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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좋다

소심해서 좋다

: 작지만 깊은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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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6g | 130*210*20mm
ISBN13 9791188248216
ISBN10 118824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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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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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소심인은 이런 경험을 한다.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공간에서 마음을 쓰고 쓰다가 결국 소진되어버리는 것. 집에만 가면, 혹은 친밀한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집에도 편치 않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때가 있다. 친구와도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면 고스란히 그 상황들을 감내해야 한다. 마치 불경기처럼 잔고는 바닥인데 돈 쓸 일은 줄 서 있는 셈이다. 그래도 잘 버틴다. 다른 중요한 것들을 잘 참아낸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날카롭고 엉성한 반응을 해버린다.

상대의 놀란 표정을 눈에 담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가 그 순간을 되새긴다. 그에게 뭔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아 사과할까, 연락할까, 어떻게 오해를 풀까 겹겹 고민을 쌓는다. 괜스레 연락해서 별일 아닌 걸 확대하는 건 아닐까. 그래도 사과하는 게 맞겠지. 왜 평소처럼 차분하게 반응 못 했을까. 얼굴 보고 말하는 게 좋겠다. 너무 늦어지면 말 못 할지도 몰라. 그래도 전화로 하는 건 좀 그렇지. 아니, 얘기하는 게 정말 맞을까. 괜히 더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 그래, 당황했을 거야. 사과는 해야지. 내일 얘기해보자. 평소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얘기하면 돼. 오만 생각의 행성을 오가며 수렴을 유도한다. 그 오랜 시간 홀로 또, 마음을 쓴다.
그렇게 고민 고민 끝에 말을 꺼내면 정작 상대방은 그 순간을 기억조차 못 하고 있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필요할 때 말 못 하고 해야 할 때 망설인 경험, 셀 수 없이 많다. 마음을 쓰고 쓰다가 마지막에 걸린 애먼 놈에게 텅 빈 배터리를 던진 적도, 그 순간을 곱씹으며 후회한 적도 많다. 나에겐 큰 고민을 별일 아닌 양 툭 얘기해버리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대범한 그들은 배터리 용량도 큰데 심지어 에너지 효율성도 높아서 능수능란하게 타인을 대한다. 부럽게 바라본 적도 꽤 있다. 보고 있노라면 이 성격 때문에 뭔가 손해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데 같은 경험을 몇 번 반복하고, 마음 쓰는 일에 조금은 무뎌지거나 나름의 효과적인 방법들을 찾게 되었을 때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굳이 스스로를 대범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구나. 결국 나는 어설프고 느리더라도 사소한 자극에 온몸으로 반응하며 차곡차곡 쌓아가는 존재. 그래서 더 넓고
깊게 현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소심인은 의외로 꽤 많다. 그들 역시 대범해야 손해 보지 않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때론 흔들리고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여전히 고요한 자신의 시간을 사랑한다.
소심해서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쓰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세상 모든 걸 밝히는 해보다는, 이따금 어둠 속에 몸을 숨겨줄 수 있는 달이 되고픈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자들. 우린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
---「오늘도 마음을 쓴다」중에서


눈의 가로 세로가 작고 피부가 하얗고 조금은 동그란 얼굴의 교수였다. 그녀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했다. 내향성에 대한 주제에선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덧붙였다. 학생이 갑작스러운 질문을 하거나 예상 밖의 상황이 생기면 얼굴이 붉어진다거나 말이 끊겼다. 그럴 때마다 “내가 좀 당황을 잘해요”라고 말하고는 수업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늘 실패로 기록해왔던 ‘염소 울음의 연장선’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상하게도 긴장을 드러내는데 오히려 안정돼 보였다. 그녀는 종강의 순간까지 자신의 교육 내용으로 강의를 꽉 채웠다.

비결이 궁금했다. 그녀가 가진 요령을 나만의 세계에 더하고 싶었다. 아니, 어쩌면 그 세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막대한 피로에 지쳐가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종강 후 그녀를 찾아가 물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법을 알고 싶다고, 나도 사실 당신과 같은 성격이라고. 그녀가 답했다.
“정말 나와 같은 성격이라면 그게 사라질 가능성은 없어. 난 많은 수업을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긴장돼. 다만 이것이 잘못된 것 같진 않아. 긴장은 당연한 거야. 내가 안정돼 보였다면 그건 긴장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익숙해졌기 때문이야.”
말에는 힘이 있다. 그런데 그 힘은 수려하고 유창한 언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성격심리학 교수는 말투가 근사하지 않았고 표현이나 발성도 그리 유창하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허수아비의 염소 울음’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그녀의 수업 내용은 놀라울 정도로 알찼고, 대부분의 청자는 그 이야기에 몰입되었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라서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비실비실 시작하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옹골차게 다가오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반대로 과감하고 당당한 어조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본다. 말하는 행위나 톤에만 치중하여 정작 전하려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탓이다. 말하기의 목적은 ‘내 생각이나 정보를 잘 전하는 것’이다. 유창하게 하지 않더라도, 전문 연사처럼 청중을 홀리진 못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내 생각과 이야기가 명확하다면, 말은 힘을 갖는다.

