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이자 여성학 교수인 필리스 체슬러의 《죽이고 싶은 여자가 되라》는 지도적인 페미니스트 혁명가로부터 오늘날 부상하는 페미니스트들―남자와 여자―세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페미니스트에게 보내는 환상적인 메시지이다. 애정과 동정과 힘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체슬러는 다음 세대들에게 해야 될 일을 하도록 격려하면서, 자기 세대의 성취와 실패를 평가하는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엮어낸다.
체슬러는 솔직하고 공정하게 페미니즘의 기본적 양상들을 논의하고, 페미니즘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위험에 처한 페미니즘의 정당성을 설명하며, 페미니즘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다음 세대들을 이끌어간다. 그녀는 여성 동지애, 섹스, 가족과 모성애, 현 상태에 대한 저항, 일, 페미니스트 영웅주의, 그리고 힘의 경제학을 검토한다.
특히 체슬러 박사는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가슴과 정신을 자극하여 그들의 열정을 불러 일으킨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들의 투쟁이 늘 승리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오는 미묘하고 위험한 만족감을 떨쳐버리게 한다. 그녀는 딸들에게 그들 자신이 설 땅을 선택하게 하기 위하여 현실의 실체와 모욕, 그리고 개인과 집단의 역사를 제공해 준다. 그것도 매우 열정적이고 유머스럽게, 피할 수 없는 진실과 세월을 두고 얻은 참된 지혜를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
성폭행 당한 대학 교수의 숨김없는 고백!
21세기가 다가오는 우리는 여전히 1910년대에 살고 있다. 실비아 플라스는 다시 오븐에 자신의 머리를 처박으려 하고 있다.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천천히 바다로 나아가 익사하려 하고 있다. 연인인 오귀스뜨 로댕을 도와 그의 작품들을 만들었던 까미유 끌로델은 단단히 포박당한 채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과연 이런 현실은 누가 만든 것일까?
'나는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있는 로댕의 성스러운 이름을 조심스럽게 없애고 그자리에 까미유 끌로델의 이름을 집어넣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때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계단 꼭대기에 메두사의 잘린 머리를 높이 쳐들고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페르세우스 동상의 머리를 베어버리고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관습적으로 종속되어 있으면서 보상을 받지 못하는 현실, 자신의 존재를 빼앗기고, 벌을 받고, 남자들보다 훨씬 더 좁은 길을 걸어가도록 강요받는 여성들. 도서출판 제삼기획이 출간한 《죽이고 싶은 여자가 되라(원제; 젊은 페미니스트에게 보내는 편지)》는 저자 필리스 체슬러(뉴욕시티대 여성학 교수)가 100년 동안 '사라져' 눈에 보이지 않게 된 이런 여성들의 실상과 40여 년 넘게 페미니스트로서 자신이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삶의 질곡과 애환을 숨김없이 털어놓은 자전 스토리이다.
'만일 우리가 서로를 볼 수 없다면 자기 자신 역시 볼 수 없다. 당신은 우리보다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 여성론자들의 어깨 위에 서야한다.'
지은이는 가능한 한 일찍 자립하기를 권한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여성이 필요로 하는 만큼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리를 모으고 앉지 말고 다리를 벌리고 편안하게 앉으며, 나무도 타고, 집단 스포츠도 즐기며, 옷도 편안하게 입어야 한다고.
'힘을 가진 자들에게 진실을 말함으로써 시작하는 것이다.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벌거벗었다고 말한 아이도 여자 아이였다.'
구경꾼이 되면 필연적으로 공모자가 되는 법. 도덕적으로 어느 '편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일단 부당한 괴로움을 겪는 사람 편을 들어 여성의 얘기를 들어주고, 여성의 말을 믿고, 그녀를 도우려 하면 그 인간적이고 용감한 행동이 반역적인 행동으로 간주되게 마련임을 지은이는 강조한다.
'할 수 있는 한 자주 그러한 반역을 저지르십시오'
지은이는 사람들이 공동의 도덕적 인간성의 꿈을 태만히 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때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될 것을 말한다.
'나는 우리가 보다 큰 비전에 의해 영감을 받고 원대한 꿈에 인도될 때 그러한 간섭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그들만의 방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여성론자들에게는 아주 커다란 대륙이 필요하다.'
지은이는 백인 남자 교수들이 여성을 팀의 일원이나 뒤를 이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그저 하나의 여자, 남자들에 비해 열등한 '암컷'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체슬러가 의과대학을 포기하고 급진적인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는 무엇일까.
'나는 의과대학에 들어가 다른 여성들이 당한 것처럼 성희롱을 당했다. 어떤 교수는 동침하지 않으면 낙제시키겠다고 협박했으며, 의대 고위 관리자는 연구비를 지원 받는 문제로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강간하려 했다. 나는 실랑이 끝에 그의 갈비뼈를 부러뜨리게 되었고, 연구비 지원 문제는 없었던 것이 되었다.'
이후 지은이는 가부장제 폐지와 낙태의 합법화를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