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가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한 시대에 기업들이 이것을 제쳐두고 마케팅 전략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우리는 제대로 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소셜미디어가 만들어 낸 새로운 소비자의 삶과 가치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근 일본에서 ‘이케메소(イケメソ)’라는 매우 흥미로운 공감 비즈니스가 유행하고 있다. (…)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은 여성이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공인 눈물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미남이 방문하여 슬픈 음악을 같이 듣거나 동영상을 함께 보며 여성이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 2013년 창업한 이 서비스는 1회 출장비가 7,900엔(약 8만 4,000원)으로 비교적 고액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만약 여러분 중 눈물 한 번 흘리려고 8만 원 넘는 돈을 쓰는 그녀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쩌면 아직 공감능력이 많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직장인 4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25%가 적어도 한 번은 화장실에서 소리 내어 울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나머지 75%는 스트레스와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까? 오히려 울고 싶은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해 우울증 등 더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CODE 1. ‘공감’ 중에서
2017년 9월 죠스떡볶이는 페이스북에 어묵국물 티백 사진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녹차나 홍차 같은 티백으로 만든 어묵국물이었다.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실제 출시된 제품이 아닌 가상의 아이디어를 “#진짜나오면사재기각 #상상해봤죠”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포스팅한 것인데, 이를 본 소비자들로부터 실제로 구매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빗발쳤다. 이에 국물이 생각나는 추운 날씨가 찾아오자 죠스떡볶이는 12월 11일 죠스 어묵티를 한정판으로 전국 매장에 출시했다. 마치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 포장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포장용기에 담아 판매한 어묵티는 순식간에 매진되었다.
--- CODE 2. ‘공유’ 중에서
얼마 전 GS칼텍스가 실행한‘ 마음이음 연결음’ 캠페인이 화제가 되었다. 상담 여직원들의 통화 연결음을 그녀들의 딸, 아빠, 남편 등의 목소리로 바꾸어 “소중한 우리 엄마(딸, 아내)가 상담해드릴 예정입니다”라고 안내한 결과, 고객들의 언어폭력이 크게 줄어들고 상담 여직원들의 정신적 건강상태가 호전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 ‘마음이음 연결음’ 캠페인은 사회적 약자로 감정노동을 하면서도 고용불안으로 큰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던 상담 직원들의 마음속 상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매우 울림이 큰 캠페인이었다. 상담 직원들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아내이며, 딸일 수 있다는 생각은 그녀들을 그동안 갑을 관계로만 바라보던 사람들의 마음속 깊숙이 파고들었고 소셜미디어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보여주었다.
--- CODE 3. ‘공명’ 중에서
징동닷컴의 창업자이자 CEO인 리우 치앙동은 중국 농촌의 빈곤한 마을에서 태어나 어려운 농촌의 실상을 보고 자란 탓에 늘 성공해서 농촌을 부유하게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 2017년에는 자신이 명예촌장으로 있는 농촌 마을에 병아리를 방목해서 키운다는 조건하에 만보계를 찬 병아리를 가구당 100마리씩 무상으로 나눠주었다. 그리고 병아리가 다 자라 100만 보 이상 걸은 닭이 되었을 때, 일반 닭의 3배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했다. 징동닷컴은 이렇게 길러진 닭을 일반 닭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온라인 판매하고 있는데, 건강하게 자란 닭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서 물량이 부족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한다.
--- CODE 4. ‘공생’ 중에서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패션 브랜드인 에버레인(EVERLANE)이다. (…) 성장의 비결은 에버레인이 제조공정과 생산원가뿐 아니라 기업의 마진까지 모두 소비자에게 공개한 데 있다. 이를 통해 가장 투명한 패션기업의 이미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할리우드 스타인 안젤리나 졸리가 LA공항에 들고 나타나 화제가 되었던 가죽 핸드백 ‘페트라 토트백’의 경우, 총 생산원가인 205달러(이탈리아산 가죽 100달러, 금속 부자재 32.5달러, 인건비 50.96달러, 관세 8.26달러, 항공 운송료 12.82달러)에 기업 마진 160달러를 더해 365달러에 판매된다는 가격 책정 내역이 완전히 공개되었다. 또한 같은 제품이 백화점에서 판매될 경우 생산원가 160달러에 1,095달러의 유통 마진이 더해져 가격이 무려 1,300달러가 된다고 강조함으로써, 에버레인의 제품 가격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되었는지를 눈으로 확인시켜 준다.
--- CODE 5. ‘공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