대범한 사람이 되기 위해 긴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스스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경험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결국 난 어떤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고민하고 당황하는 소심인이기 때문이다. 대범한 척 혀를 놀릴 수 있는 익숙한 상황이 늘었을 뿐, 여전히 지나치는 낯선 사람의 눈빛에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수십 명 앞에서 그럭저럭 말하는가 하면 한두 명 앞에서도 입을 못 열고 우물쭈물한다. 여전히 떨고, 빨개지며, 마른 숨을 고른다.
겹겹 흑역사를 쓰며 알게 된 건 ‘일상의 담담함’이다. 삶엔 드라마와 엔딩이 있지만, 일상엔 없다는 것. 일상의 길고 반복적인 흐름은 어느 한 지점이 반짝거리거나 일그러진다고 해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내일이 올 뿐이다. 혹여 오늘 청중 앞에 서게 되면, 내가 고민했던, 그래서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숨 한 숨 삼키며 뱉으면 된다. 유창하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잘했다고 교만할 필요도 없다. 그 모습이 더러 못나도, 내가 말을 멈추지 않는 한 이야기는 쌓인다. 오늘이 간다.
그 일상이 모여 삶의 드라마가 되는 건 아닐까. 소심해서 더 재미있는.
---「꼭 자신감이 필요할까」중에서


소심함은 대범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대범함이 소심하지 못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저 이 두 성향은 서로를 흉내 낼 수 있을지언정 그렇게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다를 뿐이다. 그 차이는 ‘리비도libido’라고 하는 정신 에너지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리비도는 쉽게 말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내향적 기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대범인의 리비도는 외부로 흐른다. 즉, 외부의 대상이 나를 어떻게 대하고 나와 어떻게 교류하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에너지를 분출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한다. 자연스레 말이 많아지고 사교성이 높아지며 친절해진다.
반면에 소심인은 리비도가 내부로 흐른다. 외부 환경보다는 내면의 심리 상태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대범인과는 달리 에너지를 보존하려고 한다. 사색적이고, 조용하고, 초연해질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성향이 반대편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거나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소심인은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때 에너지를 소비하고, 홀로 조용히 생각할 때 에너지를 얻는다. 대범인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에너지를 얻고, 홀로 생각하며 에너지를 소비한다.
---「꼭 많은 사람과 친해져야 할까」중에서


다음 날, 이른 시각부터 눈이 뜨여 앞길을 거닐었다. 아직 쨍하지 않은 햇살을 받으며 고요한 산자락을 걷고 있으니 지난밤의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모퉁이에서 누군가와 마주쳤다. 그쪽은 세 명이었는데 같은 모임의 구성원들이다. 인사를 했다. 그중 누군가가 지나며, 농담인지 뭔지 모를 것을 던졌다.
“왜 아침부터 청승맞게 혼자 다녀요!” (중략)
우리는 행복하길 원하면서 정작 내가 어떤 경험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는 깊이 고민해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여러 사람에게 인정받는 활동적인 사람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그런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나는 조용히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행복에도 유형이 있다.

행복의 유형은 ‘쾌락적 행복’과 ‘자아실현적 행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중략)
우리의 삶은 이 두 가지 유형의 행복이 균형을 이루며 주요한 작용을 한다. 그런데 행복을 느끼는 장면은 개인마다 다르다. 심지어 동일한 상황을 경험하면서도 누군가는 쾌락적 행복으로, 다른 이는 자아실현적 행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펜션 내부의 경험은 나에게 쾌락적 행복보다는 자아실현적 행복에 가깝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내가 삶에서 의미 있게 여기는 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참여하는 시간들이기 때문이다. 내 쾌락적 행복은 건물 앞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이른 아침 오솔길을 걸으며 느끼는 고요함에서 완성된다. 그럼에도 나와 마주친 이들은 의아하게 물었다. 너 여기서 혼자 뭘 하느냐고.
---「소심인이 행복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중에서


소심인은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거나 어떤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기본적인 망설임을 갖고 있다. 이는 타인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스스로 납득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더 많다. 상황에 따라 툭 뱉어놓고 나서 생각할 수 있는 대범인의 성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소심한 시선으로 봤을 때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무책임하게 느껴질 때가 더 많다. 충분히 숙고한 후 자신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한 시점에 앙다물고 있던 입을 여는 게 보통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들의 회의엔 나름의 속도가 있다」중에서


