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수: 전 회계라고 하면 겁부터 나던걸요. 왜냐하면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수학을 정말 못했는데, 숫자로 가득 찬 회계는 사실 공부하기도 겁나고 자신이 없어요.
김 과장: 사람들이 회계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회계를 공부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회계를 공부하는 데 수학지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할 수 있으면 회계에 필요한 수학지식은 다 갖춘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수학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계의 기본원리를 제대로 알고 이를 적용할 줄 아는 것이죠.
달수: 정말이요? 그럼 지금부터 회계공부를 시작해도 늦지 않겠죠? 오늘 과장님 말씀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열심히 회계공부를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아주 기초적인 질문인 것 같지만 회계라는 게 뭐죠?
김 과장: 가장 기초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죠. 회계란 간단히 말해 ‘회계정보 이용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경제적인 측면을 분석하고 요약하는 것’을 말해요.
달수: 오랜만에 조카가 놀러 왔는데 키가 몰라보게 컸더라고요. 하루에 밥을 네 끼나 먹는다니 그럴 수밖에 없겠죠?
김 과장: 그 나이에는 골고루 많이 먹을수록 잘 크죠. 기업도 마찬가지예요. 사람이 건강해지기 위해 많이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처럼 기업도 지속적으로 생산을 하고 판매를 해야 성장을 할 수 있어요. 이처럼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 경영성과의 정보를 보여주는 표가 포괄손익계산서입니다.
달수: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한 정보라는 게 어떤 거죠?
김 과장: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비유를 해보도록 하죠. 달수 씨 조카의 키가 작년에는 160센티미터였는데, 1년 동안 밥을 많이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올해는 170센티미터가 되었다고 했죠? 그와 유사하게 작년 말 기업의 총자산이 100억 원이고, 1년 동안 경영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 올해 말의 총자산이 200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가정해보죠. 이때 사람의 경우에는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것이 성장을 위한 활동이지만, 기업의 경우에는 제품을 만들고 완성된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이 주요 경영활동입니다.
김 과장: 달수 씨도 알다시피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가방은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인기 있는 모델은 한 해에도 몇 천 개씩 생산하는데 이때에도 판매된 가방들의 원가를 일일이 추적할 수 있을까요?
달수: 음…… 갑자기 그 많은 가방의 원가를 하나하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지는데요? 그 많은 가방들의 원가를 개별적으로 추적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김 과장: 지금 우리 회사는 개별법으로 관리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개별적으로 원가를 추적하기 어려운 재고자산은 어떤 제품이 먼저 팔렸는지 가정을 해서 원가를 결정해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먼저 생산한 가방이 먼저 판매된다고 가정하는 선입선출법, 두 번째는 먼저 생산한 가방과 나중에 생산한 가방이 평균적으로 판매된다고 가정하는 평균법, 마지막 세 번째는 나중에 생산한 가방이 먼저 판매된다고 가정하는 후입선출법이에요.
달수: 그렇군요. 말씀하신 것처럼 가방과 같이 개별적으로 원가를 측정하기 어려운 재고자산은 판매에 대한 가정을 통해 원가를 결정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 같아요.
달수: 과장님, 소식 들으셨어요? 우리 회사 근처에 지하철역이 개통된다고 하더라고요.
김 과장: 저도 들었어요. 어차피 저는 집이 회사 근처라 걸어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어요. 대신 집값이 좀 올라서 좋을 뿐이죠, 하하.
달수: 과장님,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이번 호재로 인해 우리 회사가 보유한 토지의 시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 변동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그런 거죠? 회사가 보유한 토지의 시가가 오르면 분명히 회사의 재산은 더 증가한 거잖아요?
김 과장: 토지의 시가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는 우리 회사가 유형자산을 취득가액으로 표시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의 회계기준에서는 유형자산에 대해 원가모형과 재평가모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 회사는 원가모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원가모형에서는 취득 후에 자산의 가치가 변동하더라도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고, 취득시점에 취득한 금액으로 재무제표에 표시합니다. 반면 재평가모형에서는 자산가치의 변동을 재무제표에 반영합니다.
달수: 과장님, 제 친구들과 다른 부서 팀장님이 재무제표 분석을 요청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서 이제 막 배운 상태인데 재무제? 분석이 가능할까요?
김 과장: 당연히 가능하죠. 사실 회계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회계사처럼 재무제표를 자세히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본원리만 안다면 재무제표를 통해 안전한 회사인지, 수익성이 높은지, 성장하고 있는 회사인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무제표 분석은 대부분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부실한 회사는 투자대상에서 배제하고, 안정적인 우량회사만 골라서 투자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죠. 만약 달수 씨가 투자할 대상을 물색 중인 투자자라면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하겠어요?
달수: 그야 당연히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회사에 투자해야지요.
김 과장: 맞아요. 일반적으로 우량회사란 탄탄하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회사인데,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및 활동성 등의 몇 가지 경영지표를 통해 이러한 회사를 구분할 수 있어요.
달수: 재무제표 정보를 통해 내가 투자할 기업의 정보를 스스로 분석할 수 있다니! 과장님, 굉장히 기대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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