온전한 한 끼 식사가 자라는 책들도 있었다. 또 꼬치에 꿴 새끼 돼지 구이가 자라는 책도 있었는데 그 새끼돼지의 귀에서는 파슬리가 자라고 온몸에 브라운소스가 발려 있었다. 심지어는 촛불과 함께 두 사람을 위한 식사가 준비된 식탁이 통째로 자라는 책도 있었다. 가구가 자라는 책들을 심어놓은 경작지가 있는가 하면 옷이 자라는 책들을 심어놓은 곳도 있었다. 또 다른 책에서는 우편마차가 자랐다. 그 옆에는 소의 머리가 보이는 책들이 줄줄이 서 있었다.
그들은 또 눈처럼 흰 종이들로 뒤덮인 벌판을 지나갔다. 종이를 말리기 위해 널어놓은 것인데, 매우 멋지고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오데사는 종이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세상 어느 곳에서도 여기보다 더 많은 책이 만들어지지는 않아. 이곳 사람들은 처음에는 나무를 베서 책을 만들다가 나무도 책에서 불러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지.”---pp.133~134

갑자기 한 사람이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 그 사람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실하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흐릿했다. 뜨거운 사막의 아지랑이 속에서 걷는 사람 같아 보였다. 여자인가? 늙은 여자? 아니다 남자였다. 키가 큰 근육질의 남자. 갑자기 그가 아주 명확하게 보였다. 피부는 햇볕에 그을려 건강한 갈색을 띠고 수염을 깎지 않은 얼굴 위에 쓴 챙이 넓은 모자가 그의 검은 눈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 사람은 성큼성큼 걸어와 그녀 옆에 앉더니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녀는 피가 빠르게 돌아서 관자놀이까지 급격하게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말이 안 돼.’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이렇게 간단하게, 이렇다 할 모험도 없이, 극적 반전도 없이 그냥 이렇게 불쑥 나타나다니.
“아빠?”---p.254

오데사는 어디엔가 분명히 그녀를 반기는 책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나 어떤 책도 빛을 내지 않았다. 오데사는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가죽으로 제본된 낡은 책이었다. 책장을 열어보려 했으나 아무리 힘을 줘도 열리지 않았다. 그 책뿐만이 아니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책도 모두 잠겨 있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호랑이와 정글의 동물들 쪽으로 갈까? 어쩌면 그곳에서 판다 곰이나 코알라가 나를 선택할지도 모르잖아?’
생각해보니 빨간 색 작은 판다 곰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것으로 원형극장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오데사는 지도를 살펴본 후 그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연결다리를 건너 터널을 기어서 야생동물 구역에 도착했다. 그곳은 밀림처럼 덥고 습했다. 나무넝쿨들이 책장들 사이에 걸려 있었고 생나무 냄새가 났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나도록 책을 찾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어떤 책도 그녀를 선택하지 않았다. 가장 작은 파충류가 있는 책조차도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실망한 채로 요리책 쪽으로 넘어갔다. 멀리서부터도 책들이 흥분해서 그녀에게 빛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노란색과 파란색을 깜빡이며 흥분해서 거의 껑충껑충 뛰는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빨간무의 역사 제5권: 초기 중세시대》.---p.250

그녀가 얼굴을 지구본의 구름 사이로 집어넣었다.
그녀가 서 있던 방 전체가 사라지고 그녀는 사람들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사람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였다. 얼굴을 더 깊숙이 집어넣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마바락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무나 환상적인 장면이어서 할 말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그가 아틀라스 산맥의 유목민과 태국의 어촌, 영국 해변의 바다앵무새를 가리켰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것이 모두 아름답지는 않았다. 피난민으로 가득한 배 한 척이 암초에 걸려 있었고 어느 외딴 집에서는 쓰러진 한 여성이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어떤 아이는 소금 광산에서 일하다가 다친 손을 움켜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보고 있는 것들을 얘기해보렴. 그 사람들은 행복하니? 자유롭니?”
---pp.550~55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