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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

: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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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68g | 140*210*30mm
ISBN13 9788961963251
ISBN10 896196325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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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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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New York.”, 즉 “여기 뉴욕이야”라는 말은 내가 1년간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자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산다는 일의 축약본이었다. 뉴요커들은 이 말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지하철이 연착돼 약속시간에 한참을 늦어도 “This is New York”, 트라이베카의 고급 아파트에서 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This is New York”, 길거리에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연배우 세라 제시카 파커와 마주쳤다는 이야기를 해도 “This is New York”. 그 말을 계속 듣고 있자면 뉴욕이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뉴욕」중에서

뉴욕 생활 초기의 나는 거의 매일 해질녘이면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다. 슬픈 기분이 드는 날이면 의자를 몇 번이나 고쳐 앉으며 해넘이를 보곤 했던 어린왕자처럼, 나 역시 서글픈 날이면 자세를 고쳐가며 일몰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다. 47층 옥상에서는 맨해튼과 뉴저지가 한눈에 보였다. 핏빛 같은 노을이 질 때면 ‘오늘은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였나’ 자문하곤 했다. 어느 순간 나는 내가 더이상 매일 저녁 옥상에 오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적응했던 것이다.
---「내가 살던 그곳」중에서

뉴욕에 갓 왔을 때 험한 일들을 겪은 후 당장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치밀어 오르는 걸 다독이느라 캐나다 로키로 여행을 갔었다. 장시간 차를 타야만 하는 여행이라 혼자가지 않고 한인 여행사 패키지를 신청했다. 값비싼 싱글 차지를 지불했음에도 1인 여행객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여행사의 태도에 분개하느라 정작 그곳의 풍광 같은 건 기억조차 나지 않는 힘든 여행이었다. 그 피곤했던 여행을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왔을 때, 냉장고 안에는 소진이 끓인 황태국과 밥, 반찬이 들어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집밥’을 먹으라는 쪽지와 함께. 그 따스한 마음 덕에, 낯설었던 맨해튼의 아파트는 비로소 내게 ‘집’이 되었다.
---「뉴욕의 동거인」중에서

뉴욕에서의 일상이 견고해져가자 에드워드 호퍼는 불식간에 내 삶 속에 스며들었다. 밤에 창밖을 내다보면서,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서,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서 나는 자주 호퍼를 떠올렸다. 뉴욕에 오기 전까지 호퍼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화가는 아니었다. 밤이 내린 뉴욕의 어느 간이식당에 앉아 있는 사람들, 침실에 서서 나체로 아침 햇살을 맞는 여자, 혼자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여인……. 그가 화폭에 그려내는 고독은 분명히 매력적인 구석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딘가 모르게 감정적인 사치로 여겨졌다. 고독한 사람들이 아니라 고독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호퍼는 내게 특별한 화가가 되었다. 나는 맨해튼에서 살았던 그가 왜 그렇게 밤중에 남의 집 창문을 들여다본 풍경을 많이 그렸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집들이 빽빽이 들어선 맨해튼에서는 맞은편 집 창에서 내 집 창이 환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밤 시간 옷을 갈아입을 때면 반드시 커튼을 쳐야만 한다. 밤에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있노라면 혼자 와인을 마시는 옆 건물의 남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앞 건물의 부부 등이 호퍼의 「밤의 창문」 속 한 장면처럼 또렷하게 보였다. 내가 보았던 것과 같은 풍경을 보고,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던 화가. 호퍼가 궁금해졌다.
---「창밖의 고독, 에드워드 호퍼」중에서

뉴욕에서 생활하는 동안 IFA에서 미술사 수업을 들었다. 그곳의 고즈넉한 열람실에서 숙제를 하던 것, 그리고 미술관, 모건라이브러리 등에서 작품 실물을 감상하며 자유롭게 서로의 의견을 나누던 시간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알브레히트 뒤러1」중에서

미국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상을 갖지 않게 된 것은 뉴욕, 그중에서도 맨해튼에 살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 귀국 후 나는 서울이 다정한 도시라고 느꼈다. 공항 직원들은 친절했고 식당 종업원들은 깍듯했다. 지하철은 절대 늦지 않았고 깨끗한데다 쾌적했다. 뉴욕에서의 삶은 거칠었다. 매일매일 긴장해야만 했다. 꼭 내가 외국인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뉴욕은 모든 외지인에게 거친 도시였다.
---「미국이라는 환상」중에서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는 그 맹세대로 뉴욕에 있는 동안 정말 열심히 놀았다.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놀았다. 학교도 다니고 크리스티 수업도 들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그 시간들은 공부라기보다는 유희에 가까웠다. ‘생산 강박’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노는 것에 대해 때때로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 마음을 버리려 노력했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건 책을 통해 쌓는 지식이라기보다는 체험이었다. 몸으로 배운 건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벗어나 최대한 많이 경험하고 견문을 넓히자고 결심했다.
---「프로 놀러」중에서

