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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을 입으렴

잠옷을 입으렴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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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544g | 128*188*30mm
ISBN13 9788925541884
ISBN10 892554188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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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선을 더러운 방바닥에 고정한 채 입을 열지 않았다. 수안이 행복하지 않은데 나 혼자 행복해진다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수안뿐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얻는 행복의 평균이 있다면 나도 그 정도이길 바랐다. 혼자서 더 행복한 건 어쩐지 불안하고, 남의 행복에서 덜어온 듯해 편치 않을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세상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의 양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고 느꼈던 날들이 있었다. 누구 하나가 많이 행복하면 다른 하나가 그만큼 불행할지도 모른다고. 타인의 행복이 커진다고 해서 내 행복이 줄어들진 않는다는 진실을 깨닫기까지는 세월이 많이 걸렸다.

조용히 입구를 비켜주는 수안을 보았을 때, 나는 빠져나오지 못한 눈물이 그 속에 고여 있음을 알았다. 수안은 좀 더 슬프고 싶었다는 걸, 아직도 승모의 죽음을 미처 다 슬퍼하지 못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누군가의 죽음과 사라져간 것들에 대해, 우리는 인내의 시간을 두고 품위 있게 슬프고 싶었다. 농밀하게 슬픔을 나누고 음미하고 싶었다. 그러나 잘되지 않았다. 진짜 슬픔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품위 있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잠결에 초인종 소리가 들리지 않나 귀를 기울였던 것 같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 그가 또 다시 다가와 내가 쳐놓은 경계를 넘지는 않을까 하고. 허락 없이 경계를 넘으려 할 때 화를 내면 사람들은 대부분 거기서 멈추었다. 살아가면서 몇 번 서로에게 상처를 받다보면 그렇게 훈련이 되곤 했다. 거리를 지키고 선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산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릴 사람일 것만 같았다. 그런 점이 나를 두렵게 만드는지도 몰랐다.

“비닐을 다시 쳐야겠어요.”
“괜찮아.”
나는 숟가락질을 멈추었다.
“어디로 가려는 건 아니죠?”
그는 내가 무엇을 염려하는지 알아차리고 소리 없이 웃었다.
“한번씩 넌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가는 애 같다.”
“안 갔으면 좋겠는데.”
“갈 데가 있어. 다시 오겠다고 거기 식구들하고 약속했거든.”
“거기가 어딘데요?”
“아마도… 동쪽. 그리고 그보다 더 동쪽인 곳.”
삼촌은 농담처럼 웃었어도 나는 웃음이 안 나왔다. 목이 메어왔지만 꾹 참았다.
“주소가 있어요?”
“응. 내가 먼저 편지 보내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를 잡을 수 없다. 그는 우리보다 먼 곳에 있는 다른 누군가들을 원하니까. 그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서럽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미워지려 했다.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참을 줄도 알았고 내색하지 않는 법도 배웠지만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건 역시 힘들기도 했습니다. 슈티펠만의 아이들처럼 즐겁게 꿈꾸며 기다리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숲에서 선물을 안겨주는 순례자를 만난다면 모를까, 그 시절 우리에게 그런 순례자가 되어 줄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수안과 내가 사는 세상은 그런대로 따뜻했습니다. 외할머니의 부엌엔 맛있는 음식이 있었고, 모두가 잠든 뒤에도 처마에 매달린 백열등은 꺼지지 않아 우리 방은 밤새 달빛보다 더 노란 빛으로 차 있었습니다. 나는 새삼 수안과 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들어줄 사람이 삼촌 말고도 또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가파른 계단을 내려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기에, 둘녕은 새로운 터전이 될 외할머니 댁을 향해 통일호 열차를 타야했다. 외할머니 댁에 둘녕을 데려다주고 힘겹게 뒤돌아선 아빠의 모습이 멀어진 후, 둘녕이 자리를 잡은 외할머니 댁은 아주 따스한 곳만은 아니었다.
외할머니, 사무원인 둘째 이모, 선생님인 첫째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동갑내기 사촌 수안.

처음 얼굴을 마주했을 때는 말 한마디 나눌 수 없었던 수안은 소소한 사건을 계기로 둘녕에게 갑자기 마음을 열고, 이내 둘녕을 자신의 마음속에서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한, 친구 이상의 특별한 존재로 받아들인다. 둘녕의 아빠가, 수안의 부모님이 사준 책들, 그리고 동네 만화가게에서 읽을 수 있었던 만화와 로맨틱한 소설들은 두 소녀의 마음속에 리본을 달고 꽃을 피우며, 아름다운 소녀로 성장하게 해준다.

하지만 수안과 둘녕의 성장 속도는 조금 달랐고 서로 어떤 단어를 생각하고 있는지 말없이도 알 수 있었던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를 알 수 없게 되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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