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2년 02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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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6쪽 | 556g | 153*224*30mm |
ISBN13 | 9788925546100 |
ISBN10 | 8925546108 |
발행일 | 2012년 02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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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6쪽 | 556g | 153*224*30mm |
ISBN13 | 9788925546100 |
ISBN10 | 8925546108 |
■ 우석훈 해설 ■ 머리말 01 점령 풍경 # 01 점령의 탄생,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 일라이 슈미트 · 애스트라 테일러 · 마크 그리프 02 ‘노’는 하나, 많은 ‘예스’들 | 마리나 시트린 03 점령 풍경 # 02 무언가를 원하지만 어떻게 할지 몰라도 괜찮다 | 일라이 슈미트 · 애스트라 테일러 04 1퍼센트에 관한 진짜 이야기 | 더그 헨우드와 미국 의회예산처 05 점령 풍경 # 03 점령자의 어젠다는 ‘점령’ 그 자체 | 애스트라 테일러 · 마크 그리프 06 아메리칸 드림이 보내온 사직서 | 마르코 로스 07 점령 풍경 # 04 모두가 예뻐 보이고 멋져 보이는 점령의 밤 | 엘리자베스 검포트 08 일어나라 | 머니사 매해러왈 09 점령 풍경 # 05 주인공은 경찰이 아니라 우리 | 세라 레스닉 · 키스 게센 · 세라 레너드 10 합의의 신학 | L. A. 코프먼 11 점령 풍경 # 06 당신이 가진 빚만큼 당신의 가치가 정해진다 | 키스 게센 · 애스트라 테일러 · 세라 레스닉 12 드럼 서클에 관한 고찰 | 마크 그리프 13 점령 풍경 # 07 주코티 공원은 누구의 소유일까? | 애스트라 테일러 14 스스로와 사랑에 빠지지 말 것 | 슬라보예 지젝 15 점령 풍경 # 08 경찰도 우리도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 애스트라 테일러 · 세라 레스닉 16 뉴욕 경찰와 월가 점령, 스타일의 충돌 | 앨릭스 비텔리 17 점령 풍경 # 09 무정부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의 ‘겸손한’ 논쟁 | 세라 레너드 · 키스 게센 18 점령 운동에 대한 착각과 오도들 | 조디 딘 19 점령 풍경 # 10 현명한 자와 정직한 자가 함께 만나는 길목 | 세라 레스닉 · 세라 레너드 · 애스트라 테일 20 차이나타운은 없다 | 오드리아 림 21 시민 몸수색을 중단하라 | 스베틀라나 키토 · 셀레스트 뒤피스펜서 22 다시, 노동 | 니킬 새벌 23 회의실을 점령하라 | 마크 그리프 24 점령 풍경 # 애틀랜타 우드러프 공원의 점령 역사 | 쿵 리 25 점령하지 마라 | 앤절라 데이비스 26 점령 풍경 # 오클랜드 모두를 위한 통로 | 수나우라 테일러 27 연장을 버리고 더 좋은 집을 짓는다 | 리베카 솔닛 28 점령 풍경 #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에서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 | 니킬 새벌 29 점령지에 함께 거주하는 홈리스들에 대해 | 크리스토퍼 헤링와 졸탄 글루크 30 점령 풍경 # 보스턴 점령 캠프를 지켜라 | 스티븐 스퀴브 31 소문들 | 애스트라 테일러 · 세라 레스닉 32 우리가 몸통이고, 우리가 국민이다 | 주디스 버틀러 33 빨래하는 날 | 키스 게센 34 미국의 위기 | 토머스 페인 ■ 기고자 소개 ■ 점령 운동 연표와 월가 점령 현장 지도 |
2011년 7월 13일부터 뉴욕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일기 시작한 1%를 위한 정부를 향해 99%의 작은 분노가 거대한 물쌀을 일으키며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때, 어떠한 형태로든 가지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한 자들의 분노는 있어왔고, 시대를 같이 해 왔다.
하지만, 과거의 분노가 민주주의를 향한 소수자에 대한 인권 탄압에 무게의 중심을 두었다면, 월가 점령 시위는 경제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그 중심에 자리 잡았다고 보여진다.
세계에 불고 있는 경제 불황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과 집을 잃게 되고, 가정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가진자들의 축제의 향연은 그것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누리고 있다. 더구나 그들이 누리고 있는 그러한 부의 밑바닥에는 많은 99% 사람들의 땀이 배어 있는데도 그러한 사실을 묵인해 왔던 게 사실이다.
