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니코
전쟁터에 나간 아빠와 아빠를 찾으러 나간 엄마. 아홉 살 토토는 늘 엄마를 찾는 어린 동생 니코에게 엄마가 만든 작은 인형을 안겨 주며 달래주곤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전염병이 돌고 몸이 약한 니코도 병에 걸리고 말아요. 토토는 니코를 업은 채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돈이 없는 토토와 니코를 받아 주는 병원은 없었어요.
저녁 무렵, 토토는 등에 업은 니코의 몸이 점점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어요.
토토는 니코에게 말을 건넸어요.
“니코, 조금만 더 힘을 내. 엄마 만나야지, 응?”
하지만 니코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어요.
토토는 더 크게 소리쳤어요.
“엄마 보고 싶다며! 할머니도 기다리고 있잖아! 니코! 제발, 니코…….”
니코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어요. 그 순간 니코의 조그만 손에서 인형이 툭 떨어졌어요. 18쪽
사랑하는 친구를 잃다!
토토는 할머니마저 병이 들자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과 거리에서 살았어요. 어느 날, 친구 가운데 ‘박사’가 배가 고파서 꿈쩍도 하지 못했어요. 토토와 친구들은 박사를 위해 쓰레기통을 뒤져 겨우 음식을 구해 왔어요. 그런데 음식을 먹은 박사가 고통스러워하며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는데…….
키다리는 어떻게 된 일인지 곧바로 눈치를 챘어요.
“식당 주인 짓이야. 그 자식이 음식 쓰레기에 독한 약을 넣은 게 틀림없어. 이대로 내버려 두면 박사가 죽어. 지금 당장 식당 주인한테 가자.”
토토와 친구들은 곧장 식당으로 달려갔어요. 그리고 주인에게 간절히 부탁했어요.
“아저씨 때문에 우리 친구가 죽어 가요. 병원에 갈 수 있게 돈을 조금만 주세요!”
식당 주인은 뻔뻔한 목소리로 대꾸했어요.
“내가 알게 뭐냐! 여기는 너희 같은 시궁쥐 따위가 올 데가 아니야. 어서 썩 꺼져!”
토토와 친구들은 식당 주인에게 울며불며 매달렸어요.
하지만 식당 주인은 불같이 화를 내며 아이들을 강제로 쫓아냈어요.
결국 다음 날 박사는 조용히 눈을 감았어요. 50~52쪽
새로 만난 친구, 린린
토토는 쓰레기를 줍고 있다가 몇몇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구해 주었어요. 그 아이의 이름은 린린이었어요. 린린도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살고 있었어요. 토토는 린린이 가여워 친구들에게 데려갔어요.
“얘들아, 얘도 혼자야. 우리랑 함께 살아도 되지?”
친구들이 웃으며 대답했어요.
“물론이지! 우리도 새 친구를 기다렸어.”
그날 밤, 린린은 별을 보며 토토에게 말했어요.
“오늘 참 고마웠어.”
토토는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어요.
“응.”
린린은 그제야 토토의 인형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 인형, 참 귀엽다. 별 모양점이 있네?”
토토가 조금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름이 니코야. 죽은 여동생 대신이야. 우리 엄마가 만들어 주셨거든.” 62-63쪽
마을에 몰아닥친 쓰나미
쓰나미가 몰려와 토토와 친구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덮쳤어요. 순식간에 파괴된 마을에는 부모를 잃고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이 수두룩했어요. 나쁜 사람들이 아이들을 팔아 돈을 벌려고 마을에 들이닥쳤어요.
토토는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을 보고 얼른 숨었어요. 하지만 미처 도망가지 못한 린린과 친구들은 그만 그 사람들에게 붙들리고 말았어요. 친구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하지만 토토는 무서워서 구하러 갈 수가 없었어요. 74쪽
다시 만난 친구들
혼자 남은 토토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서 험상궂은 아저씨를 따라갔어요. 아저씨는 나쁜 짓을 해서 돈을 벌었지만 토토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시 마을로 돌아왔어요. 그때 어디선가 반가운 노랫소리가 들렸어요.
토토는 친구들에게 재빨리 뛰어갔어요.
“다들 무사했구나!”
키다리가 대답했어요.
“응, 간신히 도망쳤어. 근데 린린은 데리고 나오지 못했어. 미안해…….”
키다리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덧붙였어요.
“지금은 다시 바닷가에서 살고 있어. 그런데 더벅머리가 병이 나서 큰일이야. 돈을 벌어야 해.”
바닷가에는 병에 걸린 사람들이 수없이 쓰러져 있었어요. 93쪽
꼭 꿈을 이루자!
봄이 되자 키다리와 땅꼬마와 먹보는 외국으로 들어가는 배를 몰래 타기로 했어요. 여기서는 가난한 생활에 벗어날 길이 없으니까요.
“잘 지내야 돼. 난 여기서 꼭 린린을 찾을 거야.”
토토의 말에 키다리와 땅꼬마와 먹보는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꼭 부자가 돼서 돌아올게!”
“나는 키가 커서 돌아올 거야!”
“나는 맛난 음식을 실컷 먹고 돌아 올 거야!”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배가 출발했어요.
“얘들아, 힘내! 꼭 꿈을 이뤄야 돼!”
토토는 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어요. 102~103쪽
아기가 태어났어요
십 년이 흘렀어요. 어른이 된 토토는 린린과 결혼을 했어요. 두 사람 사이에 아기가 생겼어요.
건강한 여자 아기였어요.
“아가야, 안녕!”
모두 소리 맞추어 인사를 했어요.
린린은 아기를 목욕물에 담갔어요.
“어머, 우리 아기한테 인형이랑 똑같은 곳에 점이 있네? 모양도 똑같고…….”
토토도 깜짝 놀라 중얼거렸어요.
“아참, 그 인형은?”
토토는 아기를 안으며 어릴 적에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요.
토토도 깜짝 놀라 중얼거렸어요.
“아참, 그 인형은?”
토토는 아기를 안으며 어릴 적에 할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어요.
“어서와, 다시 만났네?” 124~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