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타인과 더불어 사는 데 모자람이 없는 매너를 가르친 부모, 글로벌 경쟁 시대의 추이에 발맞추어 스펙이 아닌 남다른 재능을 키워 주류 사회로 진입할 능력을 길러주는 부모라면 정말로 좋은 부모일 것이다. 무엇보다 자식이 작은 현상에도 감동할 수 있는 섬세한 감성과 호기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부모라야 진짜로 좋은 부모일 것이다.
--- p.5
인간은 나이가 어리건 많건 독립된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좌절과 희망, 실패와 성공의 순간을 직접 느끼고 싶은 본능을 가지고 있다. 또 그런 것을 겪어보는 것이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부모일지라도 자식이 당연히 겪어야 할 사는 이유를 없애려 든다면 분노가 치밀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식은 부모의 지나친 간섭을 절대로 사랑으로 여길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 p.63
부모가 아이에게 무기력을 학습시키면 자식은 탁월한 재능을 타고났더라도 스스로 일하지 않고 적당히 안주하려는 무능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평생 어린이로 살아도 되는 피터 팬이라면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독립을 해야 하는데, 그런 식의 의존적인 태도가 굳어지면 먼 훗날 간섭하고 보호해줄 부모가 죽은 이후의 인생이 너무 가엾지 않을까?
--- p.65
엄마가 코앞에 닥친 시험 점수 높이기나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목표로 공부를 강요하면 아이들은 절대 자기를 위한 공부 목적을 찾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대학에 가더라도 적성보다는 학교 레벨이나 커트라인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게 되고 결국 열심히 한 공부가 삶의 질이나 직업 선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게 된다. 세상은 저만큼 달라졌는데 여전히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이 공부하는 목적을 정해진 코스대로 지식을 머리에 채워 각종 시험에 통과하는 것에 둔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공부란 그저 지식을 억지로 머리에 쑤셔 넣는 부담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 p.77
자식의 입을 틀어막고 부모가 대신 말하는 한 자식은 선택 연습 부족으로 판단력 성장을 방해받게 된다. 그렇게 성장한 자녀는 학업 성적이 제아무리 뛰어나도 걸핏하면 사기를 당하거나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무능한 성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 p.149
사람은 잘해보고 싶다가도 누군가가 강요하는 느낌이 들면 곧장 그만두고 싶어진다. 부모가 자식의 그런 심리를 헤아리고 자식이 마음으로부터 부모의 말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취업 경쟁 시대에 모셔 가는 인재로 키울 수 있다.
--- p.178
우리나라 부모만큼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에 불 켜고 살피는 부모도 드물다. 그런데 자식이 하는 일의 진행 과정이나 선택 동기 같은 것은 무시하고, 오로지 결과에만 집착해 지지적 피드백보다 부정적 피드백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엄마가 자식이 하는 일을 결과보다 과정 중심으로 보도록 노력하면 지지적 피드백으로 자식의 부족한 점까지 엄청난 잠재력을 계발해서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
--- p.191
나도 어릴 때는 아버지의 사자 새끼 이론을 정말로 싫어했지만 다 자라고 보니 자식이 자력으로 자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가정 교육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두 아들을 아주 어릴 때부터 의도적으로 방치해서 일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는 마음껏 자유를 누리도록 해주었다. 그것이 부모에게 기대봤자 보호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믿어 자립적으로 사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하는 비결이 되었다.
--- p.228
엄마의 사회생활은 미안한 것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 엄마가 프로페셔널이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건 집안일과 사회생활을 동시에 한다는 점은 분명 자랑스러운 일이다. 엄마가 자식에게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쩔쩔매고 미안해하면 자식은 우유부단한 길잡이를 믿고 망망한 사막 길을 여행해야 하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안고 세상살이에 나설 것이다.
--- p.246
부모가 자식의 학교 성적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고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고액의 사교육비 지출을 하는 이유는 자식의 사회적 경쟁력을 높이고 평생 대접받으며 살게 해주고 싶어서일 것이다. 지금은 자기 뒤치다꺼리를 남에게 미루지 않는 자립적 태도가 학과 점수 몇 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다.
--- p.267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 호기심이 사라지면 공부할 의지도 사라진다는 것, 그래서 나는 부모가 자식의 호기심을 지켜주기에 힘쓰는 것이 공부, 공부 하고 입버릇처럼 되풀이하는 것보다 훨씬 유용한 것이라고 믿는다.
--- p.283
좋은 엄마는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를 열심히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자기의 앞길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긍정적 마인드를 심어주는 엄마라는 것을 기억하자.
--- p.291