많은 99%의 사람들은 그러한 그들에게 더이상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고, 급기야 그들은 거리를 나서며 분노를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월가의 소식이 남의 일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일이 되고, 우리 나라에서 발생되고 있는 여러가지 경제 현안들에 고스란히 비춰져서 관심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점령 하라]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아래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전문가의 입장에서만 써내려 간 것이 아니라, 비전문가로서 시위에 동참한 이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그래서 읽으면서 더욱더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들의 목소리엔 단순히 1%에 대한 탄압이나, 그들의 행태를 폭로하기보다는 99%의 분노가 월가에 나서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시위 단체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도 지적하고 함께 고민해 보고 있다.
읽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비슷비슷한 시위 보고서를 읽는다는 것에 살짝 지루해 지기도 했지만, 그들 나름의 고충과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각 처에서 일고 있는 소수자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어서 의미 또한 있었다.
또한, 시위자들을 향한 정부의 탄압이 체계적이고 지능적인 것에 비해 월가 점령 시위는 자칫 우후죽순처럼 비춰 지기도 해 답답함도 함께 갖게 되었다. 시위를 주도하는 뚜렷한 중심 단체가 없이 그저 정부의 1%를 향한 99%의 분노가 다발적으로 일어나서 그러한 느낌은 더욱 짙게 받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체계적인 전달사항은 자주 비껴가게 되고, 거리 시위도 경찰의 봉쇄에 다소 주춤거려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사실이다. 더구나 책에선 시위자 내부에 일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시위 방법에도 나름대로 문제점이 보이고, 그러한 문제점을 풀어가기엔 중심 세력이라고 할 만한 뭔가가 보이지 않아서 분노가 일고 꺼져버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기 했다.
그래도 주코티 공원에 모인 시위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각계 인사들의 자발적인 강연은 나름 의미가 있고, 점점 지쳐가는 시위자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주기도 했다.
다발적 모임으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가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아직까지 진행 중이고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분명 시위자들의 무질서 속에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또한, 보이지 않은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손길이 그들을 향해 뻗고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세계의 경제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가진 1%들의 마음씀과 태도가 바뀌지 않은 한 더욱더 요원해 보인다. 1%를 위한 정부 정책도 이제는 왜 나머니 99%가 분노하고 거리로 나와야만 했는지를 늦었지만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선거철에만 반짝 민심잡기용으로 정책을 내세우지 말고, 보다 장기적이고 실현가능한 정책들을 고민해 보고 실천해야 99%의 삶이 불안에 떨지 않게 될 것이다.
빈곤이나, 인권 불평등 문제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늘 가지게 되는 생각이 '과연 내가 이 책을 읽는다고 세상이 나아질 것인가?' 였다.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한 가지는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직접 현장에 뛰어 들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그러한 상황을 알고 주변에 알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며, 나또한 1%가 아닌 99%의 삶이기 때문에 반드시 빈곤과 불평등에 관련된 책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는 것을......
뉴스나 다큐를 통해서 월가점령에 대해 알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았기에 관심이 가는 뉴스였고, 웹에서 검색하고 다큐를 챙겨보면서 월가점령이 모든 자본을 독식하고 99%의 사람을 위협하는 금융계를 비롯한 1%에 대한 저항운동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금융계에서 얼마나 폭리를 취했는지도 새삼 절감했다.
이 책은 그 점령의 이유라던지, 얼마나 1%가 나쁜가라던지, 그런 해설서는 아니다. 통렬하게 비판하면 가벼운 데를 마냥 긁어주는 그런 책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신선했다. 월가 시위대는 그저 지금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월가를 점령한 단순한 이유인 것이다.
실제로 월가 점령 리포트들을 엮은 이 책에서는 그들 스스로 무언가를 행동하며, 그 방법이 최선인지는 장담 못한다고 한다. 단지 최선을 찾기 위해 의견을 교환하고 옳은 길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지금보다 나은 길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자신은 99%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장 오늘도 대기업이 소규모업체들이 하던 분야까지 손을 뻗쳐서 체인점을 연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같은 새로운 말들이 생겨난다. 나는 아직 살만한 것 같지만 내 아이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나만큼 가능할까. 내 아이의 아이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심란했다. 월가점령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나 역시 99%다. 그들의 행동에 지지를 보낸다.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참관기에 가깝다. 실제 점령 운동 참가자들이 쓴 글이기 때문에 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풍경과 실질적인 쟁점들이 나온다. 예컨대 공개총회에서 벌어지는 즉흥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 필요에 따라 소규모 작업그룹을 만들어가는 모습들, 경찰이 시위대를 공격하는 생생한 광경들이 그려진다. 또한 점령지를 예전부터 ‘점령’하고 있던 노숙자들과의 관계 문제, 타악기를 두드리며 흥을 돋구기도 하지만 회의를 방해하는 드럼 서클 문제, 무정부주의 성향의 과격파 젊은이들 문제 등이 쟁점으로 묘사된다.
