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달라지는 급변하는 시대만큼 우리의 목회 환경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래서 한 세대를 예견하고 다가올 목회의 미래를 준비하라고 하지만 이제는 한 세대가 아니라 한 해의 변화를 감지하기도 어려운 현실 속에 우리는 서 있다. 더욱이 한때 타락한 세상을 걱정하고 기도하던 교회가 언젠가부터 오히려 세상에 걱정을 끼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그 변화의 방향 때문에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원래 스페인 출신으로 오랫동안 쿠바 이민자로 살다가 저자의 어린 시절 쿠바혁명으로 다시 스페인으로 건너와 선교사로 일생을 살았던 아버지의 영적 유산을 이어받아 올바른 기독교 리더십 정립에 관한 글을 오랫동안 써 온 알폰소 게바라의 이 시대와 교회를 바라보는 균형감이 녹아있는 글들과 이와 관련한 통찰력이 있는 평가들은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다.
특별히 게바라의 글은 어려운 현실 가운데 있는 교회의 상황을 히스패닉 교회와 히스패닉 교인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미국과 유럽 교회의 미래와 가능성을 조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평가는 오늘의 교회 공동체가 처한 복잡한 현실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바라는 또한 본서에서 변화의 흐름 앞에 함께 병들어가고 있는 목회자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주일, 하나님의 대사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한적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그 역할을 감당하는 수많은 믿음의 영웅들을 주목하고 이 시대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한 오늘날의 목회상황을 비교적 짧은 글에 담아낸 저자의 탁월한 시각은 변화의 흐름에 노출된 이 시대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도전과 희망을 던져준다. 리더십과 교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주제들을 묵상하는 가운데 새롭게 우리를 발견하고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책으로 오늘을 살아가며 목회자로, 또한 성도로 어떻게 이 땅에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목사도 사람이다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
- 김양일 (박사 / 영남신학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본서의 원제는 “Pastores de Carne y Hueso”이며, 영문명은 “Pastors of Flesh and Blood”이다. 우리말로 직역을 하면 “육체와 피를 입은 목회자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는 목회자 역시 육체를 입은 연약함과 한계를 지닌 인간으로서 매일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겸손히 무릎 꿇어야 하는 존재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며 삶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날마다 말씀을 전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최전선에 있는 목회자들이 오히려 익숙한 자신의 입술의 선포와 고백에 스스로 속아넘어가며 변질되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다.
저자인 알폰소 게바라 목사는 “복음교회”(The Foursquare Church) 또는 “국제복음교회”(International Church of the Foursquare Gospel)로 알려진 오순절 계통의 교단에서 37년간 사역한 목회자이다. 복음교회는 1920년대에 에이미 셈플 맥퍼슨(Aimee Semple McPherson)이라는 캐나다 출신 미국 여성 사역자에 의해 설립된 교단으로서 구원자, 치유자, 성령의 세례를 베푸시는 이, 다시 오실 왕으로서 그리스도의 사중(foursquare) 복음적 측면을 강조하였다. 복음교회는 한편으로는 성경을 하나님의 무오한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확고한(foursquare) 믿음을 견지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순절 역사의 초창기에 설립된 교단답게 성령의 사역, 비전, 치유 등에 대하여 다소 치우친 견해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목회자로서 그가 경험한 목회 현실과 목회자의 마음가짐을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하여 차분히 전개하였다.
미국에서 활동한 라틴계 목회자가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본서에서 드러나는 목회 현장의 상황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은, 결국 목회사역은 하나님의 뜻을 성경 말씀을 통해 드러내며,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물론 직분과 역할, 책임의 차이는 있지만, 오 늘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목회의 직분과 사명을 분담하여 동역하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형제, 자매임을 고려할 때에 본서는 복음사역의 핵심에 대하여 잔잔한 깨우침과 도전의 소리로 울린다. 목회자의 삶과 정체성, 사명에 대하여 평이한 언어와 다채로운 예화들로 채운 본서가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지침이 되길 바란다.
- 최성훈 (한세대학교 신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