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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파파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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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16g | 128*188*20mm
ISBN13 9791160266504
ISBN10 116026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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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마마가 무민파파를 잠깐 지켜보더니 입을 열었다.
“있죠, 지난번에 여기 다락을 청소하다가 커다란 공책을 하나 찾았어요. 거기에 당신 젊었을 때 이야기를 글로 옮겨 보면 어떨까요?”
무민파파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기침을 멈추었다.
무민마마가 말을 이었다.
“어차피 감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까 지금이 딱 좋은 때 같아요. 누가 자기 삶을 돌아보며 쓴 글을 회고록이라고 하지 않아요?”
무민파파가 말했다.
“흠, 회고록이라.”
무민마마가 말했다.
“당신이 글을 쓴 다음에 우리한테 읽어 줘요. 이를테면, 아침이랑 저녁을 먹은 다음에 말이죠.”
무민파파가 코를 훌쩍거리며 담요를 걷고 나왔다.
“그리 금방 되지는 않을 거예요. 책 한 권을 쉽사리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 p.10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흔히 그렇듯이 나는 아주 외로운 아이였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조차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안타깝게도 다른 아이들은 호기심을 갖거나 놀랄 줄을 몰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나는 헤물렌에게 왜 온 세상이 거꾸로 되어 있지 않은지 물어보았다.
헤물렌이 대답했다.
“그것도 보기 좋겠구나. 그런데 이대로는 좋지 않다는 말이니?”
--- p.19~20

돌아갈 수는 없었다. 절대로! 그렇게 자랑스러운 작별 편지까지 썼는데 돌아갈 수 없고말고!
드디어 아침이 밝아 왔다.
동이 터 오자, 아름다운 일이 일어났다. 안개가 헤물렌이 일요일마다 쓰는 모자에 달린 베일처럼 장밋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온 세상이 따사로운 장밋빛으로 변했다! 나는 잠자코 서서 지켜보며 스러지는 밤을 마음속에서도 완전히 몰아내 버렸고, 나만의 특별한 첫 아침을 맞이했다! 사랑하는 독자들이여, 내가 질색하던 인장을 꼬리에서 뜯어내어 덤불숲 멀리 던져 버렸을 때 느꼈을 기쁨과 환희를 상상해 보라! 쌀쌀하고도 환한 봄날 아침에 나는 작고 예쁜 두 귀를 바짝 세우고 고개를 높이 쳐든 채 새 자유를 얻은 무민 춤을 추었다.
이제 더는 씻지 않아도 된다! 5시라고 해서 꼭 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
--- p.31

내가 말했다.
“저는 아주 특별한 별자리 아래에서 태어났어요. 바닥에 우단이 깔린 작은 조개껍질에서 발견됐고요!”
호지스가 또박또박 말했다.
“교육은 필요 없어요. 저는 발명가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머들러가 소리쳤다.
“죄송한데요! 우리 아빠 엄마는 우실 리가 없어요! 우리 아빠 엄마는 대청소를 하다가 사라졌거든요!”
요스터가 거친 손놀림으로 파이프 속을 채우고 말했다.
“하! 저는 규칙이 싫어요. 공원 관리인이 떠오르거든요.”
--- p.85~86

그때, 기계가 윙윙거리며 작동하기 시작했다. 문은 닫혔고 나사는 조여졌으며, 바다 관현악단은 머뭇거리며 받침대 위에서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아주 세차게 뛰어오르는 바람에 나는 뒤로 나자빠졌다.
창밖을 내다볼 용기가 생겼을 때, 이미 우리는 깜짝 공원의 나무 꼭대기 위를 높이 떠다니고 있었다.
요스터가 소리쳤다.
“날고 있어! 날고 있다고!”
땅 위를 날아다닐 때 내 마음속을 가득 채웠던 독특한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말하자면, 아무도 알 수 없는 운명이 내게 선물한 몸은 아주 만족스럽지만 사실 날기에는 알맞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너무 갑자기 이제 내가 제비처럼 가볍고 우아해진 느낌이었고, 세상 아무 걱정거리도 없었으며, 번개처럼 빠르고 아무도 나를 이길 수 없었다.
--- p.191

친구들이 결혼하거나 왕실 발명가가 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른다. 처음에는 심심하면 여행을 떠나고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모험심 강한 친구들이 모여 무법자 단체를 만들었고, 온 세상이 열려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 모두 더는 모험에 관심이 없다. 그저 따뜻한 곳에 있고 싶어 한다. 비를 겁낸다. 배낭에 들어가지 않는 커다란 물건을 모으기 시작한다. 소소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불현듯 결정하거나, 정반대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전에는 돛을 올렸지만, 이제는 그릇 놓을 작은 선반을 만든다. 누가 눈물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최악은 이 모든 상황이 내게도 잘 맞고, 그들과 난로 앞에 앉는 시간이 점점 더 편해지면서 바다독수리처럼 자유롭고 용감해지기 더 어려워진다는 데 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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