책의 구성이 흥미로운 건 참관기 사이사이 다소 개념적, 이론적인 글들이 채워져있다는 점이다. 참관기에서 제기하는 어떤 문제점은 다음 챕터에 실린 다소 이론적인 글에서 설명된다. 참관기만으로 채워졌더라면 다소 산만하고 감상 위주로 제한될 수 있었을 텐데 이론적 글들이 이 점을 보완하고 책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참관기 중간의 이론적인 글들은 대개 <n+1> 편집진들이 썼다. 책날개에 ‘저명한 사회비평 잡지’라고만 소개되어 있어서 대체 어떤 잡지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책 말미에 가서야 각주에 <n+1>이 <월가 점령 가제트>의 모(母) 잡지라고 소개되어 있다. 다시 정리하면 이 책의 편집자들은 월가 점령 시위 현장을 처음부터 소개해오던 <n+1> 편집진이라는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사실인데, 시애틀, 애틀랜타, 뉴욕의 점령 운동 참관기의 상당 부분을 쓴 이들은 자매지간이다. 아마도 마흔은 넘은 걸로 추정되는데, 멀리 떨어진 세 지역에서 나이도 적지 않은 자매들이(게다가 한 명은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꿈을 품고 점령 운동에 참가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세 자매의 참관기와 <n+1> 편집진들의 글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탓에 글쓴이들은 샘플링에서 대표성이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책은 일관되게 한 가지 성향을 보여준다. 예컨대 무정부주의와 폭력주의에 대해 일관성 있게 반대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장은 일기를 기록한 참가자의 글에도, 편집자들의 이론적 글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이 책은 월가 점령 시위에 관한 ‘포괄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는 없다. 편집자들의 정치적 편향이 드러나 있으므로 독자들은 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물론 크게 보아 세상에 비정치적인 글은 없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책은 적어도 다양한 정치적 관점을 포괄하여 소개하려는 의도는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Occupy Wall Street는 자발적 운동이다. 자발적 운동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과 의의가 있겠으나 이 책의 어느 글에서도 소개하듯이 사회운동에서 자발성과 무형식을 지향했을 때 나타나는 무구조의 횡포(the tyranny of structurelessness, pp. 79-82 코프먼의 글 참조)에도 주의해야 한다. 혹은 그 반대로 무구조를 지나치게 구조화하려는 시도 또한 운동의 장점이나 방향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도 있다. 볼셰비즘은 러시아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동력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러시아혁명을 중단시켜버린 장애물이기도 했다. 지도부의 상상력이 민중의 혁명적 역량을 구속해버릴 때 혁명은 정체되고 지도부의 아집만 남는다. 최근 벌어지는 통합진보당 사태도 지도부를 사유화하려는 NL의 가부장제적 발상 때문이 아닌가? 그러고보면 NL은 진보보다는 수구와 더 친화력이 있는 것 같다.
점령 운동에서도 정체불명의 지도부의 주도권이 커지는 것을 보게 된다. 뉴욕 주코티공원 점령자들은 주로 공개총회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지만 점령자 숫자가 늘면서 소수가 장막 뒤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단이나 사회의 규모가 커지면 결국 이것을 관리할 지도부가 생겨나는 것은 필연이다. 운동 참가자들의 생각, 문제 의식, 참여 정도, 목적, 정치적 신념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운동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규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지도부는 운동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점령 운동의 의의는 무엇인가? 가장 낮게 평가한다 해도 “1퍼센트 대 99퍼센트’ 그리고 ‘점령’이라는 어젠다 혹은 프레임을 세웠다는 점은 큰 의의이다. 자본주의의 심장부에서 점령 운동이 일어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1%가 부를 (사악한 방식으로)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명명백백하게 드러내버릴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점령 운동은 이제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