자식의 고통을 예견하는 거창한 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게도 독서란 일종의 제의(祭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책읽기란 오래전부터 내게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 일종의 접신(接神)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1년간은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곳은 내게 이미 ‘다른 세계’여서 굳이 책읽기를 통해 또다른 세계를 꿈꿀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뉴욕 구석구석을, 서점을, 낡은 책들로 가득한 헌책방을 탐험하는 방식으로 내면의 성채를 쌓아올릴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책이라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고 다녔다.
---「뉴욕의 서점」중에서

단기 이민에 가까웠던 뉴욕 생활. 나는 묘한 동질감과 연대감을 느끼며 이민자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미국은 노스탤지어의 용광로 같은 나라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고향을 떠난 자들이 품은 꿈을 의미하니까.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세운 도시 뉴욕은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에서도 가장 이민자들의 도시 같은 곳이었다. 이민의 역사가 뉴욕의 각 지역에 또렷했다.
---「이민자들의 나라」중에서

귀국을 3주 앞둔 이듬해 7월, 나는 엘리스아일랜드에 가는 배 안에 있었다. 1892년부터 1924년까지 미국의 이민심사국 역할을 한 허드슨강의 섬 엘리스아일랜드는 1954년에 이민심사국이 폐쇄되고 이후 재건을 거쳐 1990년에 이민박물관으로 재탄생한다. (……) 박물관을 보면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는데 역시나 미국 이민의 역사는 백인의 역사이고 미국은 백인들의 나라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들어서였다.
---「이민자들의 나라」중에서

‘뉴욕의 기록자’라는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과한 슬론은 워싱턴스퀘어파크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젖은 밤, 워싱턴스퀘어」 역시 사진을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 워싱턴의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만든 워싱턴스퀘어아치와 그 앞의 분수, 그리고 아치 뒤에 늠름하게 서 있는 아르데코 양식의 빌딩 원피프스애비뉴(1 Fifth Avenue)……. 비 오는 밤, 가로등 빛에 비친 젖은 거리의 모습은 우아하면서도 격조 있는 도회적 애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 풍경은 지금으로부터 90년 전 모습이지만 지금의 워싱턴스퀘어파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짧은 뉴요커 시절 나는 워싱턴스퀘어파크에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 ‘오늘의 워싱턴스퀘어파크’라는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했다. 그리고 그 공원의 아름다운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고자 했던 슬론에게 자그마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니치빌리지」중에서

미국에 오기 전까지 내게 인종차별이란 단지 개념에 불과했다. 실제로 내가 그런 일을 당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뉴욕에 살면서 나는 매일 내가 아시아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 인종차별이 무서운 것은 인종차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교양을 통한 의식적인 자기 교화가 끊임없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백인과 흑인과 히스패닉이 나와 같은 인간이라 느껴지지 않았다. 인종적 우열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동종(同種)이 아니라는 이질감에 대한 것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른 인종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니까 인종적 편견을 갖지 않는다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인 것이다.
---「할렘에서」중에서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별다른 계획 없이 나라와 도시만 정해 연수를 오면서, 가장 자주 생각한 인물이 괴테였다. 그가 바이마르를 떠나 이탈리아로 떠난 건 더 큰 세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가 쓴 이탈리아 체류기 『이탈리아 기행』은 세계적인 명저로 꼽힌다. 나 역시 비슷한 나이에 해외로 온 거였기 때문에 ‘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괴테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예술가들에게 여행은 자극이다. 샬럿 브론테는 벨기에에 다녀왔다. 보스턴 파인아트뮤지엄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미국 화가 윌리엄 메릿 체이스는 뮌헨에 있었다.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자기 안의 세계에서 또다른 문을 열어주는 일인 걸까.
세계의 확장에 대해서도 여러 번 생각했다.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괴로운 일을 겪었을 때나, 대체 내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을 때도, 내가 찾은 답은 한 가지였다. 세계를 확장시키기 위해서.
---「기차여행」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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