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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정원

보이지 않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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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18g | 133*200*20mm
ISBN13 9788954652056
ISBN10 895465205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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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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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은 때때로 꿈에 대해 생각했다. B에게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인지, 반대로 자신만의 안온한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비극 이후」중에서

우니는 불치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경미한 증상의 불치병을 뜻하는 만성질환이라는 단어도 곧이어 생각났다. 낫지 않는다. 내내 함께한다. ---「공원에서」중에서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면 몸속 깊은 곳에서 즉각적으로 온기가 피어났다. 마치 고통에 반응하는 엔도르핀처럼, 솟아난 온기는 아담한 동굴의 형태로 그를 에워쌌다. 동굴의 내부는 오래전 마주잡은 K의 손바닥만큼이나 부드럽고 따듯해, 태희는 그 안에서 안전하게 고독을 즐길 수 있었다. 그즈음 그가 읽는 책에는 유폐와 황홀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곤 했다. ---「보이지 않는 정원」중에서

조율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뒤, 이영은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고 느꼈다. 생계를 책임지고 사람들을 만나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세계에 들어선 것 같았다. 그 자리가 이영에게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늘 어색했지만, 입을 다물고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음의 속성」중에서

이영은 소리의 낙차가 빚어내는 감정의 진폭에 대하여 생각했다. 감정이 풍부한 것이 아름다운 것일까. 그러한 아름다움이 삶에도 적용 가능한 것인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음의 속성」중에서

세월이 흘러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선은 춤을 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상황에 이끌려 살아왔다는 점에서, 선의 인생은 실패에 가까웠다. ---「대지의 노래」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확실한 건 무슨 일이든 벌어졌다는 것이었다. 선은 비로소 안도했다. 자신을 괴롭혔던 불길한 예감이, 불안과 공포가 허상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선은 자유를 느꼈다. ---「대지의 노래」중에서

남자는, 길어진 연주를 채우는 것은 단순히 늘어진 음이 아닌 짧은 묵음의 순간들이라고 말했다. 진은 그 말이 매우 추상적으로 들렸지만,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묵음의 순간들. 진은 자신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글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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