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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전해 준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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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청소년 문학 -04이동
게리 폴슨 저 / 정회성 | | 2011년 12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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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91g | 145*210*20mm
ISBN13 9788964960530
ISBN10 89649605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람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불편할 뿐이다. 남들과 함께 있을 때마다 낯선 별에 홀로 떨어진 외계인이 된 기분이 들곤 한다. 그리고 그런 때는 어떻게 행동하고 말해야 할지 몰라 남들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그런데 그처럼 혼자 동떨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혹시라도 말실수를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녹초가 되기 일쑤다.
내게 현실의 사람들은…… 어딘가 좀 불가사의해 보인다. 그래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에 책 속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좋다.

“맞아. 조해나 언니가 바로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사람의 내면이니까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선 안 된다고도 했어.”
“혹시 겉모습에 속아 넘어가는 건 시간 낭비라고 하지 않았어?”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조해나 누나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시간 낭비거든.”
칼라는 한참 동안 테이블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말했다.
“조해나 언니는 이 모든 걸 어떻게 알게 된 걸까?”
“그야 나도 모르지. 난 그저 누나가 깨달은 사실을 내게 알려 주는 게 고마울 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언젠가는 항암 치료가 효과를 발휘해 조해나에게 가발이 필요 없게 되고, 몸에 살도 붙을 거라고 막연히 믿고 있었다. 이건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실제로 암을 이겨 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일은 결코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 더욱이 조해나가 내 정원이자 우리의 정원, 그녀의 정원이 완성되는 모습을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매슈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접시를 떨어뜨린 것이었다. 내가 행운의 동전 앞에서 소원을 비는 조해나를 놀리려고 했을 때, 느닷없이 바인더로 내 명치를 때린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나는 뼛속까지 얼어붙어 온몸이 마비되는 기분이었다. 입에서는 쓴맛이 느껴졌다. 그것은 두려움의 맛이었다.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면서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따가웠다. ---181p

“이런 말이 좀 우습다는 건 알지만…… 내가 정말 행복했던 건…… 누군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거?”
“맞아요. 그럼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도 알겠네요?”
“그래, 핀. 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해.”
“그럼 됐어요.”
“그래.”
“그런데 누나?”
“응?”
“난 정원 가꾸는 일엔 정말이지 젬병이에요.”
조해나는 말없이 빙그레 웃기만 했다.
“누나?”
“응?”
“오늘 철인 삼종 경기 때 누나를 위해서 매슈와 제가 뛸게요. 누나 친구들 대신 우리가 누나의 대리인이 되고 싶어요. 수영과 달리기는 매슈가 할 거고, 자전거는 제가 탈게요. 천천히.”
그러자 조해나가 눈을 감고 베개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핀, 나는 평생 너 같은 사람을 만나기를 기다려 왔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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