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귀신 소동 민수는 등굣길에 같은 반인 문제아 진우 때문에 일어난 소동을 보고 소름이 돋는다. 맨날 귀신이 보인다고 떠들고 다니더니 죽은 고양이 시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반 분위기를 흐리고 피해를 준다는 생각에 민수가 진우를 보는 시선을 삐뚜름하기만 하다. 수학 학원의 레벨 테스트 결과 때문에 한층 더 예민해져 있던 민수는 본의 아니게 진우와 얽혀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교문 앞에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무슨 일일까? 아이들 사이로 엿보니 그 녀석이 보였다. ‘귀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우리 반 문제아, 정진우. 그냥 지나치려다가 녀석의 손에 들린 걸 보고는 얼음처럼 굳어 버렸다. 뭔가가 피범벅이 된 채 축 늘어져 있었다. 끔찍한 예감에 소름이 쭉 끼쳤다. “고양이 불쌍해서 어떡해! 쟤, 미쳤나 봐!” “아냐, 귀신이 씐 게 분명해. 맨날 귀신 보인다고 떠들고 다니더니 진짜였나 봐.” 아이들이 수군거리자 녀석이 고양이 시체를 불쑥 내밀며 겁을 주었다. “워어이, 워어이!” 아이들이 깜짝 놀라 스윽 물러섰다. 아침부터 웬 난리람? 성가신 일에 끼어들기 싫어서 몸을 트는 순간, 녀석이 아이들을 향해 가방을 집어 던졌다. 그것도 하필 내 쪽으로. ―7~8쪽에서 황당한 비밀 반 친구들은 고양이의 죽음이 진우의 탓이라고 생각해 응징할 계획을 세우고 민수에게도 참여를 강요한다. 하지만 민수는 레벨 테스트에서 떨어진 것에 충격을 받아 부모님에게도 거짓말을 하고 혼자 끙끙 앓느라 아이들과 어울릴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러나 도망치듯 집을 나선 아침에 아파트 놀이터 근처에서 진우의 수상쩍은 행동을 보게 된 후,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 날, 나는 아빠가 출근하는 시각보다도 일찍 집을 나섰다. 혹시라도 엄마가 레벨 테스트에 대해 다시 묻는다면 이번에도 거짓말을 할 자신이 없어서였다. 그렇다고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할 자신도 없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톡, 토독. 얼굴 위로 차가운 게 와 닿았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어제부터 날씨가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꼭 내 기분 같았다. 아무래도 학교까지 뛰어가는 게 좋을 듯싶었다. 제자리에 쭈그려 앉아 운동화 끈을 아래쪽부터 단단히 조이는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졌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놀이터 쪽 화단과 아파트 베란다 사이의 그늘진 곳에 누군가 웅크리고 있는 걸 보았다. 저런 곳에서 뭐 하는 거지? 지나칠까 하다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살금살금 다가가 보았다. ‘뭐야, 귀신이잖아!’ “이야옹!” 녀석의 어깨 너머로 고양이 소리가 새어 나왔다. 호, 혹시! 난 끔찍한 예감에 소리를 빽 질렀다. “뭐 하는 짓이야!” ―35~36쪽에서 지옥 탈출 놀이 민수는 진우가 감추고 있던 비밀과 고양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게 된 후, 아무도 모르게 진우를 도와준다. 이를 눈치챈 진우는 민수 근처를 맴돌기 시작하고, 두 아이는 가방을 가지러 간다는 핑계로 함께 어울려 신나게 놀면서 한층 더 가까워진다. 민수는 진우와 함께 딱지치기, 군것질하기, 지옥 탈출 놀이, 텔레파시 게임 등을 함께 하면서 잊고 살았던 일상의 작은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면서 무섭고 싫기만 했던 진우가 이제 자신의 친구가 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녀석은 혹시나 내가 떨어지기라도 할까 봐 계속 주의를 주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나는 살짝 실눈을 떠 가며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래도 시야가 좁아 겁이 나긴 했다. 녀석은 요리조리 잘도 피했다. 키득거리는 녀석의 웃음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계속 내 주위를 맴돌았다. 난 허우적대다가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몸이 기우는 순간, 녀석이 내 팔을 덥석 잡았다. 나도 녀석을 꼭 붙잡았다. 그때, 이 놀이 이름이 왜 지옥 탈출인지 알 것 같았다. 녀석을 붙잡자 놀란 마음이 가라앉았다. 서로에게 기대고 있으니 무섭고 캄캄한 지옥에서 탈출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탈출에 성공한 뒤, 구름사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랬다. -66~68쪽에서 기다려 줘서 고마워 민수는 레벨 테스트를 다시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지만 어쩐지 썩 내키지가 않는다. 게다가 학원을 함께 다니던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규민이가 도망치듯 학원을 나가면서 해 준 영재반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어쩐지 찜찜하기만 하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엄마의 이야기에 의문이 생기면서 조금씩 자기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너, 영재반 떨어졌지? 축하한다.” “뭐?” 난 규민이가 비아냥거리는 줄 알고 순간, 주먹을 쥐었다. 그런데 뜻밖의 말을 했다. “문 앞에서 게시물 봤어. 잘됐지, 뭐. 영재반 합격은 지옥문이 열리는 거나 다름없거든. 레벨 테스트보다 더 어려운 시험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여기 애들, 수학은 벌써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어. 아마 수업 따라오려면 무지 힘들걸…….” “중학교 수학을 배운다고?” “영재고나 과학고에 갈 준비를 하는 거야. 영재반은 시작에 불과해.” 규민이는 처음 듣는 얘기를 해 댔다. 난 규민이를 붙잡았다.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초등학교 4학년이 왜 고등학교 갈 준비를 벌써 하는 거냐고, 영재고나 과학고는 또 뭐냐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다시 물을 겨를이 없었다. 규민이 엄마가 후다닥 뛰어 들어와 녀석을 순식간에 잡아채서 데리고 가 버렸기 때문이다. 잘 가라고 인사할 틈도 없었다. 난 넋 놓고 서 있다가 영재반 문틈 사이로 아이들을 엿보았다. 가끔 보았던 얼굴들인데도 오늘은 뭔가 달라 보였다. 모두 내 또래의 초등학생들인데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버린 것 같은 표정들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명치끝이 조여 왔다. -82~84쪽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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