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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08g | 146*206*30mm
ISBN13 9791156623601
ISBN10 11566236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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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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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일이지… 자리를 지킬 줄도 알아야지만 때가 되면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최현필은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최현필은 서리 내린 머리를 쓸어 올리며 호방스레 생각했으나 허전하고 울적한 기분은 가실 수 없었다. 반시간 전에 있었던 해임 담화를 영 없었던 일로, 아주 잊어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 p.10

최현필은 대뜸 유치원에서 도망친 장난군(장난꾸러기)들이란 것을 알았다.
아이들한테로 다가간 그는 소문난 ‘자유주의 분자(조직과 규율을 싫어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인 부기사장의 아들 은철이와 기관장의 딸 순애를 알아보았다.
‘둘 사이가 아주 자별(각별)하거던. 하긴 저 애들이야 탁아소 시절부터 ‘우정’을 맺은 셈이지.’
“허- 이 밤톨 같은 녀석아! 그러다 고기한테 먹히울라(먹힐라).”
--- p.113

승열이가 창문가에 선 진옥을 알아보고 동무들의 어깨를 쥐여 당겼다.
“나가자구…”
승열이가 눈을 끔쩍하는 걸 먼저 알아챈 것은 원국이었다. 긴 쏘파가 휘여들가봐선지 한쪽에 조금 엉뎅이를 붙였던 그는 못처럼 솟아 일어섰다.
“어서들 나가자구.”
“아니, 제발 이러지들 말라구. 승열이, 원국이!…”
정민은 쏘파에서 몸을 일으키며 손을 내저었다.
당황해난(당황한)진옥은 원탁에서 가방을 집어들며 나가려고 했다.
--- p.128

최현필 지배인은 그리고 나서 바구니를 다음 사람에게 밀었다. 사람들의 손이 새를 잡는 듯이 조심스럽게 바구니 안에 들어갔다. 저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것을 처음 먹어본다는 듯 아이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바구니는 그렇게 온 유치원 마당 안을 돌아 지배인 곁에 다시 왔다. 바구니 안에는 앵두가 여전히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은철이와 순애는 안타까움에 그만 눈물이 글썽해졌다. 최현필은 아이들의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주고는 타이르듯 말했다.
“어찌겠니 얘들아, 모두 먹고도 이렇게 남은 걸… 나삐 생각지 말아라.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너희들을 위해 사는 거란다.”
아이들의 거울같이 맑은 눈동자에는 최현필 지배인의 주름 가득한 애정 넘친 얼굴이… 푸른 희망과 간절한 소원이 어린 모습이 비껴 초롱초롱 빛났다.
--- p.235

어째서!… 어째서 자식들을 어려운 일터에 보내지 않으려 하고 시집 장가보내려면 사람됨을 보는 게 아니라 직위와 명예를 먼저 타산하는가?… 어째서 수십 년간을 자기의 모든 정력과 재능을 아낌없이 바쳐 살아온 사람들이 자식 문제만은 가슴에 손을 대보지 않고 처리하는가?…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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