솔직한 사람들이 있다. 앞과 뒤가 같은 일관성, 어떤 상황에서든 말할 수 있는 대담함, 그만큼 자신에 대한 의견을 넓게 수용하려는 자세. 솔직히 멋지다. 멋지게 솔직하다. 실제로 이런 사람을 대해보면 처음엔 날 여러 번 곤란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관된 태도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가 명확해진다. 관계 초기의 강렬한 경험들 때문인지 실망할 일도 점차 줄어든다. 막부장의 말처럼 ‘적어도 그 이상 날 흉보진 않을 사람’이라는 안심도 갖게 된다.
막부장의 솔직함은 조금 달랐지만, 지향하는 모습은 유사했다. 그는 자신의 부서에 이런 솔직한 태도와 분위기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고군분투했다. 면전에서 오가는 것들을 중시했고 인정했다. 그만큼 뒤에서 웅얼거리는 행위는 비겁하다고 여겼다. 밀담의 가치는 낮게 평가했고 뒷담화에 대한 죄의식 같은 것을 남겼다. 그래서인지 그것이 의견이든 혹은 누군가에 대한 평가이든,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더더욱, 앞으로 드러내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중략)

“솔직하게 말한다.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삼간다.” 막부장의 관계 방식은 언뜻 보면 합리적이고 투명해 보이지만, 나에겐 좀 다르게 다가왔다. 마치 그가 어떤 말이든 쉽게 뱉기 위해 만드는 장치 같았기 때문이다. 앞과 뒤가 같은 ‘솔직한’ 사람에 대한 지향은 대범인의 관점에 가깝다. 우린 삶에 대
한 가치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해야 한다. 꼭 솔직하게 서로의 장벽을 허물어야 하는 걸까. 일반적인 관계에서 그것을 지향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적어도 소심인에겐 그렇지 않다. 솔직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면전에서 누군가의 부정적인 면을 토로하거나 충고하는 건 아주 가까운 관계이거나, 나에게 위협을 가했을 때뿐이다. 그 외의 경우엔 그저 타인에 대해 뭔가 표현하는 것 자체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솔직함에는
문제가 없다며 (상대의 동의도 없이) 면전에서 험담을 하는 것은 내가 당하는 것은 물론 보는 것조차 곤욕이다. 마치 공개 처형처럼 자극적으로 다가와서는 내 입을 더욱 봉쇄한다. 아마도 그 부서에 있던 소심인은 그나마 할 수 있는 말조차 삼키며 막부장의 일방적인 솔직함을 감내했을 것이다.
---「솔직하지 않아도 괜챃아」중에서


소심한 친구 녀석이 이직을 했다. 책상 간에 파티션이 없고 때에 따라선 자리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개방적인 문화의 회사였다. 사장부터 막내 사원까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수평적인 분위기. 그런데 친구는 지금의 회사가 기존의 보수적이고 딱딱한 회사보다 적응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누구나 말을 자유롭게 꺼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당장 아이디어가 없어도 뭔가 얘기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기도 하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묻는 상황들도 부담스럽다고 한다. 이 친구는 조직의 부적응자일까.

낮은 높이의 하얀 책상, 누구나 일어서면 사무실의 모든 사람을 볼 수 있는 구조, 콘크리트를 대체한 유리벽, 파스텔 톤의 작은 의자와 자유로운 분위기,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을 유영하는 여성 리더. 영화 [인턴]의 한 장면이다. 이는 ‘개방형 조직문화’의 대표적인 모습이며, 영화나 드라마 속의 선도적인 기업 대부분은 이런 장면으로 비친다. 개방적인 문화가 업무 및 창의성 진작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유롭게 여러 논의를 던지고 받는 과정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업의 담당자들은 이런 조직문화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다. 진취적인 신생 기업들은 실제로 개방형 조직문화를 채택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브레인스토밍은 한때 의사 결정의 치트키라도 되는 양 돌풍을 일으켰지만, 그 효과성이 오히려 낮다는 것이 입증된 지 오래다. 대부분의 개인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무말 대잔치’를 할 때보다 홀로 고민할 때 월등히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이처럼 조직의 리더(타고난 역량과 노력으로 목표를 쟁취한 존재)나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고안한 방법론은 일상 맥락에서의 여러 변수, 특히 리더가 아닌 대부분의 성향 변수를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방적인 조직문화는 어떨까. 누구나 내 업무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환경, 어떤 말이든 수용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관계, 자전거를 타고 내 주변을 활보하는 리더가 과연 실제 상황에서도 효과적일까.

톰 디마르코와 티모시 리스터는 업무 상황에서 잦은 교류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코딩 워 게임즈Coding War Games’라는 실험을 했다. 다양한 회사의 프로그래머 600명이 실험에 참가했고, 평소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요청받은 프로그램을 설계 및 코딩했다. 그 결과 각 프로그래머의 경력, 연봉, 작업 시간 등의 개인 변인은 결과치와 거의 연관이 없었다. 오히려 ‘어떤 회사에 속해 있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성과가 나타났다. 최고의 성과를 낸 사람의 62%는 업무 공간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회사에 속해 있었다. 또한 지식노동자 3만 8천 명을 대상으로 한 유사 연구에서는 ‘단순히 방해받는 것’ 자체가 생산성의 장애 요소라는 점이 발견됐다. 이는 회사에 소속된 개인에게 열린 공간보다 ‘나만의 공간’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한다. 수평적인 회의 문화도 마찬가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만, 자유로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더 효과가 있다.
---「독립된 공간이 필요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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